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젊어진다”=사실…장기 지구력 운동의 놀라운 효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랜 기간 지구력 운동(걷기, 장거리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꾸준히 해온 노인들의 면역세포가 훨씬 건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국제 연구진이 밝혀냈다. 요약하면 꾸준한 운동은 근육뿐 아니라 면역체계도 훈련시킨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브라질 상파울루주립대학교(UNESP)와 독일 기센의 유스투스 리비히 대학교(Justus Liebig University)가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결과는 저명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 20년 이상 꾸준한 운동, ‘면역계 노화’ 늦춰
연구진은 평균 나이 64세의 참가자들을 운동군(장기간 지구력 운동을 지속한 사람들)과 비운동군으로 나눠,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NK세포)’의 기능을 비교했다. NK세포는 자가 면역 체계의 핵심으로 세포 독성을 보유한 림프구,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탐지해 제거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다.
분석 결과, 지구력 운동을 꾸준히 해온 노년층의 NK세포는 염증 유발 물질(염증성 마커) 은 적고, 염증 억제 물질(항염증성 마커) 은 많았다. 이들은 같은 연령대의 비운동군보다 염증을 훨씬 더 잘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면, 영양, 백신, 스트레스, 약물 복용 등 다양한 생활 요인이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중에서도 운동은 가장 강력한 조절 인자 중 하나이며, 장기적으로 면역 반응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군의 NK세포는 에너지 또한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을 사용해 염증 반응을 유도한 결과, 운동군의 세포는 신호 차단 상황에서도 면역 기능을 유지했지만, 비운동군의 세포는 탈진 또는 기능 장애로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운동하면 젊어진다”=사실…장기 지구력 운동의 놀라운 효과
■수십 년 운동한 50대, 20대 운동 애호가보다 염증 조절 능력 뛰어나
연구진은 또 다른 실험에서 20년 이상 지구력 운동을 지속한 평균 52세의 중년 운동 애호가들과 4년 이상 꾸준히 훈련한 평균 22세의 젊은 운동 애호가들의 면역 반응을 비교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중년의 운동 애호가 그룹이 젊은 층보다 염증 반응을 더 잘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혈액 세포를 병원균으로 자극하자 젊은 층의 면역세포는 염증성 단백질 IL-6와 TNF-α를 과도하게 분비했지만, 중년층은 필요한 만큼만 반응하는 ‘조절된 염증 반응’을 보였다
이는 평생에 걸친 운동이 유익하고 균형 잡힌 면역 반응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노년층의 감염이나 염증성 질환에 대한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는 데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곧 ‘면역 백신’
연구를 총괄한 상파울루 주립대 파비우 리라(Fábio Lira) 교수는 “운동은 수면,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와 더불어 면역력을 조절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꾸준한 지구력 운동은 면역세포의 노화를 늦추고, 염증을 조절하며, 건강한 노화를 이끈다”라고 강조했다.
정리하자면, 꾸준한 지구력 운동은 NK세포 기능을 강화하고 염증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며, 세포의 에너지 사용 효율성이 높아져 ‘면역 피로’를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만성 염증과 면역 노화를 늦추는 효과를 보인다.
■ 면역력 향상을 위한 공인된 운동 습관
주 3~5회, 하루 30~60분 정도의 심폐 지구력 강화 유산소 운동(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권장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에 따르면,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또는 주당 75~150분의 고강도 운동이다. 일주일에 두 번 근력 강화 운동을 곁들이는 게 최상이다.
면역력 향상 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운동과 함께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 스트레스 완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dx.doi.org/10.1038/s41598-025-06057-y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