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김용의 헬스앤] 약골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경우

김용 입력 2021. 04. 27. 11:1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2세(1920년생)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어릴 때 몸이 약해 어머니가 늘 걱정하셨다"고 회고했다. 잔병치레도 잦아 장수(長壽)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다. 그런 그가 요즘 건강수명(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의 상징이 됐다. 틀니나 보청기, 지팡이가 옆에 없고 기억력이 탁월하다. 매일 글을 쓰고 코로나19 이전까지 일주일에 서너 번씩 강의를 했다.

김형석 교수는 몸이 약했기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살았다고 했다. 운동도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밤 11시에 잔다. 하루 한 시간쯤 산책하며 원고를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 2층을 몇 번씩 오르내린다. 자연스럽게 근력운동이 된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일주일에 세 번 수영장에 갔다.

약골(弱骨)은 몸이 약한 사람을 말한다. 김형석 교수도 넓은 의미의 약골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100세를 넘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온전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주위에서 듣던 "건강 조심하라"는 말을 되새기며 일상에서 무리하지 않는 삶이 102세 건강의 버팀목이 된 것으로 보인다.

평소 건강해 보이던 사람이 돌연사하는 경우가 있다. 가족들은 "평생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던 건강체질이었다"고 말한다. 고인이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건강검진 등을 소홀히 한 게 오히려 독이 된 사례라 할 수 있다. 돌연사의 원인은 대부분 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이나 뇌졸중(뇌출혈, 뇌경색)이다. 증상이 쉽게 나타나지 않아 몸속에서 병을 키우다 뜻밖의 화를 당할 수 있다.

반면에 일찍 당뇨병, 심장병 판정을 받은 사람이 건강수명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완치가 안 되기 때문에 평생 음식과 운동으로 몸을 관리해야 한다. 요즘도 당뇨병을 치료하지 않아 실명이나 발가락 절단 등 부작용을 겪는 사람이 있다. 일상에서 항상 당뇨병을 의식하면 건강관리의 기본을 실천할 수 있다.

중년들이 건강을 자신해 무리한 운동을 하다 크게 다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산악사고의 주 연령층은 50대로 실족·추락이 가장 많았다. 등산 중 고혈압, 심장병 등 개인질환으로 쓰러진 사람도 상당수였다. 대부분 무리한 산행 코스를 선택했다가 소방헬기까지 출동하는 사고를 당했다.

마라톤대회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경주 중 쓰러진 사람들은 마라톤 초보자가 아니라 몇 번 완주한 경험자가 대부분이다. 체력을 과신해 무리한 질주를 하다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사망하기도 한다. 헬스장에서도 무거운 역기를 들다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고혈압, 심장병 초기 환자들이다. 무리한 운동은 활성산소를 양산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대회에 참가한 운동선수들이 은퇴해 관절염 등 각종 병으로 고생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렇다고 "나는 약골이니까" 소극적인 생각으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약골'인 사람도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건강수명을 누릴 수 있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체력이 약한 사람도 하루 30분 이상씩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을 하면, 체력이 강한 사람의 사망위험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 체력수준은 유전성도 있지만 운동에 의해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그 강도와 관계없이 심혈관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김형석 교수는 노인에게 가장 안전한 운동 중의 하나인 수영을 즐겼다. 수영은 무릎 관절이 좋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굳이 수영 자세를 취하지 않더라도 물속에서 30분 이상 그냥 다리와 팔을 움직여도 높은 건강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매일 자택 2층을 오르내리는 것은 매우 좋은 근력운동이다. 다만 낙상을 막기 위해 보호대를 꼭 잡고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김형석 교수의 아침 식사는 우유 한 잔, 계란 하나, 토스트 반 조각. 사과 2-3조각이라고 한다. 근육보강에 좋은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음식들이다. 하루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적당한 탄수화물도 섞여 있다. 김형석 교수의 장수 비결은 '비결'이라고 할 수 없다. 무리하지 않는 운동과 식사, 끊임없는 두뇌활동이 치매 없는 건강수명의 원천이 된 것 같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출처:   https://news.v.daum.net/v/20210427111902879

조회 수 :
189
등록일 :
2021.05.29
06:13:49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09593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2071 '세계 산책의 날'..산책이 주는 건강 효과 불씨 158 2021-06-20
'세계 산책의 날'..산책이 주는 건강 효과 이지원 입력 2021. 06. 19. 06:01   [날씨와 건강] 가벼운 산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전국이 15~20도, 낮 최고기온은 24~31도로 예보...  
2070 건강한 장을 위해 꼭 먹어야 할 3가지 불씨 112 2021-06-19
건강한 장을 위해 꼭 먹어야 할 3가지 기사입력 2021.06.18. 오후 4:31     [사진=solar22/gettyimagesbank]   위산 역류가 잦거나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면 장 건강에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처럼 특정한 증상들을 보이기 전부터 장은 건강관...  
2069 여름철에 운동 잘하는 방법 3 불씨 105 2021-06-18
여름철에 운동 잘하는 방법 3 권순일 입력 2021. 06. 15. 08:0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벌써 후덥지근하다.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드는 시기다. 덥고 습한 여름철 동안 운동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여름철에 운동을 하면 체온 상승이 이어져 땀이 ...  
2068 몸 속에 영양소가 부족하다는 징후들 불씨 124 2021-06-17
몸 속에 영양소가 부족하다는 징후들 김수현 입력 2021. 06. 16. 18:21   건강한 식습관에도 불구하고 주요 영양소인 비타민과 미네랄, 칼슘 등의 부족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아래와 같은 결핍 증상들이 나타날 경우 부족한 영양소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  
2067 노화를 촉진하는 음식 10가지 불씨 159 2021-06-16
노화를 촉진하는 음식 10가지 이보현 기자 입력 2021. 06. 10. 06:31   [사진=게티이미지뱅크]나이 드는 것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그래도 최대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이들은 시간과 노력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노화에 영향을 주는 주된 요소 ...  
2066 운동에도 순서가 있다! 최고의 효과를 내는 운동의 순서 불씨 162 2021-06-15
운동에도 순서가 있다! 최고의 효과를 내는 운동의 순서 기사입력 2021.06.13. 오후 12:48       피트니스 센터에 방문해 운동하는 대다수 사람들이 많이 범하는 실수가 있다. 가장 익숙하고 손쉬운 운동기구를 먼저 사용한다는 점이다.트레드밀(런닝머신) 사...  
2065 휴식이 운동에 필요한 이유 (연구) 불씨 122 2021-06-14
휴식이 운동에 필요한 이유 (연구) 이보현 기자 입력 2021. 06. 13. 20:24 수정 2021. 06. 13. 20:28   악기 연주부터 운동까지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면 끈기있는 연습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쉼없이 연습만 계속하는 것보다 틈틈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성과를 ...  
2064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6 불씨 135 2021-06-13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6 권순일 입력 2021. 06. 12. 17:0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신체의 전반적인 건강도 향상된다. 운동은 어떻게 이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일까. '헬스닷컴'에 따르면, 운동은 신체에 다...  
2063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신체의 엔진' 심장, 잘 돌아가게 하는 방법 불씨 149 2021-06-12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신체의 엔진' 심장, 잘 돌아가게 하는 방법 권순일 입력 2021. 06. 11. 07:06   [사진=게티이미지뱅크]'신체의 엔진'은 심장이다. 1분에 60~80회 정도 심장 근육이 수축하며 산소와 영양분을 싣고 있는 혈액이 온 몸에 전달된다. 심장...  
2062 밖에서 놀다가 상처 났을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불씨 266 2021-06-11
밖에서 놀다가 상처 났을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06. 09. 16:21 수정 2021. 06. 09. 16:44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는 이물질 제거를 위해 흐르는 물에 상처를 씻어주는 게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름에는 바깥 ...  
2061 멋지고 건강하게 나이 먹는 법 5 불씨 120 2021-06-10
멋지고 건강하게 나이 먹는 법 5 이용재 입력 2021. 06. 08. 16: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한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1960년 52.4세에서 2019년 83.3세로 늘어났다. 무려 30년 이상 늘어난 시간, 어떻게 하면 멋지고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 미국의 건강 ...  
2060 치아 건강 위해 '연령대별' 알아둬야 할 상식 불씨 113 2021-06-09
치아 건강 위해 '연령대별' 알아둬야 할 상식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06. 08. 11:21 수정 2021. 06. 08. 11:24   오는 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오는 6월 9일은 구강보건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2059 "잠이 부족해"..수면결핍을 나타내는 신호들 불씨 126 2021-06-08
"잠이 부족해"..수면결핍을 나타내는 신호들 문세영 입력 2021. 06. 07. 17:06 수정 2021. 06. 07. 17:10     [사진=lofilolo/gettyimagesbank] 하루 적정 수면 시간은 7~8시간이다. 하지만 6시간만 자도 개운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9시간을 자도 피...  
2058 ‘유산균’ 알고 먹자…“식후에, 항생제는 먹은 뒤 따로” 불씨 197 2021-06-07
‘유산균’ 알고 먹자…“식후에, 항생제는 먹은 뒤 따로” 기사입력 2021.06.06. 오전 10:20 최종수정 2021.06.06. 오후 1:05   식품의약품안전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관련 정보   마크로젠. 건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모를 리 없는 보편적인 건강기능성 ...  
2057 [젠더의학⑧] 남녀 수명 격차 줄고 있다는데, 왜? 불씨 125 2021-06-06
[젠더의학⑧] 남녀 수명 격차 줄고 있다는데, 왜?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06. 04. 17:00   남녀 '사회적 스트레스' 평균화.. 여성호르몬의 '건강 효과' 상쇄   WHO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격차는 감소 추세에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  
2056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증상 5 불씨 108 2021-06-05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증상 5 이용재 입력 2021. 06. 03. 15:16   [사진=Manuel-F-O/gettyimagebank] 큰 병은 아니지만 신경 쓰이는 증상이 있다. 병원에 가기엔 사소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증상들. 이유가 뭘까? 대책은 없을까? 건강 정보 사이트 '웹엠디'가...  
2055 숨쉬는 게 운동? 농담 아니었네.. 폐 노화 막는 5가지 비법 불씨 240 2021-06-04
숨쉬는 게 운동? 농담 아니었네.. 폐 노화 막는 5가지 비법 김광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 입력 2021. 06. 03. 01:14 수정 2021. 06. 03. 10:33   [튼튼 장수 프로젝트 - 노화 알면 노쇠 막는다] [5] 폐 노화와 대처법 우리 몸에서 평생 잠시도 쉬...  
2054 혀를 잘 닦지 않으면 벌어지는 문제 5 불씨 136 2021-06-03
혀를 잘 닦지 않으면 벌어지는 문제 5 권순일 입력 2021. 05. 31. 07:02   [사진=게티이미지뱅크]치아 구석구석 양치질을 잘해도 혓바닥을 닦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매일 혓바닥 닦기를 잘하면 구강 건강이 전반적으로 향상된다. 입속에는 7...  
2053 손톱 거스러미 뜯고, 귀 파고, 코털 뽑고.. '큰일 나는' 위생 습관 불씨 232 2021-06-02
손톱 거스러미 뜯고, 귀 파고, 코털 뽑고.. '큰일 나는' 위생 습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05. 31. 07:00   잘못된 방식으로 털, 각질, 거스러미 등을 제거했다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털, 각질, 거스러미 등 ...  
2052 과학자들이 말하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 6 불씨 116 2021-06-01
과학자들이 말하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 6 문세영 입력 2021. 05. 31. 11:34   [사진=vladans/gettyimagesbank]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95세의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국민 MC' 송해처럼 노년기를 보내고 싶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