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효도 선물은 질병 예방 위한 ‘백신 접종’ [신현영의 건강 주치의]
RSV·대상포진·폐렴구균·코로나19·독감·백일해·파상풍·간염 백신 등 고령층에 권장
(시사저널=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65세 A씨는 최근 어버이날을 맞아 자녀와 함께 '효도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어린이는 국가 필수 접종이 체계적으로 지원되지만, 성인 예방접종은 국가가 아닌 개인이 스스로 챙겨야 한다.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백신 접종은 연령, 만성질환, 직업,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전문가가 추천하게 되어 있다. 고령층에 권장되는 백신은 대상포진, 폐렴구균, 코로나19, 독감, RSV(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일해, 파상풍, A형·B형 간염 백신 등이 있다.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 때문에 백신의 중요성이 어르신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도입된 사백신(싱그릭스)은 두 달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며, 50대에서 96.6%, 60대에서 97.4%, 70세 이상에서도 91.3%에 달하는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인다. 생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50세 이상 성인과 면역저하자(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자, 고형암 및 혈액암 환자, 고형 장기이식 환자 등)에게 접종이 권고된다
폐렴 예방접종은 65세 이상 성인과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중증 감염과 사망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은 15가 폐렴알균 단백결합백신(PCV15)과 23가 폐렴알균 다당류 백신(PPSV23)을 순차 접종하는 방식이 권고됐다. 올해 프리베나20(폐렴알균 단백결합백신, PCV20)의 출시가 임박해 단독 1회 접종으로 가이드라인에 추가됐다.
호흡기질환 예방을 위한 것으로는 코로나19, 독감, RSV 백신 등이 있다. 이런 백신은 대부분 가을 환절기에 접종이 권장된다. 코로나19 백신은 65세 이상 성인, 중증 감염 고위험군, 시설 입소자, 임신부, 의료기관과 시설 종사자에게 접종이 권고된다. 과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성인은 최소 3개월 간격을 두고 mRNA 백신 또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을 1회 추가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다. 독감 백신 접종 대상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와 유사하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선택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 백신은 일반 인플루엔자 백신보다 면역 반응을 강화해 예방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동네의원에서 예방접종 이력 확인 등 가능
RSV 감염은 인플루엔자, 코로나19와 함께 법정 4급 감염병으로 분류되는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COPD, 천식 등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는 RSV 감염이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인 RSV 백신은 감염 예방 효과 82.6%, 중증 질환 예방 효과 94.1%로 보고돼 있다.
백일해 예방을 위해, 신생아가 태어날 가족과 의료기관·보육시설 종사자는 Tdap 백신(성인용 백일해·파상풍·디프테리아 혼합 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또한 성인의 경우 파상풍 예방을 위해 10년마다 Tdap 또는 Td(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따라서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 등에서 자신의 접종 이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A형 간염이나 B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 나이와 관계없이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특히 만성 간질환자, 조혈모세포 이식자, HIV 감염자(에이즈 환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은 백신 접종 이력이나 과거 감염력, 항체 검사 결과가 확인되지 않으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A씨는 평소 다니던 의원에서 자신의 예방접종 이력을 조회한 후, 대상포진 백신 2회와 Tdap 백신 1회 접종을 결정했다. 또 프리베나20이 도입되면 폐렴 예방 접종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접종 후 이상 반응 모니터링을 포함해 업데이트되는 성인 예방접종 정보를 꾸준히 확인하기 위해, 해당 의원의 원장을 '건강 주치의'로 정해 정기적인 건강 상담을 받기로 했다. 고령화 시대, 어버이날 최대의 선물은 백신 접종 같은 예방 수칙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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