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코로나19·홍역·콜레라 ‘주의보’
추석 연휴 대규모 이동으로 감염병 확산 우려…해외여행객도 ‘건강 체크’ 필수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질병관리청은 추석 연휴 동안 고향 방문, 여행, 가족 모임 등으로 대규모 인구 이동과 밀집이 예상된다며 호흡기 감염병과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예방, 안전한 해외여행 준비를 당부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감염병 예방은 국민 모두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며 "가족과 이웃이 건강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호흡기 감염병 예방
질병관리청의 감시에 따르면, 병원급 표본감시기관(221개소)에서 집계된 2025년 38주 차(9월14~20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428명으로 전주보다 소폭 줄었지만, 전년 같은 기간(213명)보다는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는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추석 연휴 동안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실내 행사는 되도록 자제하고, 참여할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또 발열·인후통·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연휴 중에도 진료가 가능한 인근 병원을 찾아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연휴 기간 요양시설이나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당 기관의 감염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한다. 발열·인후통·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어르신이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또 장기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동안 대규모 이동과 친척 모임이 예상되는 만큼, 손 씻기, 기침·재채기 시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등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킬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홍역은 2025년 9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16만 명 이상이 발생했으며, 우리 국민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올해 38주 차(~9월20일)까지 총 72명의 홍역 환자가 보고돼, 지난해 같은 기간(47명)보다 1.5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감염돼 입국 후 확진된 사례가 53명(73.6%)에 달했다. 주요 유입 국가는 베트남(44명)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3명), 우즈베키스탄·태국·이탈리아·몽골·인도네시아·필리핀(각 1명)이었다. 이들로부터 가정과 의료기관에서 추가 전파된 해외 유입 관련 사례도 19명 확인됐다.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다. 주요 증상은 발열,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이며,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그러나 홍역은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국가예방접종 일정에 따라 생후 12~15개월, 만 4~6세 두 차례에 걸쳐 홍역 백신(MMR)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출국 전 홍역 예방백신(MMR) 2회 접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출국 4~6주 전에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마칠 것을 권고했다. 여행 중에는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귀국 후 21일 이내에 발열·발진 등 홍역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해외 여행력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발생 위험도 커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추석 명절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음식을 나누거나 조리 후 장시간 보관된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집단발생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온에서 오래 둔 음식은 세균 증식 위험이 크므로, 5도 이하 저온 보관과 위생적인 조리 등 기본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청의 집단발생 감시에 따르면, 올해 37주 차 기준(~9월13일)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누적 발생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4% 늘었고, 사례 수 역시 10.2% 증가해 주의가 요구된다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은 개인위생과 위생적인 조리·보관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고, 식재료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씻은 뒤 8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야 한다. 또 설사·구토 등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음식 조리를 삼가야 하며, 동일한 음식을 먹은 뒤 2명 이상에서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해외여행 시에도 콜레라 등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콜레라는 주로 오염된 식수와 식품을 통해 전파되며, 감염되면 고열, 구토, 경련성 복통, 설사(혈변·점액변·수양성), 잔변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중 5~10%는 탈수, 저혈량성 쇼크로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위험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 중 위생이 불확실한 물과 음식은 피하고, 반드시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귀국 후 설사·복통 등 증상이 생기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리고, 신속히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 건강한 해외여행 준비
질병관리청은 오는 10월1일부터 최근 3년 만에 에볼라바이러스병 유행을 선언한 콩고민주공화국을 포함한 21개국을 중점 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에 들어간다.
또 추석 연휴에는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여건 챙겼니?(여행 건강 챙겼니?)' 디지털 캠페인을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한다. 여권이 여행 필수품이듯 건강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는 취지로, 여행건강오피셜과 하나투어 홈페이지에서 퀴즈 참여 후 인증하는 방식으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출국 전에는 여행건강오피셜에서 ▲'여건 챙겼니' 캠페인, ▲중점 검역 관리지역, ▲건강한 해외여행을 위한 꿀팁 영상 등 감염병 예방 정보를 확인해 건강한 여행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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