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집안 배터리에 수은 중독..놔뒀다간 큰병 될 생활 유해물질

 

백민정 입력 2020.07.04. 08:01 수정 2020.07.04. 15:22 댓글 5
번역 설정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서울 노원구 신장근 주무관이 수질검사를 위해 상계약수터에서 약수를 살균 수통에 담고 있다. 노원구는 수질 관리를 위해 매월 보건소 등을 통해 수질검사를 한다. 김경빈 기자

50대인 박명호(가명)씨는 한 병원 검사를 받다 혈중 수은 농도(9.04 ㎍/dL)가 정상치보다 3배 높은 것을 알게됐다. 원인을 찾기 위해 지난해 서울대병원 환경의학클리닉을 찾았다. 전문의는 상담 끝에 박씨의 집 안에 수은 온도계, 배터리 등 수은 함유 기기가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박씨는 물건을 치우고 환기를 자주하며 치료한 끝에 1년여 만에 정상 수치를 되찾았다.

수은의 경우 만성 중독되면 손이나 눈꺼풀, 입술, 혀 등이 미세하게 떨리고 가끔 저절로 씰룩거리게 된다. 지속적인 두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할 경우 과도한 흥분상태가 유지된다.

병원을 찾은 박씨도 소량의 음주에도 숙취가 오래 가고 소화 불량을 호소했다고 한다.

60대인 김미숙(가명·여)씨는 딸과 건강검진을 받던 중 혈중 비소 농도가 정상치보다 수 십배 높게 나와 깜짝 놀랐다. 의료진과 함께 비소의 노출 경로를 찾기 시작했다.

김씨와 딸의 생활패턴에서 찾아낸 공통 분모는 약수터에서 떠온 약숫물을 꾸준히 함께 마신 것이었다. 약수 음용을 중단하고 항산화제를 복용한 결과 점차 비소 농도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박씨와 김씨 사례처럼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미세먼지 등 환경유해인자 노출에 따른 건강 문제를 상담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환경성 질환'이란 진단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5년 804만여 명에서 2019년에 865만여 명으로 늘었다. 환경성 질환 진단에는 아토피성 피부염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이 있다.

연도별 환경성 질환 환자 수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연령대별 환경성 질환 요양급여비용총액 비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대병원 환경의학클리닉 김경남 교수는 "피부염이나 비염, 천식 등은 결과적인 진단명이고, 사실 무엇이 원인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며 "비누나 샴푸, 플라스틱용기 등 일상생활에서 새어나오는 화학물질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만성 질병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직업 환경 외에 일상생활에서도 환경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해 요소가 적지 않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동네 병원에서 환경성 질환의 원인을 찾지 못하거나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등 특이 인자가 혈중에 검출돼 대형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서울대병원 환경의학클리닉 김경남 교수

김 교수는 "환자와 생활패턴, 습관 등을 상담하며 탐정처럼 원인을 찾는다"며 "매일 먹는 건강보조식품에 납 성분이 있었던 환자 사례도 있었고, 회사만 가면 천식이 심해지는 탓에 '아픈빌딩증후군'으로 확인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픈빌딩증후군은 밀폐된 실내의 오염된 공기와 산소부족으로 각종 알레르기 증상(비염·천식·피부질환)이나 두통, 권태감 등이 나타나는 걸 말한다. 각종 건축자재와 사무기기 등 각종 석유화학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데 반해 실내 환기 부족으로 생길 때가 많다.

김 교수는 "사회가 발전하며 각종 제품이 쏟아지면서 환경유해인자가 늘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또 그로 인한 질환인지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경성 질환을 비염이나 아토피 정도로 여기지만 다양한 원인과 질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이 각종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환경성 질환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지난달 환경의학클리닉을 확대해 연 이유다. 대형병원에 천식이나 진폐증 등 직업환경 위주의 특수검진과가 개설돼 있지만, 일상생활 관련 환경성 질환을 다루는 병원은 많지 않다.

관세청이 수입 어린이 제품에 대해 안전성 분석을 벌인 결과 환경호르몬이 함유된 완구와 학용품 13만점을 적발, 수입통관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도형자와 연필 세트.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환경의학클리닉은 특히 환경호르몬과 어린이 천식 간 연관성을 들여다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환경호르몬과 어린이 천식 사이의 연관 관계를 보여주는 근거가 국내외 연구에서 많이 쌓이고 있다"며 "예컨대 비스페놀A의 경우 7~8세에 노출이 많을수록 11~12세에 쌕쌕거리는 증상이나 천식 등이 많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 식판, 생수통, 각종 문구류 등에 함유돼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 교수는 "환경호르몬은 저농도만으로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변을 통해 환경호르몬 농도를 체크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 중인데, 하반기 내 성과가 나오면 생활환경 속에서 환경호르몬에 어느 정도 노출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출처:   https://news.v.daum.net/v/20200704080105827

조회 수 :
220
등록일 :
2020.07.05
07:07:33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17917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날짜
2471 체내 염증 퇴치하는 먹거리 8가지 불씨 220 2017-06-15
체내 염증 퇴치하는 먹거리 8가지| Daum라이프 체내 염증 퇴치하는 먹거리 8가지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6.14 16:02         체내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은 뇌졸중, 암, 비만, 알츠하이머병, 심장병, 관절염, 우울증 등 각종 질환과 연관이 있다. 나...  
2470 “급체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급체 증상과 대처법 불씨 219 2023-09-07
“급체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급체 증상과 대처법 서애리입력 2023. 9. 5. 20:01       갑자기 소화가 안 되고 명치 부위가 답답해지는 증상. 흔히 체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정도에 따라 두통, 식은땀, 복통, 설사, 근육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급...  
2469 아침 공복에 '꿀마늘'을 먹어야 하는 이유 불씨 219 2020-12-05
아침 공복에 '꿀마늘'을 먹어야 하는 이유 김상민 입력 2020.12.04. 20:01 댓글 0개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photo_provider3-horz+Zakharova_Natalia/gettyimagebank] 아침에 일어나 공...  
2468 도로변 공기 오염 주의..멀리 떨어져 걸어야 불씨 219 2019-06-01
도로변 공기 오염 주의..멀리 떨어져 걸어야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5.31. 18:48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길을 다닐 때는 도로 주변에서 멀리 떨어져 다니는 게 좋겠다. 도로변 공기는 오염 농도가 높고 건강에 더 해롭기 때문이다.   ◇차량 통행...  
2467 운동하는 70대 근육, 20대와 비슷 (연구) 불씨 219 2018-11-29
운동하는 70대 근육, 20대와 비슷[연구] 이용재 기자 ,      입력 2018.11.28. 17:11 [사진=Ruslan Guzov/shutterstock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70세 노인의 근육은 건강한 25세의 근육과 다를 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이 나이에 따른 노쇠 현상을...  
2466 65세 이상 남성, 근육 줄면 사망·요양병원 입원 위험 5배 불씨 219 2018-04-13
65세 이상 남성, 근육 줄면 사망·요양병원 입원 위험 5배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65세 이상 남성, 근육 줄면 사망·요양병원 입원 위험 5배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4.10 11:10     평창군 노인들이 근감소증 예방과 완화를 위해 근력운동...  
2465 스트레스와 호르몬, 그리고 사랑 불씨 219 2018-01-08
스트레스와 호르몬, 그리고 사랑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스트레스와 호르몬, 그리고 사랑 ​ 입력 : 2017.07.16 22:00 심봉석의 앤드롤로지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스트레스는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  
2464 주의해야 할 3大 '귀 질환'은 무엇일까? 불씨 219 2017-05-17
주의해야 할 3大 '귀 질환'은 무엇일까?| Daum라이프 주의해야 할 3大 '귀 질환'은 무엇일까? 돌발성 난청, 이석증, 그리고..헬스조선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5.16 08:08     귀는 소리를 들을 뿐 아니라, 몸의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관...  
2463 운동 전후 수분 섭취 실수 6 불씨 218 2022-06-21
운동 전후 수분 섭취 실수 6 이보현 입력 2022. 06. 17. 15:01 댓글 17개     탈수증상은 피로를 유발하고 운동 동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분 공급은 언제나 중요하다. 특히 운동할 때는 그렇다. 운동 전, 운동 중, 운동 후, 특히 땀...  
2462 오늘부터 조선왕릉 속 치유의 숲길 더 길게 걷는다 불씨 218 2019-05-16
오늘부터 조선왕릉 속 치유의 숲길 더 길게 걷는다 입력 2019.05.16. 00:00 구리 동구릉·남양주 광릉·파주 삼릉 등 8곳 확대 개방 화성 융릉과 건릉 숲길 [문화재청 제공]     (서울=연합뉴스) 독자팀 = 문화재청은 신록의 시기인 5월을 맞아 조선왕릉 8곳 숲...  
2461 오래 앉아 있는 건 '제2의 흡연' (연구) 불씨 218 2018-12-14
오래 앉아 있는 건 '제2의 흡연'(연구) 이용재 기자     입력: 2018.11.21. 16:29   [사진=Milles Stucio/shutterstock]   오래 앉아 지내는 것이 흡연만큼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 연구진은 18세 이상 미국 성인을 대...  
2460 '하체' 건강이 全身 건강 좌우…"다리 힘 키워라" 불씨 218 2018-02-28
'하체' 건강이 全身 건강 좌우…"다리 힘 키워라"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하체' 건강이 全身 건강 좌우…"다리 힘 키워라"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2.23 08:00 다리 근육 강화하는 운동법     다리 건강이 전신 건강을 좌우한다. 전화통화...  
2459 본격 장마 시작, 비 오면 찾아오는 '기상병' 5가지 불씨 218 2017-07-01
본격 장마 시작, 비 오면 찾아오는 '기상병' 5가지| Daum라이프 본격 장마 시작, 비 오면 찾아오는 '기상병' 5가지 우울증 심화되고, 관절통도..헬스조선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6.29 15:28 | 수정 2017.06.29 16:38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  
2458 소화기관을 보다 튼튼하게 만드는 전략 5 불씨 218 2017-06-24
소화기관을 보다 튼튼하게 만드는 전략 5| Daum라이프 소화기관을 보다 튼튼하게 만드는 전략 5 코메디닷컴 | 문세영 | 입력 2017.03.10 19:08       소화기관에는 엄청난 양의 미생물이 기생한다. 이 미생물들은 음식대사에 관여하고 영양소가 몸 곳곳으로 이...  
2457 여름에 걷기 운동, 아무 때나 하지말고 '이 시간' 적합 불씨 217 2023-07-19
여름에 걷기 운동, 아무 때나 하지말고 '이 시간' 적합 정지인입력 2023. 7. 18. 15:00       여름철에는 해가 뜬 낮 시간 보다는 해가 한풀 꺾인 시간대에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특별한 도구없이,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편...  
2456 체온이 올라야 면역력도 오른다, 혹한기 속 체온 높이는 음식은? 불씨 217 2022-02-12
체온이 올라야 면역력도 오른다, 혹한기 속 체온 높이는 음식은? 윤새롬 입력 2022. 01. 19. 18:21     최근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며 강추위가 찾아왔다. 인체의 정상 체온은 36.5~37.5도로, 체온이 이보다 1도가 떨어지면 대사 능력은 12%, 면역력은 ...  
2455 수천가지 바이러스 품어도 멀쩡···박쥐의 생존 비밀 풀렸다 불씨 217 2020-07-24
수천가지 바이러스 품어도 멀쩡···박쥐의 생존 비밀 풀렸다 기사입력 2020.07.23. 오후 12:12 최종수정 2020.07.23. 오후 12:38      관박쥐 등 6종 게놈 분석 관박쥐. Daniel Whitby 네이처 제공=연합뉴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원인 ...  
2454 "생활환경 곳곳에 화학물질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불씨 217 2019-06-27
"생활환경 곳곳에 화학물질이.." 얼마나 알고 있나요? 김윤정 기자 입력 2019.06.26. 16:47   강상욱 교수, 생활화학제품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특강 개최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고가 일어났고, 2017년에는 살충제 ...  
2453 망종, 냉방병과 여름감기 예방할 시기 불씨 217 2018-06-07
망종, 냉방병과 여름감기 예방할 시기 | Daum 뉴스 /베이비뉴스 망종, 냉방병과 여름감기 예방할 시기   윤정원 기자 입력 2018.06.04. 16:08   망종(芒種)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로 각종 외부 시설뿐 아니라 더위에 민감한 가정에서는 냉방기 가동...  
2452 매년 3만명 위암 판정, 위 점막 자극하는 식습관이 원인 불씨 217 2017-11-05
매년 3만명 위암 판정, 위 점막 자극하는 식습관이 원인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매년 3만명 위암 판정, 위 점막 자극하는 식습관이 원인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7.11.04 08:00     매년 3만명이 위암을 진단 받는다. 자주 복통이 나타나고 변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