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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생활

“나를 살린 맨발걷기… 이제는 모든 국민의 운동 됐으면” [나의 삶 나의 길]

박태해2025. 8. 20. 06:04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


잘 나갈 때 온 ‘건강 이상신호’
헝가리·폴란드서 성공한 해외금융인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쓰러져
집근처 숲 맨발로 걷다 몸의 변화 느껴
과학적으로 증명된 치유 효과
6년간 효과와 이론 공부로 비결 찾아
땅과 몸 ‘접지효과’ 수백 가지 효능 확인
국회서 암 등 극복한 임상 결과도 공개
전세계 맨발걷기 전도사로
200만명 맨발걷기… 지자체 확산 바람
인생 2막 ‘소명의식’ 갖고 보급에 노력
정부에 ‘생명과학연구소’ 설립도 제안

 

요즘 중장년들이 집 근처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삼삼오오 맨발로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맨발 걷기는 발바닥을 자극하는 ‘지압효과’와 땅을 맨발로 밟으며 접지하는 이른바 ‘접지(Earthing) 효과’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맨발 걷기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스트레스 해소와 수면 개선은 물론 암 등 주요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건강관리법으로 관심을 끌었다. 각지에서 맨발 걷기 길을 만들어달라는 주민 요구가 빗발쳐 전국에 1000여 곳의 맨발 걷기 공간도 생겼다. 맨발 걷기 인구는 현재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사무실 인근 공원에서 맨발로 걷기 후 앉아서 활짝 웃는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 그는 “지난 9년간 정부지원 없이 돈 안 들이고 모든 국민이 건강해질 수 있는 맨발걷기 운동을 펼쳐 ‘맨발걷기 인구 200만 시대’를 연 데 보람을 느낀다”며 “맨발 걷기가 명실상부한 국민운동, 전 인류의 건강증진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여생을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수 기자

이 같은 맨발 걷기 열풍의 중심에는 ‘맨발걷기 전도사’로 불리는 박동창(73)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이 있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해외금융사업에 진출한 그는 헝가리와 폴란드에 각각 대우은행과 LG페트로은행을 설립했다. 특히 LG페트로은행을 폴란드 5대 은행 중 하나로 키워내는 등 잘나가는 해외금융인이었다. 그러다 LG페트로은행 은행장 시절에 중대 고비를 맞았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해 “몸이 위험하다”는 의사의 경고를 받은 것. 낙담하던 차에 우연히 맨발 걷기로 건강을 회복한 사례를 소개한 국내 TV 프로그램을 보고 시험 삼아 해봤더니 몇 달 만에 몸이 호전됐다. 그후 꾸준히 맨발 걷기를 하며 효과를 확신했다. 해외 금융인 생활을 접고 귀국한 뒤에는 맨발 걷기 보급에 나섰다. 2016년 7월 서울 강남 대모산에 맨발 걷기 무료 교실을 운영하자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을 중심으로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까지 결성했다. ‘이타행(利他行)’의 자세로 인생 2막을 맨발 걷기 운동과 함께 즐겁게 보내는 박 회장을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맨발걷기를 시작한 계기는.

“2001년 폴란드에서 LG페트로 현지은행장으로 근무할 때 과로에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어느 날 회의 중 쓰러졌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는데 의사가 “간 수치와 혈액순환도 위험 수준이라며 이러다가는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혹스러웠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국내 TV에서 간암 환자였던 50대가 청계산을 맨발로 돌며 암을 치유했다는 사례를 듣고 혹시나 하며 바르샤바 집 뒤 카바티 숲을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한 일주일을 걷자 몸이 가뿐해졌다. 불면증에 시달렸으나 꿀잠을 자게 됐고 하루에 한 번 가던 화장실을 두 번, 세 번씩 가는 변화가 시작됐다. 몇 달 지나 의사를 찾아갔더니 몰라보게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이때 맨발 걷기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건강 비결이 숨어 있다고 확신했다.”

―맨발 걷기 이론을 6년간 공부했다는데.

“한번 꽂히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다. 맨발 걷기 효과와 이론 공부를 시작했다. 인터넷에 맨발 걷기 치유 효과를 검색해 보아도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외국 서적과 논문을 찾아보던 중 2010년에 나온 ‘어싱’이라는 책을 접하게 됐다. 미국 전기 기술자 클린트 오버와 심장의학자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가 펴낸 책이다. 땅과의 접촉으로 치유한다는 것인데 ‘어싱’은 우리 몸이 대지에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 몸은 땅과의 접지가 차단되면 피곤해지고, 땅과 접지로 연결되면 새로운 에너지로 충만해진다는 이론이다. 맨발 걷기로 치유를 경험한 다양한 사례도 수집했다. 불면증 해소부터 암 치유 등 효과가 수백 가지로 다양했다. 이렇게 좋은 것은 세상에 알려야만 한다는 ‘소명의식’이 생겼다. 2006년 국내 첫 맨발 걷기 실용서 ‘맨발로 걷는 즐거움’을 펴냈다. 그후 ‘맨발걷기의 기적’ ‘맨발로 걸어라’ ‘맨발걷기가 나를 살렸다’ ‘맨발걷기학 개론’ 등 6권의 책을 냈다. 맨발 걷기를 시작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책들이다.”
―2016년 서울 대모산에 맨발 무료 숲길 교실을 연 게 맨발 걷기 열풍의 시초가 됐다고 들었다.

“KB금융지주 최고 전략 책임 부사장을 끝으로 금융업계에서 은퇴한 뒤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혼자서 2016년 7월 서울 강남 대모산에 무료 숲길 맨발 걷기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방문자들과 함께 걸으며 이론과 요령을 지도했다. 네이버에 맨발 걷기 카페도 열었다. 매일 회원들에게 ‘맨발로 쓰는 아침편지’를 전하며 맨발 걷기에 관한 각종 소식을 전했다. 활동이 입소문을 타며 알려지고, TV 건강프로그램과 언론에 소개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내친김에 맨발 걷기를 국민운동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2018년 12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 전국 130여개 지부·지회에 5만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지난달 국회에서 맨발 걷기 효과에 관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는데.

“맨발 걷기가 과연 건강에 좋은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싶었다. 일부에서 ‘암 치료 등은 근거가 없는데 과장하고 있다’며 맨발 걷기 효과를 부정한다. 그래서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과학적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우리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와 대전 한밭대 맨발걷기생명과학연구소, 여수요양병원이 공동으로 한 프로젝트다. 연구팀은 6주간 다양한 연령대와 질환군을 포함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대상은 20대 대학생부터 60~70대 생활습관병(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보유 환자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맨발로 30분 걷기 전후의 혈액을 채취해 광학현미경 및 제타포텐셜 분석기를 이용해 혈액 내 적혈구 분산 효과를 측정했다. 맨발로 걷기 전에는 적혈구들이 덩어리지어 포도송이처럼 엉겨 붙어 있었다. 혈액의 점성이 높아지고, 산소 공급과 노폐물 제거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맨발 걷기를 시작하고 30분 후에는 적혈구들이 하나하나 독립적으로 분산됐다. 혈액이 훨씬 부드럽게 흐르고, 산소와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50대 여성의 적혈구도 걷기 전의 혈액 상태는 적혈구들이 군집을 이루며 응집된 형태를 보였다. 혈액의 점성이 높고 말초혈류 순환이 저해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반면 30분간 맨발 걷기를 한 직후는 적혈구들이 고르게 퍼져 분산된 상태를 보이며 혈류 흐름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참가자의 다수는 수면의 질 개선, 스트레스 지표 안정화, 요실금 개선, 통증 감소, 심리적 안정 등의 효과를 체험했다. 이번 발표는 맨발 걷기가 과학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어서 언론의 관심도 끌었다.”
―요즘은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에서도 맨벌 걷기에 관심을 보인다고 하셨는데.

“2013년 2월 전주시의회를 시작으로 전국 175개 이상 지자체가 맨발걷기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다.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에 조성된 맨발길과 황톳길이 1027개에 달한다. 맨발걷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다. 경기도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와 함께 2024년 11월 ‘1000개 맨발길 조성’을 선포하고 경기도와 시군들이 힘을 합쳐 맨발 걷기 길을 늘려가고 있다. 연말이면 그 길이 전국에 2000개 이상 될 것이다. 맨발걷기 지원을 위한 법 제정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3월 김윤덕 의원(현 국토교통부 장관)이 ‘치유관광산업육성법’의 치유 자원에 ‘맨발걷기 길’ 조성을 담아 추가한 입법이 이루어져 내년 4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엄태영 의원 대표발의의 ‘주택법’, 문진석 의원 대표발의의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 ‘산림휴양에 관한 법률’에 각각 ‘맨발걷기 길’ 조성을 의무화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며, 이개호 의원 대표 발의로 ‘맨발걷기 국민운동 지원에 관한 법률(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는 우리 본부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전에 집행고문으로 있으면서 맨발 걷기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부가 맨발 걷기 보급에 나서 달라고 건의를 했다고.

“맨발 걷기로 많은 국민이 불면증과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평생 약을 먹어야 했던 고혈압, 고지혈, 고혈당 등 대사성 질환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다. 심지어 암이나 심혈관 질환을 극복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저는 아침 출근 전이나 점심 후 또는 저녁에 하루 2∼3차례 짧게는 20∼30분, 길게는 한 시간 맨발로 걷기를 한 지 오래다. 10여년간 영양제나 특별한 약 없이도 면역력을 지키는 비결이다. 맨발 걷기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여전히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망설이는 이가 많다. 정부에 ‘맨발걷기생명과학연구소 설립’을 제안한 이유다. 대규모 임상실험을 통해 맨발 걷기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면 좋겠다. 효과가 입증되면 맨발 걷기를 국민건강을 위한 주요 정책으로 채택하기를 바란다. 비용이 전혀 안 드는 데다 걷기 인구가 늘수록 의료비가 절감돼 건강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된다.”

박동창 회장은… ●1952년 경남 함양 출생 ●서울대 법대 ●1990~1995년 헝가리대우은행 영업총괄 등기이사 ●1995년 LG그룹 회장실 이사(해외금융사업 담당) ●1997~2004년 폴란드 LG페트로은행 은행장 ●2010년 KB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 ●2016년∼현재 강남 대모산에서 ‘맨발걷기숲길 힐링스쿨’ 운영 ●2018년 비영리단체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창립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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