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조심조심하며 살았더니, 100세가 넘었다.

김용입력 2023. 6. 27. 13:22

 

 

 

[김용의 헬스앤]

 

젊을 때부터 칼슘, 단백질 섭취에 신경 쓰는 등 음식 조절, 몸을 자주 움직여야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누릴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0세까지 사세요" vs "100세 이상 사세요"

나이든 분들에게 흔히 하는 인사말의 '100세까지'를 이제 '100세 이상'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90대 인구는 현재 22만 1236명이다(행정안전부 인구 현황 자료). 몇 년만 더 있으면 100세가 되는 분들이다. 100세 이상은 6932명으로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본은 100세 인구가 작년 말 9만 명을 넘었다. 다만 일본 인구가 우리나라보다 2.4배 많은 1억 2500만 명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곧 본격적인 100세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이 중요한 시대다. 90세, 100세가 넘어도 누워서 오래 앓고 있다면 장수의 의미가 거의 사라진다. 육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한 사람이 진정한 장수인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수명인의 대표 격으로 올해 103세(1920년생) 김형석 명예교수(연세대 철학과)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주 2~3회 강의, 외부 활동, 집필 등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강의를 나가면 '장수 비결'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김형석 교수는 "조심조심하면서 사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김 교수 본인이 어릴 적 몸이 허약해 부모님께 걱정을 많이 끼쳤다고 했다.

김 교수가 90세 넘어 또래 친구들을 만나 보니 모두 어렸을 때 몸이 허약해 조심조심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등산, 축구 등 운동에 열심이었던 친구들은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몇 명의 사례를 일반화할 순 없다. 운동에 몰입했던 김 교수의 친구들은 지나치게 몸을 혹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운동 후 과도한 음주, 흡연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김형석 교수는 103세에도 식단 관리-운동에 철저한 편이다. 아침은 우유(칼슘, 단백질 등), 호박죽(베타카로틴, 비타민 A 등), 반숙 달걀(단백질 등), 채소 샐러드(비타민 C 등), 토스트나 찐 감자(탄수화물), 사과 몇 조각(식이섬유) 등을 먹는다. 점심- 저녁식사 때는 육류(단백질)도 먹는다. 각종 영양소의 균형이 잘 갖춰진 식단이다. 아침 식사 후에는 집 근처의 야산을 산책한다. 비탈길도 있어 근력 운동 효과가 있다.

올해 95세인 배우 신영균 한국영화인원로회 명예회장은 30대에 얻은 당뇨병 관리를 통해 건강수명을 누리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젊을 때에도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흡연도 안 했지만 경고등(당뇨병)이 켜진 후 더욱 몸을 아끼게 됐다고 했다. 아침은 콩국(단백질-식이섬유 등)을 마시고. 점심은 외부에서 조미료를 최소화한 메뉴로 소식한다. 하루에 6천보 정도를 걷고 가벼운 근력 운동도 틈틈이 한다.

두 분의 사례는 젊을 때에 겪은 건강 경고를 슬기롭게 잘 받아들여 건강수명으로 이끈 케이스다. 몸의 이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평생 금연, 술 절제, 음식 조심, 운동에 더욱 신경 쓰면서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는 것이다. 89세 이순재 배우는 2시간이 걸리는 긴 연극의 대사를 완벽하게 외워 지금도 무대에 서고 있다. 그는 젊을 때부터 아예 술을 마시지 않고 있다. 술을 좋아했던 동료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흔히 장수는 유전이라고 말한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장수 집안에 장수인이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거의 조상들이 물려준 생활습관의 힘이다. 어렸을 적부터 길들여진 좋은 습관을 나이 들어서도 그대로 유지, 건강수명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건강수명을 누리는 분들 중에 편하다고 마냥 앉거나 누워 지내는 경우가 별로 없다. 정식 운동은 안 하더라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 평생 헬스클럽 근처에도 못 가본 노인들이 오래 사는 이유다.

92세 박기병 대한언론인회 회장은 기자가 건강비결을 묻자 '집 안 청소'를 가장 먼저 꼽았다. 오전 6시 기상 직후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신 후 집안을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닦는다. 40분 정도 집 안 구석구석을 치우고 나면 온몸에 땀이 난다. 아내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다. 본인 스스로 운동 삼아 청소를 하니 아내도 좋아한다고 했다. 아침 청소 하나로 운동, 부부 금슬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건강수명을 누리는 분들은 인지 기능 유지에도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매일 일기 등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분들이 적지 않다. 모두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육체 건강, 정신 건강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매일 걷기는 거의 필수이고 근력 운동도 한다. 음식도 단백질, 칼슘, 탄수화물을 생각해 골고루 먹는다. 중년 이상이 되면 소화액이 줄기 때문에 소식이 일상이다. 건강수명은 노력의 산물이다. 40~60세는 건강수명을 향한 출발점이다. 내 몸과 정신이 건강해야 아들, 딸들이 부담을 덜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출처: https://v.daum.net/v/20230627132241334

조회 수 :
113
등록일 :
2023.06.28
05:21:28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310015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sort
2850 "많이 걸을수록 건강효과↑…하루 2천400보 심혈관질환 사망↓" 불씨 106 2023-08-11
"많이 걸을수록 건강효과↑…하루 2천400보 심혈관질환 사망↓" 이주영입력 2023. 8. 9. 07:05       22만명 대상 연구 17건 메타분석 결과…"건강효과, 2만보까지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건강에 좋은 걷기, 하루 얼마나 걸어야 효과가 가장 좋을...  
2849 건강 지키려다 아파, 통증 부르는 운동 습관 불씨 105 2023-08-10
건강 지키려다 아파, 통증 부르는 운동 습관 김근정입력 2023. 8. 6. 18:31       워밍업 하지 않기, 무리한 한계 뛰어넘기 등이 통증 유발 잘못된 운동 습관은 운동 효과를 떨어뜨리고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몸매 관리는 물론 체중 감...  
2848 손 씻은 후 건조까지… '이렇게' 해야 세균 없앱니다 불씨 108 2023-08-09
손 씻은 후 건조까지… '이렇게' 해야 세균 없앱니다 이금숙 기자입력 2023. 8. 8. 15:15수정 2023. 8. 8. 15:15       손을 꼼꼼히 씻어도 제대로 건조시키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이 더 잘 번식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것은 당연...  
2847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무더위에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 불씨 107 2023-08-08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무더위에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 정희은입력 2023. 8. 2. 10:31수정 2023. 8. 2. 11:26       천천히 일어나고 충분한 수분과 염분 섭취해야 기립성 저혈압이란 눕거나 앉은 자리에서 일어난 직후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져 어지럼증이 ...  
2846 고기 먹어야 하는 이유… “채식하면 고관절 골절 위험 ↑” 불씨 110 2023-08-07
고기 먹어야 하는 이유… “채식하면 고관절 골절 위험 ↑” 김희원입력 2023. 8. 2. 09:49수정 2023. 8. 2. 11:01       체질량 지수 낮고 단백질 섭취도 불충분 “채식 건강에 좋지만 영양 균형 고려해야”   야채만 먹으면 고관절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  
2845 나이 들면 떨어지는 면역력… '5가지 원칙'으로 지킨다 불씨 128 2023-08-06
나이 들면 떨어지는 면역력… '5가지 원칙'으로 지킨다 이지형 객원기자입력 2023. 8. 4. 07:00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가 들면 몸에 이상 없어도 면역력이 떨어진다. 몸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면서 백혈구가 병원체를 알아보는 능력이 떨어진다. 염...  
2844 5분도 안 걸리는 암 위험 줄이는 행동 불씨 113 2023-08-05
5분도 안 걸리는 암 위험 줄이는 행동 이슬비 기자입력 2023. 8. 1. 21:00       매일 4분 30초 동안 격렬한 일상생활 속 활동을 하면 암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일 잠깐이라도 격렬하게 움직이면 암 발병 위험이 ...  
2843 걸을 때 팔 안 움직이면 ‘손해’인 이유 불씨 140 2023-08-04
걸을 때 팔 안 움직이면 ‘손해’인 이유 이해림 기자입력 2023. 8. 3. 22:00       걸을 땐 양팔을 앞뒤로 자연스레 흔들어야 온몸에 힘이 분산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걸을 땐 양팔을 번갈아가며 앞뒤로 흔드는 게 보통이다. 간혹 팔을 흔들지 않고 굳은 자...  
2842 아침 운동, 수분 보충… 여름철 운동 잘하는 방법 5 불씨 107 2023-08-03
아침 운동, 수분 보충… 여름철 운동 잘하는 방법 5 김수현입력 2023. 7. 12. 06:15       여름에 운동을 하면서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몸 안의 수분이 부족해지고 전해질의 균형이 깨지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무...  
2841 '제2의 심장' 바로 밑 그곳...우리 몸 치명적 약점 없애는 묘책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불씨 112 2023-08-02
'제2의 심장' 바로 밑 그곳...우리 몸 치명적 약점 없애는 묘책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입력 2023. 7. 29. 16:00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진료실 담소) 칼럼 17) 몸에 치명적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킬레스건은 발꿈치뼈의 뒤...  
2840 사레 방치하다 사망까지?...고령층은 ‘이 질환’ 주의해야 불씨 109 2023-08-01
사레 방치하다 사망까지?...고령층은 ‘이 질환’ 주의해야 조수완입력 2023. 7. 21. 21:01       누구나 한 번쯤은 밥을 먹다가 사레가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레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사레가 방치되면 흡인성 폐렴 ...  
2839 “움직이지 않는 것은 나쁘다”...운동과 노화에 대한 진실 불씨 110 2023-07-31
“움직이지 않는 것은 나쁘다”...운동과 노화에 대한 진실 권순일입력 2023. 7. 21. 08:13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운동은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과 활동성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건강 전문가들은 "움직이지 않는 것은 나쁘다...  
2838 운동하고 땀 쫙 빼면 개운했는데…몰랐던 사실 [건강!톡] 불씨 116 2023-07-30
운동하고 땀 쫙 빼면 개운했는데…몰랐던 사실 [건강!톡] 김세린입력 2023. 7. 22. 10:49수정 2023. 7. 22. 11:38       흐르는 땀 바로 닦아야…'어루라기' 위험 체내 수분·전해질 소실에 변비 주의해야 흐른 땀에 비해 줄어든 소변량…요로결석   사진=게티이미...  
2837 뜨거운 한여름의 슬기로운 '햇볕 활용법' 불씨 111 2023-07-29
뜨거운 한여름의 슬기로운 '햇볕 활용법' 이지형 객원기자입력 2023. 7. 21. 07:00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본다. 빛도 그중 하나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의 가시광선을 파장 길이로 정의하면 400~700nm(나노미터)에 해당...  
2836 폭염에 건강 적신호 ...먼저 "뇌와 심장을 지켜라" 불씨 119 2023-07-28
폭염에 건강 적신호 ...먼저 "뇌와 심장을 지켜라" 김수현입력 2023. 7. 27. 20:30       여름철 위험한 질병과 대처법 6가지   기온과 습도가 높고,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에는 건강을 지키는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폭염이 기...  
2835 '영양 3총사'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내게 맞는 것은? 불씨 119 2023-07-27
'영양 3총사'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내게 맞는 것은? 김근정입력 2023. 7. 26. 05:30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 건강상 이점 비교...목적 따라 좋은 선택 달라져   아몬드는 비타민E가 많이 들어있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2834 수명 연장하는 8가지 생활습관…"모두 지키면 24년 장수 효과" 불씨 145 2023-07-26
수명 연장하는 8가지 생활습관…"모두 지키면 24년 장수 효과" 이주영입력 2023. 7. 25. 05:37수정 2023. 7. 25. 06:47       美연구팀, 재향군인 72만명 추적 결과…"늦게 시작해도 효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40세 이후부터라...  
2833 모기 물린 곳 침 발랐다간? 최악의 경우 '이렇게'까지… 불씨 108 2023-07-25
모기 물린 곳 침 발랐다간? 최악의 경우 '이렇게'까지… 이해나 기자입력 2023. 7. 23. 16:00       모기 물린 곳에 침을 바르는 행위는 봉와직염을 유발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모기는 여름철 대표 불청객이다. 모기에 물리면 피부가 붓고 가려운데, ...  
2832 '이런 습관'만 버려도 질병 피한다… 5가지 '악습' 정리 불씨 130 2023-07-24
'이런 습관'만 버려도 질병 피한다… 5가지 '악습' 정리 이지형 객원기자입력 2023. 7. 23. 07:00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사소하지만 반복될 경우 우리 몸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생활 습관들이 있다. 그 정도로 병까지? 내 일상을 복기하다 보면, 사소...  
2831 손톱 아래 32종 곰팡이가? 귀찮다고 제때 안 깎았다간 ‘이런 위험’ 불씨 124 2023-07-22
손톱 아래 32종 곰팡이가? 귀찮다고 제때 안 깎았다간 ‘이런 위험’ 이해림 기자입력 2023. 7. 18. 05:00       긴 손톱 아래엔 폐렴균, 요도감염균, 효모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다양한 균이 서식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길어지기 전에 깎아야 한다./사진=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