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모여 구충제 챙겨 드세요"…노화 유전자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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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감염 치료에 쓰이던 약물이 인간의 노쇠(frailty) 방지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생충 감염 치료에 쓰이던 약물이 인간의 노쇠(frailty) 방지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학계에 따르면 한국식품연구원 정창화 박사 연구팀은 기존 약물을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 전략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가 노쇠를 완화하고 신체 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인 반면, 노쇠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약해지고 질병에 취약해지는 상태다. 노쇠는 조기발견과 관리가 중요하지만,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었다.
흔히 구충제로 불리는 니클로사마이드는 원래 촌충(기생충) 감염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이다. 오랜 기간 사용돼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제조비용이 낮고 최근 항바이러스, 항균, 항암 등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니클로사마이드가 실험용 예쁜꼬마선충의 수명을 연장하고 노쇠지표를 개선했으며, 노화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같은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니클로사마이드는 노화로 인해 근육량이 감소한 생쥐의 대퇴근, 비복근, 삼두근 등 주요 골격근에서 근육량을 유의미하게 회복시켰다.
또 골격근 내 노화세포 지표로 알려진 p16, p21, p53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키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를 개선해 에너지 대사 기능을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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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로사마이드는 노화로 인해 과활성화된 mTORC1 신호경로를 조절해 근육단백질 분해를 유발하는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을 억제하고, 단백질 항상성 유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니클로사마이드가 노화로 인한 근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대사기능을 증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정창화 박사는 "니클로사마이드의 노쇠예방 효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확인된 것"이라며 "노쇠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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