“아무리 바빠도, 귀찮아도 딱 한번만”…‘숨차는 운동’ 한 번만 해도 암세포 성장 늦춘다
운동할 때 나오는 마이오카인
암 세포 증식 억제하는 효과
암세포 성장률 30%까지 줄어
고강도 인터벌 운동이 가장 효과적
호주의 에디스 코완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한 번의 고강도 운동만으로도 암세포 성장을 상당 부분 늦출 수 있다.
연구진은 유방암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운동이 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져, 각각 45분간 고강도의 근력 운동과 인터벌 운동(러닝머신이나 실내용 자전거를 고강도와 저강도로 반복)을 실시했다
피실험자들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두 그룹 모두 운동 직후 혈중 마이오카인 수치가 많게는 47%까지 증가했다. 근육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인 마이오카인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암세포를 직접 죽이지는 못하지만 증식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운동할 때 나온 마이오카인은 운동 30분 후까지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암세포 성장률은 20~3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효과는 인터벌 운동을 한 그룹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근육 운동보다 인터벌 운동이 열량 소모량이 크고 운동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오카인은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세포를 공격하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증식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 치료 효과까지 보이는 것이다.
해당 연구진은 2021년에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때는 환자들에게 12주 동안 규칙적인 운동을 시켰고, 마이오카인이 암 진행 속도를 늦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규칙적인 운동뿐 아니라, 단 한 번만 고강도로 운동을 해도 암 치료 경과에 좋은 효과가 있다는 걸 입증했다. 운동을 하면서 아드레날린 같은 교감신경 호르몬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마이오카인 분비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암 환자가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되, 가끔식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하면 암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연구에 참여한 프란체스카 베타리 박사는 “운동이 체력 향상만이 아니라 암 재발을 억제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는 비약물적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