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만 하면 병 된다!"...억눌린 감정이 만든 병, 화병의 증상과 예방법은?
참는다고 사라지지 않는 감정, 화병의 정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턱 막히는 순간, 혹시 참지 못한 감정이 쌓여서일 수도 있는데요. ‘화병’은 오랜 기간 억눌린 분노가 만들어내는 신체적·정신적 질환입니다. 단순히 기분 탓이라고 넘기기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화병은 국제적으로도 ‘Hwa-byung’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한국 특유의 심리 질환인데요. 분노, 억울함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제때 해소하지 못하고 누적될 때 발생합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두통, 열감,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등이 있습니다.
특히 중년 여성이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청소년에게 많이 나타나며, 최근에는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10대에서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화병이 장기화되면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등 신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부터 찾아야 합니다
화병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연습인데요. 감정을 글로 적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객관화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마음속 분노를 종이에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운동이나 체조를 통해 감정을 풀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손등을 마주 대고 양옆으로 밀어내는 체조는 긴장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처럼 간단한 동작으로도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를 찾는 것도 화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명상하는 것처럼 일상의 긴장을 푸는 루틴을 만들면 꾸준한 정서 안정에 큰 역할을 합니다.
전문가 도움도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감정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화가 자주 치밀거나, 신체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빠른 회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생활 습관 변화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걷기, 따뜻한 차 마시기, 허브향 맡기, 충분한 수면, 잔잔한 음악 듣기 등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대표적인 습관입니다. 꾸준한 실행이 관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도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정을 무시하지 않는 것인데요. 감정은 억제하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대상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확인해보는 화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내가 화병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요. 다음 항목 중 두 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밤에 잠을 자주 깨거나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다
-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늘 답답한 느낌이든다.
- 가슴이 벌렁거리거나, 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이 자주 있다.
그 외에도 짜증이 잦아지거나, 명치 끝이 무거운 느낌, 혀에 염증이 자주 생기고 음식 삼키기가 힘든 경우, 아랫배가 화끈거리거나 목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든다면 화병 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땐 무조건 참기보단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