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기억력 깜빡깜빡, 귓가엔 "삑~"…알고 보니 치매·우울증 신호?

정심교 기자2024. 10. 20. 14:30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前) 단계로, 또래보다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인 사람의 10% 내에서 알츠하이머병(치매 일종)이나 다른 치매로 진행해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길목'으로도 불린다. 그런데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이명이 동반됐을 때, 이명이 '그 사람에게 치매·우울증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일종의 신호등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한상윤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60~80세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가운데 청력 수준이 40dB(데시벨) 이하인 성인 30명을 △최근 6개월 이상 이명이 동반된 그룹(7명) △동반되지 않은 그룹(23명)으로 나눠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활용해 뇌의 활성화 영역, 아밀로이드 침착, 대사 활동 등을 분석했다. 정상 성인의 청력은 평균 0~20dB이며, 낮을수록 해당 수치에 해당하는 작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 이명이 동반된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은 이명이 없는 환자군보다 대뇌 측두엽, 그중에서도 상측 측두회와 측두극에서 치매 유발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유독 더 많이 쌓여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뇌 속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침전물인 플라크를 생성해 알츠하이머병을 발병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도 이명이 있을 때 치매가 찾아올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이명이 동반된 환자군은 뇌의 하전두엽, 섬엽, 전대상피질에서 대사활동이 유독 활발했다. 이명의 심각도 역시 이들 뇌 부위의 부피(상전두·섬염·전대상피질)와 밀접하게 연관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명이 동반된 환자군의 대사활동은 휴식 상태와 관련 있는 '기본모드 신경망'(DMN, Default Mode Network)에서 더 활발했고, 목표지향적 행동, 문제 해결과 관련 있는 '실행제어 신경망'(ECN, Executive Control Network)에선 상대적으로 활동이 낮았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환자의 DMN 회로가 과도하게 항진돼있는데, 이는 우울증 환자가 쉴 때 쉬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안 좋은 일들을 계속 떠올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이명이 동반되면 우울증이 찾아올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한상윤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서 이명이 동반됐을 때 뇌 측두엽에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많이 쌓인다는 점, 이명이 뇌의 대사활동 변화를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명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측두엽 퇴행,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조기 지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향후 이명이 (치매를 부르는) 측두엽 퇴행,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조기 진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한상윤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김영호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각 병원

한상윤 교수와 김영호 교수(공동저자 김희정 박사, 서울대 의대 이민재 교수, 윤예진 연구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이준영 교수, 박선원 교수, 김유경 교수)가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이명을 동반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뇌 구조적, 기능적 차이에 대한 비교 연구'란 제목의 논문으로 지난달 국제학술지 '노화신경과학 최신 연구'(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출처: https://v.daum.net/v/20241020143002495

조회 수 :
119
등록일 :
2024.10.21
07:12:09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10334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3286 “이제야 살맛나네”...가을이 건강에 좋은 5가지 이유 불씨 114 2024-10-24
“이제야 살맛나네”...가을이 건강에 좋은 5가지 이유 좋은 날씨 속 활동량 늘어나며 신체 및 정신 건강 향상 입력 2024.09.25 10:05 권순일 기자       본격적인 가을에 접어들면 쾌적한 환경 속에 건강이 향상되는 효과가 일어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3285 ‘한 번에 쭈욱~’ vs ‘조금씩 더! 더!’… 올바른 스트레칭법은? 불씨 107 2024-10-23
‘한 번에 쭈욱~’ vs ‘조금씩 더! 더!’… 올바른 스트레칭법은? 이슬비 기자2024. 10. 21. 07:0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을 할 때, 스트레칭 유형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구령에 맞춰 몸을 흔들...  
3284 하루 1시간 운동하면 대장암 위험 뚝...'이런 운동'하는게 좋다 불씨 108 2024-10-22
하루 1시간 운동하면 대장암 위험 뚝...'이런 운동'하는게 좋다 권순일2024. 10. 20. 10:06       음식, 유전, 선종성 용종, 염증성 장 질환 등이 위험 요인 운동을 꾸준히 하면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대장암은 결장과 직장...  
» 기억력 깜빡깜빡, 귓가엔 "삑~"…알고 보니 치매·우울증 신호? 불씨 119 2024-10-21
기억력 깜빡깜빡, 귓가엔 "삑~"…알고 보니 치매·우울증 신호? 정심교 기자2024. 10. 20. 14:30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前) 단계로, 또래보다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인 사람의 10% 내에서 알츠하이머병(치매 일종)이...  
3282 고기·생선·달걀 말고… ‘단백질’ 풍부한 식품 10가지 불씨 117 2024-10-20
고기·생선·달걀 말고… ‘단백질’ 풍부한 식품 10가지 최지우 기자2024. 10. 17. 19:30       건강을 위해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 조절이 필요할 때,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한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 된다./그래픽=김민선 육류나 달걀 등 동물성 단백질은 근육 ...  
3281 삶의 질 확 떨어뜨리는 ‘소화불량’…고쳐야야 할 습관 3가지 불씨 108 2024-10-19
삶의 질 확 떨어뜨리는 ‘소화불량’…고쳐야야 할 습관 3가지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2024. 10. 18. 07:01       다리 꼬는 습관, 위장 운동성 저하시켜 저탄수화물 식단 등 편향적 다이어트 식단도 원인 중 하나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픽사베이 개...  
3280 냉동실에 얼린 육류...언제까지 보관이 가능할까? 불씨 119 2024-10-18
냉동실에 얼린 육류...언제까지 보관이 가능할까? 서애리2024. 10. 9. 10:31       냉장실의 육류 보관 기간은 보통 3~5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냉동실에 얼리면 보관 기간은 길어진다. 그렇다 보니 냉동실 안에는 언제 얼렸는지도 모를 육류가 많이 발견...  
3279 아침에 먹는 빵, 밥... 혈당 조절하고 살 덜 찌는 식습관은? 불씨 157 2024-10-17
아침에 먹는 빵, 밥... 혈당 조절하고 살 덜 찌는 식습관은? 김용2024. 10. 13. 19:02       탄수화물 크게 줄이면 두뇌 및 신경, 기력에 문제   아침에 잡곡밥, 통밀빵을 먹으면 혈당을 낮게 천천히 올리고 살이 덜 찔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침식...  
3278 “이러다 질병 옮긴다” 용변 보고 ‘물’로만 손 씻는 사람…의외로 많다 불씨 116 2024-10-16
“이러다 질병 옮긴다” 용변 보고 ‘물’로만 손 씻는 사람…의외로 많다 2024. 10. 15. 16:51       용변 후 물로만 손을 씻는 모습. 독자 제공[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물로 씻었으니 된 거 아냐?” 용변을 본 후 과연 다들 손을 씻을까? 물로만 씻는 걸 얘기하...  
3277 ‘혈관 건강’ 집에서 체크하는 법! 어릴 때 하던 ‘전기놀이’와 비슷 불씨 110 2024-10-15
‘혈관 건강’ 집에서 체크하는 법! 어릴 때 하던 ‘전기놀이’와 비슷 이슬비 기자 입력 2024.10.08 21:37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0/08/2024100801901.html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릴 때 팔목을 붙잡고 하던 '전기...  
3276 "50세부터 매일 해"…'명품 거장' 90세 아르마니 건강 비결은 불씨 132 2024-10-14
"50세부터 매일 해"…'명품 거장' 90세 아르마니 건강 비결은 한영혜2024. 10. 13. 20:45       지난 2018년 7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아르마니 오뜨 꾸뛰르이 끝나고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환호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명...  
3275 무릎 오래 쓰고 싶다면? 지켜야 할 3가지 불씨 116 2024-10-13
무릎 오래 쓰고 싶다면? 지켜야 할 3가지 김가영2024. 10. 6. 13:01     무릎은 쓸수록 닳는 까닭에 나이가 들수록 고장 나기 쉽다. 거기다 나이가 들면 무릎 주변 근육들이 약해지면서 관절이 부하를 모두 감당하며 퇴행성 변화가 촉진된다. 중년 이후 퇴행성...  
3274 “절대 안 먹는다” 종양 전문 영양사, 반드시 피하는 음식 5가지 뭘까? 불씨 192 2024-10-12
“절대 안 먹는다” 종양 전문 영양사, 반드시 피하는 음식 5가지 뭘까? 최지우 기자2024. 10. 10. 19:30       미국 종양학 전문 영양사가 암 예방을 위해 먹지 말아야 할 식품 다섯 가지를 꼽았다./그래픽=김민선 식습관은 암 예방을 위해 개선해야 할 요인 중...  
3273 쌀 대신 먹었더니 ‘이런’ 변화가! 건강한 탄수화물 식품 열 가지 불씨 111 2024-10-11
쌀 대신 먹었더니 ‘이런’ 변화가! 건강한 탄수화물 식품 열 가지 최지우 기자2024. 10. 9. 18:07       콜리플라워, 스틸컷 오트밀, 곤약쌀, 테프 등은 쌀 대신 섭취하기 좋은 탄수화물 공급원 중 하나다./그래픽=김민선 쌀은 한국인의 주요 탄수화물 공급원이...  
3272 독감 예방접종 전, ‘주사 덜 아프게 맞는 방법’ 알아 가세요 불씨 1087 2024-10-10
독감 예방접종 전, ‘주사 덜 아프게 맞는 방법’ 알아 가세요 신소영 기자2024. 10. 5. 11:00       그래픽=김남희 독감은 매년 겨울마다 유행이 반복된다. 다행히 독감 예방접종을 통해 항체를 생성할 수 있어 유행 시기가 오기 전인 10월에 받는 게 좋다. ▲만...  
3271 차고 건조한 공기 타고 '바이러스' 둥둥… 환절기 건강 챙기려면 불씨 111 2024-10-09
차고 건조한 공기 타고 '바이러스' 둥둥… 환절기 건강 챙기려면 한희준 기자2024. 10. 6. 12:00       클립아트코리아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차갑다. 환절기에 주의해야 할 질환을 알아본다. ◇차고 건조한 공기가 바이러스 전파, 호흡기 질환 주의 공기가 차고...  
3270 "1분 만에 1500자 과제 뚝딱"…챗GPT 침투한 대학가, 관련 지침은 '모호' 불씨 114 2024-10-08
"1분 만에 1500자 과제 뚝딱"…챗GPT 침투한 대학가, 관련 지침은 '모호' 이서희2024. 10. 7. 07:03       서울대·고려대·경희대 등 챗GPT 허용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대학생 양윤지씨(23)는 지난 학기 제출한 교양 수업 과제에서 챗GPT를 활용해 높은 점...  
3269 [강민성의 헬스토리] 꾸준히 운동하면 뇌 기능도 좋아져요 불씨 116 2024-10-07
[강민성의 헬스토리] 꾸준히 운동하면 뇌 기능도 좋아져요 강민성2024. 9. 21. 11:08       <사진: 아이클릭아트>방금 생각했던 것도 뒤돌아서면 깜빡 잊어버리고, 해야할 일을 놓쳐버리게 되면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싶다가도, 스스로 걱정이 된다. 사소한 것...  
3268 “혈관 망가뜨리는 염증 너무 무섭다”... 가장 나쁜 생활 습관은? 불씨 114 2024-10-06
“혈관 망가뜨리는 염증 너무 무섭다”... 가장 나쁜 생활 습관은? 한국인 운동 부족, WHO의 신체 활동 권장치에 크게 미달 입력 2024.09.15 13:54 김용 기자   한국인 운동 부족, WHO의 신체 활동 권장치에 크게 미달     혈관의 염증을 예방-조절하려면 고지방...  
3267 “건강·장수인들의 아침 습관”... 기상 후 달걀 먹기 전에 하는 일은? 불씨 117 2024-10-05
“건강·장수인들의 아침 습관”... 기상 후 달걀 먹기 전에 하는 일은? 가벼운 스트레칭 효과... 혈액 순환, 신진대사 증진 입력 2024.09.03 19:05 김용 기자     건강-장수인들은 기상 직후 팔, 다리 등 온몸을 주무르고 서서히 스트레칭을 한다. 급하게 기지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