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지키려면 ‘바세린’을 발라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3의 뇌… 면역기능까지 연결돼
피부는 ‘제3의 뇌’로 불릴 정도로, 생각보다 더 고차원적인 보호막이다. 다른 장기와 달리 뇌세포가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인 뇌유래신경영양인자까지도 생성한다. 피부는 수정란에서 처음 만들어질 때 뇌와 같은 외배엽 세포로부터 유래하기 때문이다.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김희진 교수는 “피부는 단순한 외부 장기가 아니라, 뇌와 정서, 면역 기능까지 연결된 중요한 통합기관이다”며 “햇살에 들어있는 자외선, 직사광선등은 몸의 1차 장벽인 피부를 통해 뇌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노화된 세포가 인지기능 저하시켜
건조하고 자외선으로 손상된 피부는 인지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건조한 환경에서 피부는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각질층을 두껍게 하고, 지질을 더 합성하려고 한다. 이때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 세포가 만들어진다. 보습제를 바르지 않은 노인은 혈중 내 염증 물질 농도가 높았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도 매우 빨랐다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 결과가 있다. 김희진 교수는 “노화된 세포가 축적되면 각질층 형성이 잘 안돼 더 많은 사이토카인 등 염증 물질을 만들어낸다”며 “이 물질이 혈액을 타고 뇌로 이동해 가벼운 염증 반응을 유발해 인지기능 저하, 우울증,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자외선 노출은 신경 발생과 시냅스 활성을 악화시키고, 기억력 저하를 유발한다는 서울대병원 피부과 연구 결과도 있다.
◇40대 이후로 피부 보습 철저히 신경 써야
피부 건강과 인지기능을 위해서는 보습제를 잘 챙겨 바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피부로 수분을 끌어당기는 보습제와 피부 장벽을 형성하는 제품을 적절히 사용하면 된다. 보습제 성분으로는 히알루론산, 수분을 가두는 성분으로는 바세린, 라놀린 등의 성분이 있다. 씻고 난 뒤 피부에 물기가 어느 정도 남은 상태에서 보습제와 피부 장벽을 형성하는 제품을 순서대로 바르면 된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라는 것도 효과가 있다. 특히 중장년층 이후에는 피부 보습을 ‘미용’이 아닌 ‘뇌 건강 관리’의 일환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김희진 교수는 “40대 이후로 피지 분비량이 감소하고 표피의 수분 유지 능력이 저하돼 피부 장벽 기능이 약화된다”며 “하루 두 번 이상의 충분한 보습과 자외선 차단 루틴으로 피부 장벽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피부 건강에는 수분 섭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량이 줄고, 피부를 비롯한 몸 곳곳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는다. 그럼 피부 보호 장벽인 지질층이 잘 유지되지 않아 피부에서 수분이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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