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씨앗’ 죽이는 면역력, 이 음식 먹으면 키울 수 있다
면역력과 암 예방 식이요법
암 발생을 막으려면 일단 암을 일으키는 외부 적을 피해야 한다. 흡연, 공해, 탄 음식, 스트레스 등이 대표적인 발암 인자다. 내부적으로는 우리 몸 자체가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세포분열 과정에서 하루에도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암 씨앗 돌연변이 세포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면역 기능이 작동해, 즉각적으로 암 씨앗을 제거해야 훗날 암 발생이 없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화학적 암 예방법(chemo-prevention)이다. 암세포를 억제하는 성분을 꾸준히 섭취하여 암 발생을 줄이고, 암세포 성장을 지연시키자는 방식이다. 각종 연구로, 지금까지 천연 식품에 포함된 수십 가지 성분이 이 같은 암 예방제로 얼굴을 비췄다. 토마토에 많은 라이코펜, 보라색 식물에 많은 안토시아닌, 강황 카레에 함유된 커큐민, 청국장, 된장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 등이 대표적인 암 예방제들이다.
화학적 암 예방 연구 권위자 서영준 서울대 약대 명예교수는 “이 성분들은 암세포 성장 조절 인자를 억제하고, 암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생선이나 고기가 타서 생기는 발암 성분을 없애거나 P53 등 항암 유전자도 활성화시킨다”고 말했다.
화학적 암 예방제 성분은 대부분 색깔 있는 야채와 과일, 등 푸른 생선, 견과류, 해조류에 많이 함유돼 있다. 미국 암연구소는 평소 식단을 화학적 암 예방제 성분이 많이 들어간 식품 위주로 구성하면, 암 발생 예방 효과를 낸다고 강조한다.
화학적 암 예방 방식을 면역 조절 인자 활성화에 적용하는 것이 면역적 암 예방 요법이다. 면역 인자를 활성화하는 생체 반응 조절 물질 요법으로도 불린다. 면역력을 높이면 매일 생기는 암세포를 잡아먹어 암 발생이 줄어든다는 원리다
천연 식품 속 생체 반응 조절 물질은 활동하는 분야가 면역 반응 단계마다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 속에는 살포라판이라는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면역 경찰로 불리는 NK세포 증강과 활성화를 돕는다. 외부 병원균이나 새로 생긴 암세포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것을 선천(초기) 면역이라고 하는데, 이를 주도하는 NK세포를 활성화하는 조절 물질은 브로콜리, 생강, 황기, 마늘, 숙성 마늘 추출물, 귀리와 보리, 표고버섯, 다시마, 미역 등에 많다<그래픽 참조>.
새로 생긴 암세포에 대한 초기 대응과 주력 대응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적응 면역이다. 이는 면역세포 수지상세포가 주도한다. 이를 활성화시키는 조절 물질은 녹차와 황기에 많다. 공격해야 할 적이 본격적으로 파악되면, 면역 주력군 T세포가 대거 나서게 된다. 이를 증강시키는 물질은 홍삼, 생강, 녹차, 카레 재료 강황, 흑후추, 브로콜리, 마늘 등에 많다.
화학적 암 예방제 식단처럼 면역력 강화 물질이 많이 든 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암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암면역센터를 통해 암 환자에게 생체 반응 조절 물질 영양 식이를 제공하는 이종균(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서울송도병원 이사장은 “다양한 면역 기능 검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활성화하는 물질을 투여하면 효율적”이라면서 “미국 암연구소는 카레 강황 속 커큐민, 마늘, 녹차, 베리류 과일 등은 면역력 강화 전반에 도움을 주니 자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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