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우리가 포옹하는 이유 [Health Recipe]
2025. 11. 20. 16:33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 온기가 고프다. 혼자 팔짱을 껴 보지만 움츠러든 어깨와 굽은 등은 좀체 펴지지 않는다. 굳은 몸도 녹이고, 행복감도 올리고, 다가올 겨울 감기의 위협에 맞설 강력한 비책이 있다. 누군가를 안아 주는 일이다.
![]()
(일러스트 프리픽)
포옹하면 감기 덜 걸린다
미국 카네기멜로대학교 연구팀이 감기 예방 특효약으로 추천한 것이 있다. 바로 ‘포옹’이다. 성인 4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포옹이나 스킨십을 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32% 낮게 나타났다. 감기에 걸려도 통증은 미약했다. 포옹이 옥시토신이 분비를 촉진해 항원 수를 늘리기 때문에, 감염이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진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연구팀의 실험도 흥미롭다. 한쪽 그룹에는 파트너의 손을 잡고 10분간 긍정적인 경험에 관해 대화한 뒤 20초 동안 포옹하도록 안내하고, 다른 그룹은 별다른 접촉 없이 편하게 휴식을 취하게 했다. 그런 뒤 스트레스 상황을 제시해 보니, 신체 접촉을 한 그룹이 휴식한 그룹보다 심박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혈압 상승 폭이 더 작았다
이처럼 포옹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관해서는 다양한 실험 결과가 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포옹이 옥시토신 분비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하고, 심박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완화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안전감과 신뢰감을 높이고, 노인에게서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덜어 준다고. 또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누그러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포옹을 비롯해 다양한 스킨십이 건강 지수를 높이는 또 하나의 원리는 ‘파치니 소체’에 있다. 파치니 소체는 피부에 가해지는 압력과 진동을 감지해 미주신경에 신호를 전달하는데, 미주신경은 혈압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 과정에서 신체가 이완되고 심리적 안정감이 상승한다. 몸과 마음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이에게서 그 효과는 더욱 뚜렷했다.
반려동물 포옹도 효과 있어
포옹이 건강에 이롭다지만 스킨십 자체가 어색하고 불편한 이들이 있다. 상대가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감적인 분위기에서 행해져야 함은 물론이며, 스스로도 타인과의 스킨십이 내키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안아 주는 ‘나비 포옹(Butterfly Hug)’이나 반려동물을 껴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포옹 시간이 길 필요는 없다. 위의 연구팀은 접촉 시간보다 빈도가 잦은 쪽이 스킨십 효과가 컸다고 한다. 물론 포옹이 아니어도 된다. 짧은 악수나 가벼운 어깨 토닥임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05호(25.11.18) 기사입니다]
Copyright © 시티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https://v.daum.net/v/20251120163301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