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혈관이 늙으면 사람도 늙는다”… 혈관 노화, 어떻게 막을까?

윤성철2025. 5. 2. 07:00

 

 

몸속 노화 재촉하는 ‘죽상경화증’의 경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가 들수록 겉으로 드러나는 노화보다 더 무서운 것은 '속에서부터 진행되는 노화'다. 그 중심에 혈관이 있다. 사람의 온몸을 순환하는 혈관은 심장, 뇌, 신장, 말초조직에 이르기까지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통로이자, 몸의 기능을 지탱하는 생명선이다.

그러나 이 혈관이 콜레스테롤과 염증세포 등에 의해 서서히 좁아지고 탄력을 잃게 되면, 몸 곳곳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부산 봉생기념병원 내분비내과 손성표 진료부장은 "혈관 노화는 단순한 생리적 변화를 뛰어넘어 심장·뇌·신장 등 전신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신호"라며 "노화를 늦추고 건강 수명을 지키기 위해선 혈관 상태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그런 혈관 노화를 대표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죽상경화증'(粥狀硬化症, atherosclerosis). 혈관 내벽에 죽처럼 끈적끈적한 죽종(atheroma, 죽상경화반)이 들러붙어 혈관이 좁아지고, 혈관벽까지 딱딱하게 굳어가는 것이다.

동맥 혈관벽 안에 칼슘이 침착되면서 동맥 근육이 탄력을 잃는 현상도 비슷하게 진행된다. 그런 동맥경화증과 아울러 '죽상동맥경화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혈관이 좁아지면 혈관 압력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높아진 압력 때문 죽종을 싸고 있던 섬유조직이 파열돼 혈전(血栓)이 혈관을 막으면 그때부턴 더 심각해진다.

죽상경화증이 어느쪽 혈관에 생겼느냐에 따라 병도 달라진다. 심장 관상동맥이 막히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지고,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이 발생한다. 신장 동맥이 좁아지면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다리쪽 말초혈관이 막힐 경우에는 걸을 때마다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온다. 심해지면 발과 다리 피부색이 검게 변하며 결국 썩어 들어가는 괴사(壞死)까지 온다.

혈관이 막혀서 생긴, 이런 허혈성(虛血性) 질환들은 암, 뇌졸중과 더불어 3대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령인구가 빠르고 늘고 있어 허혈성 질환의 위험성도 함께 커지는 추세다.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고혈압의 원인…거기다 몸 썩는 '괴사'까지

한번 막히기 시작한 혈관은 정상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비(非)가역적"이란 얘기

더 큰 문제는 이게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다는 것. 많은 환자들이 뒤늦게 병원을 찾지만, 이미 혈관의 상당 부분이 좁아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조기 치료로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 가장 기본적이고 유용한 검사는 경동맥(頸動脈, 목을 지나는 동맥) 초음파. 비교적 간단하게 혈관 내 경화반의 유무와 내막-중막 두께를 확인할 수 있어,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두루 활용된다.

심장 쪽이 의심될 땐 운동부하 심전도나 심장 핵의학 검사, 관상동맥 조영 CT 등이 필요하다. 더 정밀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심혈관조영술 같은 침습적 검사도 동원된다.

치료는 약물요법과 시술적 치료로 나뉜다. 약물요법으로는 동맥경화 진행을 늦추고 혈전을 예방하는 지질강하제(스타틴)와 아스피린 등의 항혈전제가 대표적이다.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는 경우에는 혈관 성형술이나 심혈관 중재시술(스텐트 삽입술) 같은 내과적 중재시술이 시행된다. 막힌 혈관 옆으로 새로운 혈류 통로를 만들어주는 '관상동맥 우회술'(CABG) 같은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생활습관만 바꿔도 혈관 노화 늦춘다

손성표 진료부장은 "죽상경화증의 근본적인 예방은 생활습관 개선에 달려 있다"고 했다. 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당 15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계속하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복부비만 같은 위험 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손성표 내분비내과 진료부장. [사진=봉생기념병원]

특히 금연은 필수다. 흡연이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기 때문. 여기에 포화지방이나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은 피하고, 신선한 채소, 과일, 견과류 등을 중심으로 한 식단이 권장된다.

한편, 심혈관 예방 차원에서 복용하는 저용량 아스피린은 반드시 전문의 판단 아래 결정해야 한다. 특히 소화기 출혈이나 뇌출혈 등 부작용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심혈관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에는 예방 효과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어서다.

"혈관은 조용히 늙고, 한순간에 터진다"는 말이 있다. 손 부장은 "혈관 건강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전신 건강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중년 이후에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적절한 치료가 혈관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게 돕는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https://v.daum.net/v/20250502070005042

조회 수 :
77
등록일 :
2025.05.03
06:53:21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10541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3479 "당신의 노화 속도를 결정짓는" 10가지 습관... 이것만 실천해도 10년은 젊어진다! new 불씨 13 2025-05-09
"당신의 노화 속도를 결정짓는" 10가지 습관... 이것만 실천해도 10년은 젊어진다! 조회 272025. 5. 8. 웰에이징(Well-aging)의 의미와 실천법 웰에이징은 단순히 오래 사는 '장수'의 개념을 넘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잘(well...  
3478 "의사들도 놀란" 노인성 난청에 좋은 음식 불씨 27 2025-05-08
"의사들도 놀란" 노인성 난청에 좋은 음식 조회 3822025. 5. 6. 노인성 난청 예방과 관리를 위한 최적의 식품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청력 저하 현상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영양 섭취를 통해 그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  
3477 "평소에 먹는 식단만 봐도" 남은 수명을 알 수 있습니다 불씨 33 2025-05-07
"평소에 먹는 식단만 봐도" 남은 수명을 알 수 있습니다 타임톡타임톡조회 1552025. 5. 6. 밥상은 곧 건강의 거울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식사는 단순한 배 채우기가 아닙니다. 식탁 위에 어떤 음식이 올라와 있느냐는 곧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생활...  
3476 60세 넘어서 "이 반찬"만 먹으면 10년 안에 몸에 문제 생깁니다 불씨 47 2025-05-06
60세 넘어서 "이 반찬"만 먹으면 10년 안에 몸에 문제 생깁니다 조회 2,1512025. 5. 1. 60세 넘어서 "채식만 하면" 10년 안에 몸에 문제 생깁니다 채식은 좋지만, 나이 들수록 '균형'이 더 중요합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은 체중 관리, 심혈관 건강, 장 기능 개...  
3475 잡곡밥은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불씨 56 2025-05-05
잡곡밥은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조회 122025. 5. 4. 흰쌀밥 대신 잡곡밥,이건 이제 거의 상식처럼 여겨지는 식사 선택이죠. 섬유질이 많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니까건강을 위해선 ‘잡곡밥이 당연히 낫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드리...  
3474 “40 넘으면 자기 전에 꼭 이것 하세요” 하버드 의학박사의 조언 불씨 65 2025-05-04
“40 넘으면 자기 전에 꼭 이것 하세요” 하버드 의학박사의 조언 타임톡타임톡조회 9752025. 5. 2. 잠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인 동시에, 내일의 건강을 결정짓는 시간이다. 특히 40대 이후부터는 수면의 질이 곧 노화 속도, 면역력, 심혈관 건강과 직결된다...  
» “혈관이 늙으면 사람도 늙는다”… 혈관 노화, 어떻게 막을까? 불씨 77 2025-05-03
“혈관이 늙으면 사람도 늙는다”… 혈관 노화, 어떻게 막을까? 윤성철2025. 5. 2. 07:00     몸속 노화 재촉하는 ‘죽상경화증’의 경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가 들수록 겉으로 드러나는 노화보다 더 무서운 것은 '속에서부터 진행되는 노화'다. 그 중심에...  
3472 영수증 ‘10초’만 만져도 건강 위협 불씨 84 2025-05-02
영수증 ‘10초’만 만져도 건강 위협 최지우 기자2025. 5. 1. 10:30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위해성 평가 결과, 국내에서는 일상 속 비스페놀 노출량이 인체 위해 우려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맨손으로 종이 영수증을 단...  
3471 혈관 건강부터 장수 비결까지, 건강을 지키는 10계명 불씨 95 2025-05-01
혈관 건강부터 장수 비결까지, 건강을 지키는 10계명✨ 마코블2025. 4. 27. 13:42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혈관 건강, 장수 비결, 그리고 평생 건강하게 살기 위한 10 계명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하루하루 실천하는 작은 습관이 평생 건강을 좌우합니다. 지...  
3470 의사가 말하는 "이 간식 좋아하면 남들보다 수명이 5년 더 짧은 이유" 불씨 105 2025-04-30
의사가 말하는 "이 간식 좋아하면 남들보다 수명이 5년 더 짧은 이유" 타임톡타임톡조회 1522025. 4. 27. 단맛에 길들여진 몸, 수명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초콜릿 한 조각, 달콤한 과자 한 줌. 잠깐의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당류 간...  
3469 '맨발 걷기' 의외의 효과! 염증 90%가 사라진다? 불씨 106 2025-04-29
'맨발 걷기' 의외의 효과! 염증 90%가 사라진다? 타임톡타임톡조회 1502025. 4. 28. 건강을 위해 좋은 운동을 찾고 있다면, 신발부터 벗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맨발 걷기, 단순히 자연을 느끼는 행위가 아니라 몸속 염증을 줄이는 과학적 방법이라는 사실, 알...  
3468 "수명 30년 늘리려면" 무조건 씻어야 할 3곳? 불씨 112 2025-04-28
"수명 30년 늘리려면" 무조건 씻어야 할 3곳? 타임톡타임톡조회 1,3792025. 4. 25. ⚠️ 매일 씻는데도 수명 단축되는 습관? “샤워는 하는데도 항상 찜찜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씻는다고 해도 중요한 부위 3곳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각종 ...  
3467 햇볕이 혈압에 체중까지 낮춰?…효과 보려면 이렇게 불씨 106 2025-04-27
햇볕이 혈압에 체중까지 낮춰?…효과 보려면 이렇게 김성훈2025. 4. 20. 11:05   1주일에 2번, 5-30분은 햇볕 쬐야...비타민 D 수치, 병력, 연령. 피부 톤 고려해야 햇볕 쬐기는 뼈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D 합성 뿐만 아니라 혈압 떨어뜨리기, 살빼기, 수면조...  
3466 평생 암 걸릴 가능성 30% 넘어...확률을 확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불씨 107 2025-04-26
평생 암 걸릴 가능성 30% 넘어...확률을 확 낮출 수 있는 방법은?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권순일 기자 발행 2025.04.25 09:11   담배를 멀리하고, 신체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등 건강 생활 습관을 몇 가지만 잘 실천해도 암에 걸릴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  
3465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면?마음과 몸을 위한 릴렉스 루틴 5가지 불씨 109 2025-04-25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면?마음과 몸을 위한 릴렉스 루틴 5가지 타임톡타임톡조회 352025. 4. 21.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그게 바로 ‘나 지금 힘들어요’라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갑니다. 출근길 지하철, 끝나지 않는 ...  
3464 ‘이 속도’로 빠르게 걸으면…심장 부정맥 위험 43% 뚝 불씨 111 2025-04-24
‘이 속도’로 빠르게 걸으면…심장 부정맥 위험 43% 뚝 박해식 기자2025. 4. 23. 11:56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심장병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다. 평소 심장 보호에 신경 써야 할 이유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걷기다. 그런데 걷는 속도가 중요하다....  
3463 장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 장 건강과 정신 건강의 숨겨진 진실 불씨 113 2025-04-23
장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 장 건강과 정신 건강의 숨겨진 진실 금소나무2025. 4. 19. 09:30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 건강은 단순히 소화 기능을 넘어서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바로 장-뇌 축(Gut-Brain Axis) 덕분인데요, 장이 우리...  
3462 WHO에서 발표한 건강한 식단의 5가지 불씨 109 2025-04-22
WHO에서 발표한 건강한 식단의 5가지 타임톡타임톡조회 182025. 4. 6.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 지침을 통해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요. 단순히 덜 먹거나 다이어트만을 위한 식단이 아닌, 장기적...  
3461 평소 식습관 "이렇게 하면 노화 10배 늦춥니다" 꼭 해보세요 불씨 108 2025-04-21
평소 식습관 "이렇게 하면 노화 10배 늦춥니다" 꼭 해보세요 타임톡타임톡조회 1132025. 4. 17. 노화는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생리적 과정이지만, 그 속도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어떤 사람은 40대부터 눈에 띄게 피부가 늘어지고 만성 질환이 ...  
3460 하루 10분으로 건강 지키기? 의외로 효과적인 작은 습관들 불씨 109 2025-04-20
하루 10분으로 건강 지키기? 의외로 효과적인 작은 습관들 FitFuel2025. 4. 18. 20:45 하루 10분 건강 지킴이 건강은 거창한 목표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하루 10분, 아주 작은 습관 하나만 바꿔도 내 몸은 반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