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나는 아프지 않고 죽을 수 있을까?

김용입력 2023. 6. 6. 12:29

 

 

 

[김용의 헬스앤]

내가 오래 아프면 가족들도 고생한다. 내 몸이 건강해야 가족들이 편안하다.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위 분들이 오랜 투병 생활로 힘들어 하는 것을 지켜봤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극진하게 환자를 돌보던 가족도 간병이 길어지면 지쳐간다. 유난히 가족 사랑이 두터웠던 사람은 애틋했던 감정이 사라질까 두렵다. 할 수 없이 요양병원을 선택해도 마음이 편치 않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은 현재 진행형이다.

"자다가 편안하게 죽고 싶다"... 나이 든 분들은 곧잘 이런 말을 한다.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진심일 것이다. 이제 중년인 나도 이런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 나를 돌보느라 힘들어 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렇다고 병들어 요양병원엔 가기가 꺼려진다. 이는 전적으로 내가 선택할 문제는 아니지만, 인지상정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암 사망의 30%는 흡연, 30%는 음식, 10~25%는 만성감염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그밖에 직업, 유전, 음주,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이 1~5% 정도 관여하고 있다. WHO는 금연, 음식 조절, 운동 등을 통해 암의 ⅓은 예방 가능하고, ⅓은 조기 검진-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생활 습관을 조심해도 병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들이 적지 않다. 지금도 이유 없는 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유전(가족력)은 대개 부모, 형제, 자매 등 직계 가족들의 질병 상황을 살핀다. 아버지가 대장암을 앓았다면 아들, 딸의 대장암 위험이 5% 정도 된다.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의 질병까지 생각하면 더 도움이 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췌장암의 경우 할아버지-아버지-아들 등 3대에 걸쳐 환자가 나온 경우가 있다.

암, 치매,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등은 투병 기간이 길고 후유증이 큰 대표적인 병이다. 특히 요즘 늘고 있는 뇌졸중은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몸의 마비, 언어 장애, 시력 장애 등이 남는 무서운 병이다. 몸의 마비가 심하면 주위 사람의 도움이 절실하다. 혼자서 화장실도 못 가면 시중들 사람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환자가 짜증을 내면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 수 있다.

환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통증이다. 초기에 암을 발견한 사람이라도 암 자체나 항암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30~50%가 통증을 겪는다. 암을 늦게 발견하면 통증이 더욱 심하다. 꽤 진행한 암 환자의 60~70%, 말기 암 환자의 80~90%가 심한 통증으로 밤잠도 못 이룰 수 있다. 환자는 육체적-정신적인 고통에 신음하고 간병하는 가족의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몸이 아프면 누구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특히 '암 환자'라는 단어가 주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전보다 죽음의 공포는 덜 느끼지만 암은 여전히 암이다. 암 환자는 진단과 치료, 부작용과 합병증 등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감정이 요동친다. 암 진단 후 치료에 들어갈 때까지 "내가 왜?" "암에 안 걸려본 사람은 나를 이해할 수 없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감정을 억누르다가 때로는 터뜨려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한다.

환자의 감정 기복과 스트레스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아프니까 짜증을 내고, 이를 잘 받아주던 가족도 장시간 시달리면 반응을 하게 된다. 육체적으로 시중드는 것도 힘든 데 환자의 잦은 짜증과 화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것이다. 치매 환자와 매일 마주 하는 가족들은 이런 상황이 더욱 심할 것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10%가 넘는 약 89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2021년 기준). 2024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환자 중 여성 비율이 약 62%로 남성(38%)의 2배에 육박한다. 젊을 때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던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폐경으로 사라지면서 신경세포 이상으로 기억력 등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요즘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이 주목받고 있다. 100세를 살아도 아파서 누워 지내는 기간이 길면 장수의 의미가 사라진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의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암 사망의 30%는 흡연, 30%는 음식이라는 WHO의 연구는 뇌졸중 등에도 상당 부분 적용된다. 내 몸이 건강해야 가족들이 편안하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나는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을까?"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출처: https://v.daum.net/v/20230606122959460

조회 수 :
117
등록일 :
2023.06.08
05:59:51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10007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날짜
2828 간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 5 불씨 326 2020-11-24
간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 5 이용재 입력 2020.11.23. 15:01 수정 2020.11.24. 08:39 댓글 0개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진=magicmine/gettyimagebank]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복잡한...  
2827 암 환자 가족들이 꼭 알아야 할 8가지 admin 326 2018-07-26
폭염이 이어지면서 건강한 사람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물며 병상에서 신음하는 암환자들은 오죽할까. 이들을 돌보는 가족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10명 중 3명이 암에 걸리는 시대, 이제는 암환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가족 중에 암...  
2826 깔끔해지려 뽑은 코털, 감기 유발한다? 불씨 326 2017-09-17
깔끔해지려 뽑은 코털, 감기 유발한다?| Daum라이프 깔끔해지려 뽑은 코털, 감기 유발한다? 헬스조선 | 헬스조선 편집팀 | 입력 2017.09.15 17:23 | 수정 2017.09.15 17:26       코털을 뽑으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사진=헬스조선 DB   ...  
2825 치매도 예방..걷기의 효과 6가지 불씨 326 2017-05-31
치매도 예방..걷기의 효과 6가지| Daum라이프 치매도 예방..걷기의 효과 6가지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5.30 10:16         중간 강도의 걷기 운동을 하면 혈관성 인지장애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에서 나온 ...  
2824 삶의 질 높이려면 근육·뼈·피부 속 콜라겐을 보충하라 불씨 325 2019-05-23
삶의 질 높이려면 근육·뼈·피부 속 콜라겐을 보충하라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5.22. 09:40   콜라겐과 건강 부족 시 골다공증·근력 저하로 골절 위험 보충하면 근감소증 개선·피부 탄력 유지.. 저분자 콜라겐, 식품으로 섭취해야 효과     노년 뼈·...  
2823 '스킨십'이 부부에게 미치는 영향 불씨 324 2020-05-08
'스킨십'이 부부에게 미치는 영향 김창엽 입력 2020.05.07. 16:45   [김창엽의 아하! 과학 57] 섹스와 무관한 손잡기-포옹, 소통 촉진 역할 해 [오마이뉴스 김창엽 기자] 부부가 언쟁을 벌일 때, 어느 한쪽이 상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주장을 편다면 어떤 결과...  
2822 건당국 16일부터 '고령자 독감 무료 예방접종' 보건소서 실시 불씨 324 2017-11-16
보건당국 16일부터 '고령자 독감 무료 예방접종' 보건소서 실시 | Daum 뉴스 건당국 16일부터 '고령자 독감 무료 예방접종' 보건소서 실시   송병기 입력 2017.11.16. 17:05댓글 0개자동요약   보건당국이 16일부터 고령자들의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보...  
2821 심장을 울게 하는 원인 vs 웃게 하는 방법 불씨 321 2022-09-16
심장을 울게 하는 원인 vs 웃게 하는 방법 권순일입력 2022.09.11. 11:06수정 2022.09.11. 14:16     스트레스, 흡연, 과음 등은 악화 요인 심장 건강을 지키려면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흡연을 비롯해 과도한 음주...  
2820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하루에 '몇 보' 걸어야 할까? 불씨 321 2021-04-18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하루에 '몇 보' 걸어야 할까?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04. 13. 06:01   클립아트코리아건강의 기본, 운동의 기본은 '걷기'다. 걷기도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맞게 하면 더 좋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우...  
2819 최고의 건강 전문가들은 □□영양제를 꼭 챙겨먹는다 ② 불씨 321 2017-12-31
  최고의 건강 전문가들은 □□영양제를 꼭 챙겨먹는다 ②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최고의 건강 전문가들은 □□영양제를 꼭 챙겨먹는다 ②   이기상 헬스조선 기자 leeks@chosun.com 사진 셔터스톡 입력 : 2017.12.31 09:00 의사ㆍ약사ㆍ영양사 40명 설문조사...  
2818 체내 중금속 배출에 도움 되는 4가지 불씨 321 2017-05-17
체내 중금속 배출에 도움 되는 4가지| Daum라이프 체내 중금속 배출에 도움 되는 4가지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5.17 10:16         자신도 모르게 몸속으로 들어오는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의 양은 상당하다. 최근에는 알루미늄이 치매를 유발하는 ...  
2817 식사 후 칫솔질, 자기 전 유산균 섭취.. 마스크 속 입냄새 고민 끝 불씨 319 2021-03-11
식사 후 칫솔질, 자기 전 유산균 섭취.. 마스크 속 입냄새 고민 끝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입력 2021. 03. 10. 03:08   불결한 구강상태-세균이 원인.. 입안 음식물 찌꺼기 제거해야 구강 유산균 꾸준히 복용하면.. 유해균 억제하고 유익균 늘려 충치-치주...  
2816 스트레칭은 왜 할까? 준비-정리운동이 필요한 이유 5 불씨 319 2019-04-20
스트레칭은 왜 할까? 준비-정리운동이 필요한 이유5 코메디닷컴   입력: 2019년 4월 19일 13:36     [시진=djile/shutterstock]     [이윤희의 운동건강]   우리는 운동을 하기 전에 으레 준비운동을 하는 것으로 배웠다. 무엇을 하기 전에 예비해야 한다는 뜻...  
2815 홍삼, 폐암 예방-치료에 효과 (연구) 불씨 318 2018-04-29
홍삼, 폐암 예방-치료에 효과 (연구)   코메디닷컴(http://www.kormedi.com) 홍삼, 폐암 예방-치료에 효과 (연구)   입력 F 2018.04.26 11:22 수정 2018.04.26 11:22     홍삼의 파낙시놀 성분이 폐암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2814 움직이면 변하는 몸 '운동, 제대로 하자' 불씨 318 2018-03-14
움직이면 변하는 몸 '운동, 제대로 하자'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움직이면 변하는 몸 '운동, 제대로 하자'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사진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셔터스톡  도움말 정성근(서울대병원재활의학과 교수) 참고도서 ‘백년 목’ ‘습관이 건강...  
2813 "쿨파스? 핫파스? 파스 제대로 알고 써야" 불씨 317 2019-12-26
"쿨파스? 핫파스? 파스 제대로 알고 써야" 김정아 기자 입력 2019.12.17. 15:32     '케펜텍 핫' 등 케토프로펜 성분 계열은 관절전문 치료에 도움   【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가정 상비약으로 흔히 쓰이는 파스는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  
2812 미세 먼지 먹는 '천연 공기청정기' 초록잎 식물 키우세요 불씨 317 2018-04-12
미세 먼지 먹는 '천연 공기청정기' 초록잎 식물 키우세요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미세 먼지 먹는 '천연 공기청정기' 초록잎 식물 키우세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4.10 09:08 잎이 먼지 흡수하고 뿌리서 분해… 음이온 뿜어 미세 먼지 가...  
2811 소음'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봤더니… 불씨 317 2018-04-04
'소음'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봤더니…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소음'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봤더니…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이모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 2018.03.23 15:48     소음이 크고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2810 얼굴에서 알 수 있는 비타민 부족 증상 5 불씨 316 2017-05-10
얼굴에서 알 수 있는 비타민 부족 증상 5| Daum라이프 얼굴에서 알 수 있는 비타민 부족 증상 5 코메디닷컴 | 권오현 | 입력 2017.05.09 15:36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면 따로 비타민 보충제를 먹지 않아도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 충분히 생성된다. 하지...  
2809 스트레스 받을 때, 꿀잠 자고 싶을 때… '건강 호흡법' 따로 있다 불씨 313 2018-05-16
스트레스 받을 때, 꿀잠 자고 싶을 때… '건강 호흡법' 따로 있다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스트레스 받을 때, 꿀잠 자고 싶을 때… '건강 호흡법' 따로 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7/2018050701459.html   [호흡과...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