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다면, 장을 먼저 살펴라!
장과 뇌는 늘 대화를 주고받는 친구다. 그래서 장은 흔히 ‘제2의 뇌’라 불린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맛이 떨어지고, 즐거울 때는 소화가 잘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은 음식 속 좋은 성분과 나쁜 성분을 모두 감지해 뇌로 신호를 보내고, 뇌는 다시 호르몬과 신경 신호로 반응한다. 결국 장이 건강해야 뇌가 안정되고, 뇌가 평온해야 몸도 오래 간다.
장과 뇌를 잇는 보이지 않는 축
의학에서는 이를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 부른다. 장 속 미생물들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이 신호는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90% 이상이 장에서 만들어진다. 건강한 식습관이 곧 기분과 정신 안정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반대로 가공식품과 자극적인 음식은 염증을 일으키고, 암세포 발생을 촉진한다.
장을 병들게 하는 다섯 가지 습관
우리 일상에 흔히 자리 잡은 습관들이 장 건강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 뜨거운 음식: 65도 이상 뜨거운 음식을 서둘러 삼키면 식도와 위 점막을 태운다. 세계보건기구는 뜨거운 음식을 ‘발암 요인’으로 분류했다.
- 속식: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는 소화기관에 독이 된다. 씹지 않고 삼키면 위와 장이 대신 힘겨운 노동을 떠안는다.
- 짠음식: 불닭볶음면, 신라면처럼 맵고 짠 음식은 강한 삼투압으로 점막을 손상시키고, 만성 병변을 만들며 암 위험을 키운다.
- 과식: 포만감을 느끼기 전 폭식하면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하고 소화가 느려진다. 세포 소모가 커져 결국 몸 전체가 지친다.
- 야식: 밤은 위장도 쉬어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야식을 먹으면 위와 대장은 과로에 시달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다음날까지 피로와 불편함이 이어진다.
가공식품은 장의 최대의 적
부대찌개 같은 음식은 가공식품의 집합체다.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리고 염증을 가속화한다. 장 점막은 회복할 틈도 없이 공격을 받아 결국 약해지고, 암의 토양이 된다.
소화불량, 이유 없는 게 아니다
정기검진에서 위내시경과 초음파가 정상인데도 늘 더부룩하다면 체질적인 원인일 수 있다. 위와 장이 좁아 음식이 잘 지나가지 못하는 경우, 조금만 먹어도 쉽게 불편해진다. 이럴 때는 운동이 답이다. 근육이 발달하면 장기 주변 구조가 튼튼해지고 불편함이 줄어든다.
또 다른 원인은 스트레스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호르몬이 분비돼 소화 기능을 떨어뜨린다. 결국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다. 마음을 돌보는 것이 곧 장을 지키는 길이다.
작은 습관이 긴 생명을 만든다
누구도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 한국인에게 김치와 매운 음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다. 그러나 오늘 짠 음식을 먹었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내일은 조금 줄이는 것. 이런 작은 보상이 쌓여 장을 살리고 뇌를 지킨다.
결국 오래 사는 비밀은 특별한 약이 아니다. 뜨겁게, 급하게, 짜게, 많이, 늦게 먹는 다섯 가지 습관을 고치는 것. 이것이 위와 대장을 살리고, 나아가 삶을 연장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