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나는 긴병 없이 편안하게 죽을 수 있을까?

김용입력 2024. 2. 13. 14:35

 

 

 

뇌졸중(뇌경색-뇌출혈)은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다. 거동이 불편해 간병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92세 A씨가 전날 운동까지 한 후 밤에 자다가 사망한 일이 있다. 죽기 전까지 건강을 유지했으니 건강수명을 누린 것이다. 고인은 10년 전 아내가 뇌졸중으로 먼저 떠난 후 그동안 혼자 살아왔다. 딸이 아침 안부 전화에 응답이 없자 집으로 달려가 편안하게 숨진 아버지를 발견했다. 고인은 한쪽 몸이 마비됐던 아내를 요양병원에 보내지 않고 오랫동안 집에서 직접 간병했다. 그는 "너희들(자녀들)에게 (간병) 부담 주기 싫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흔히 "자다가 죽는 게 소원"이라는 말을 한다. 건강한 사람도 어느 정도 병치레를 한 후 죽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임종 전 앓는 기간을 짧게 하고 싶을 것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오래 앓으면 가족들도 고생한다. 돈도 많이 든다. 하지만 자다가 죽는 것은 희망일 뿐이다. 늙고 쇠약해지면 자신의 뜻대로 몸을 가누지 못한다. 몇 년, 아니 10년을 병상에 누워 지내다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병들어 매일 고통스러웠던 부부의 선택... "이해할 수 있나요?"

드리스 판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가 지난 5일 93세로 안락사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독실한 가톨릭(천주교) 교인이 동갑 부인과 손을 잡고 함께 안락사를 선택한 것이다.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안락사가 네덜란드에선 합법이다. 한 해 8000명이 넘는 안락사가 나오는 네덜란드에서도 동반 안락사는 매우 드물다. 판아흐트 전 총리는 2019년 뇌졸중 후유증으로 고생해왔고, 아내도 여러 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자택에서 의사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판아흐트 전 총리 측은 "부부 모두 (건강이 나빠져) 힘들고 고통스러워 했다. 병들어 힘들어 하는 배우자를 혼자 남겨두고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동반 안락사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안락사 허용 시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친다. 환자가 겪는 고통의 정도, 회생 가능성, 간절한 희망 등을 꼼꼼하게 따진다. 부부의 세 자녀는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마지못해 부모의 간절한 소망(안락사)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노년에 건강할까?... 내 남편, 아내의 건강도 중요

지금 중년의 나이라도 위의 두 가지 사례가 마음에 와 닿았을 것이다. 먼 훗날이 아닌 가까운 미래에 '나의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50~60대 이후는 세월이 더 빨리 지나간다고 한다. 한순간에 70, 80대 노인이 된 나를 발견할 것이다. 나는 그때 건강할까? 제대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까? 긴 병치레에 자녀들을 괴롭히진 않을까? 눈앞에 다가온 죽음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내가 건강하더라도 배우자의 건강이 문제다. 요즘 크게 늘어나는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치매에 걸린 아내나 남편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앞의 92세 A씨처럼 내가 아내를 직접 간병할 수 있을까? 아니면 매몰차게 요양병원으로 보내는 게 나을까? 자녀가 요양병원 행을 권해도 내가 뿌리칠 강단이 있는가? 최근 70세 뇌졸중 환자가 늘고 있어 이제 발등의 불이나 다름 없다

나는 편안한 노년, 품위 있는 임종을 맞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현재 '존엄사'를 시행하고 있다. 약물 주입 등으로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안락사'와 크게 다르다. 말기 환자가 회생 가능성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이다. 심폐소생술-혈액 투석-항암제 투여-인공호흡기 등 시술을 법적으로 중단하지만 통증 완화 치료, 영양분, 물, 산소의 단순 공급은 중단할 수 없다. 2018년 2월부터 시행 중인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의 주요 내용이다. 지금은 건강하더라도 훗날 병에 걸려 회생 가능성이 없을 경우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미리 서약한 '사전의향서' 작성자가 200만 명을 넘었다.

건강할 때 유난히 체면과 주위의 시선을 중요시했던 사람도 중병이 들어 쇠약해지면 체면을 의식할 기력조차 없어진다. 온몸에 온갖 기계장치를 주렁주렁 달고 누워 있는 모습은 가족들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만일 어린 손주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트라우마로 남을지도 모른다. 건강할 때 멋지고 품위 있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편안한 노후를 망치는 뇌졸중은 식습관-생활습관 관리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당뇨병 환자 중 오래 사는 사람은 나쁜 생활습관을 확 바꿔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나는 긴병 없이 편안하게, 그리고 품위 있게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지금 중년이라도 늦지 않다. 내 혈관을 살피고 귀찮아도 몸을 더 움직이자. 누구나 아는 건강 상식을 실천해야 노년에 품위를 지킬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Copyright© 코메디닷컴

 

 

출처: https://v.daum.net/v/20240213143532994

조회 수 :
121
등록일 :
2024.02.15
07:52:55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10153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날짜
3072 망막 두께로 치매 조기 진단 (연구) admin 875 2018-07-26
간단한 눈 검사로 치매 발병 위험을 예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에든버러 대학 등이 공동으로 내놓은 논문에 따르면 눈 뒤의 망막 조직을 살펴보는 것으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광간섭단층촬영...  
3071 [소소한 건강 상식] 나이 들면 길어지는 코털, 왜? 불씨 871 2017-12-01
[소소한 건강 상식] 나이 들면 길어지는 코털, 왜?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소소한 건강 상식] 나이 들면 길어지는 코털, 왜?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kjg@chosun.com   입력 : 2017.11.29 09:03   남성은 중년 이후로 코털, 콧수염, 턱수염, 눈썹이 ...  
3070 양반다리 자세가 나쁜 이유 불씨 861 2018-05-24
[소곤소곤 몸 이야기] 양반다리 자세가 나쁜 이유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소곤소곤 몸 이야기] 양반다리 자세가 나쁜 이유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4.27 09:18     양반다리는 바닥에서 생활을 하거나 요가·명상 등을 하는 사람이 곧...  
3069 "같이 먹지 마세요"..궁합 상극인 영양제 불씨 856 2022-08-15
"같이 먹지 마세요"..궁합 상극인 영양제 권미란 입력 2022. 08. 07. 10:05 수정 2022. 08. 10. 11:00 댓글 186개     [생활의 발견]같이 복용시 효과 없거나 부작용 우려 비타민A-루테인·종합비타민-철분·아연-구리 등 상극 식사 전후로 나눠 복용하거나 2시...  
3068 폐렴, 호흡 곤란...위산 역류가 유발하는 뜻밖의 증상 6 불씨 852 2018-09-26
폐렴, 호흡 곤란...위산 역류가 유발하는 뜻밖의 증상 6   기사입력 2018-09-20 15:23 위산 역류는 두통이나 복통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현상이다. 위산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쓰라린 증상이 나타난다. 과식이나 과음 후 나...  
3067 노인에 ‘노인’ 취급 땐 인지능력 급속 쇠퇴 불씨 843 2017-07-22
No1 건강포털, 코메디닷컴-노인에 ‘노인’ 취급 땐 인지능력 급속 쇠퇴    노인에 ‘노인’ 취급 땐 인지능력 급속 쇠퇴   입력 F 2015.01.31 08:38 수정 2015.01.31 08:58     노인에 대한 안 좋은 고정관념이 고령층의 인지능력을 저하시키는 한 원인인 것으로 ...  
3066 가볍게 삐끗한 다리, 온찜질 vs 냉찜질..정답은? 불씨 839 2017-07-22
가볍게 삐끗한 다리, 온찜질 vs 냉찜질..정답은?| Daum라이프 가볍게 삐끗한 다리, 온찜질 vs 냉찜질..정답은? [스타일 지식인] 삐끗한 직후엔 진통 효과 지닌 '냉찜질'..찜질 전 상태 세심히 살펴야머니투데이 | 이은 기자 | 입력 2017.04.10 07:30       [머...  
3065 내 휴식기 심박수는? 건강한 심박수 유지법 불씨 828 2023-06-21
내 휴식기 심박수는? 건강한 심박수 유지법 이보현입력 2023. 6. 20. 19:00       정상적인 휴식기 심박수는 분당 60~100회 사이   정상적인 휴식기 심박수는 분당 60에서 100회 사이를 가리킨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요즘은 피트니스 추적장치가 다양하게 ...  
3064 감기, 초기에 잡는 법...시기, 증상별 대처법 불씨 819 2023-02-08
감기, 초기에 잡는 법...시기, 증상별 대처법 김수현입력 2023. 2. 2. 18:30       감기 증상이 의심된 순간부터 다음 날까지, 시간대별 증상별 똑똑한 대처법으로 감기를 초기에 잡을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몸이 으슬으슬 춥고 목도 건조해지면서 ...  
3063 영양제 섞어 먹으면 안 되는 이유 불씨 819 2017-10-04
영양제 섞어 먹으면 안 되는 이유| Daum라이프 영양제 섞어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10.04 10:00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타민제나 철분제를 비롯해 단백질 보충제 등 여러 가지 영양제를 한꺼번...  
3062 [노인건강]밥맛없고 가래끓는 소리..부모님 건강 위협하는 폐렴 불씨 811 2019-05-06
[노인건강]밥맛없고 가래끓는 소리..부모님 건강 위협하는 폐렴 이영성 기자 입력 2019.05.05. 07:00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폐 염증질환인 폐렴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특히 위험하다. ...  
3061 식후 커피·늦은 양치질…점심식사 후 하면 안 좋은 습관 3가지 불씨 796 2017-12-08
식후 커피·늦은 양치질…점심식사 후 하면 안 좋은 습관 3가지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식후 커피·늦은 양치질…점심식사 후 하면 안 좋은 습관 3가지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임다은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 2017.12.07 13:55   식사 직후에 커피를 마...  
3060 소변이 말하는 건강 상태 6 불씨 794 2017-12-17
소변이 말하는 건강 상태 6 소변이 말하는 건강 상태 6   입력 F 2017.12.15 07:18 수정 2017.12.15 07:18   소변은 우리 몸에서 배출된 물질인 만큼 신체 내부 상태를 판단하는 지표로 적당하다. 소변은 옅은 노란색일 때 가장 정상적인 상태다. 진한 노란색...  
3059 파스 사용 후 손 씻어야.. 눈·피부에 묻으면 통증·발진 불씨 791 2017-10-18
파스 사용 후 손 씻어야.. 눈·피부에 묻으면 통증·발진| Daum라이프 파스 사용 후 손 씻어야.. 눈·피부에 묻으면 통증·발진 [알아야 藥!] 파스 캡사이신 성분 등이 피부 자극.. 피부 약한 어린 아이, 더 위험헬스조선 |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10.1...  
3058 몸 속 만성염증 없애는 똑똑한 항염 식품 5가지 불씨 770 2018-02-20
[카드뉴스] 몸 속 만성염증 없애는 똑똑한 항염 식품 5가지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카드뉴스] 몸 속 만성염증 없애는 똑똑한 항염 식품 5가지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참고자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 ‘식품와 염증 반응’   입력 : 2018.0...  
3057 속 쓰림 완화하려면, 껌 씹거나 옆으로 누워라? 불씨 758 2017-05-18
속 쓰림 완화하려면, 껌 씹거나 옆으로 누워라?| Daum라이프 속 쓰림 완화하려면, 껌 씹거나 옆으로 누워라? 헬스조선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5.17 15:53   식도 점막에 염증이 생겨 만성 속 쓰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  
3056 봄철 늘어나는 타박상.. '파스' 함부로 붙였다간? 불씨 749 2017-03-20
봄철 늘어나는 타박상.. '파스' 함부로 붙였다간?| Daum라이프 봄철 늘어나는 타박상.. '파스' 함부로 붙였다간? 두드러기·화상 등 부작용 다양헬스조선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3.17 15:17     봄을 맞아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3055 몸속 염증 없애는 6가지 습관 불씨 741 2017-09-08
몸속 염증 없애는 6가지 습관| Daum라이프 몸속 염증 없애는 6가지 습관 헬스조선 | 헬스조선 편집팀 | 입력 2017.09.08 09:00       몸속 만성 염증을 없애려면 체지방을 줄이고 햇볕을 적절하게 쬐는 등의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게 도움이 된다/사진=헬스조선...  
3054 집에서 감기 치료하는 방법 7가지 불씨 739 2017-03-14
집에서 감기 치료하는 방법 7가지| Daum라이프 집에서 감기 치료하는 방법 7가지 코메디닷컴 | 권오현 | 입력 2017.03.14 16:12       봄이 오는 길목에 있다 보니 잦은 기온 변화로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심한 몸살이면 병원에 가야겠지만 대부분...  
3053 입이 마르는 뜻밖의 이유 9 불씨 733 2018-03-21
입이 마르는 뜻밖의 이유 9 입이 마르는 뜻밖의 이유 9   입력 F 2018.03.17 10:50 수정 2018.03.17 11:02   구강 건조증(입 마름)은 침 분비가 줄어들거나 그 외에도 다양한 원인 때문에 입 안이 마르는 증상이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1~1.5ℓ의 침이 분비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