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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생활

‘情의 국가’ 어디에… ‘교류’ 끊어진 대한민국, 개인은 병들어 간다

이슬비 기자2025. 2. 15. 21:01

 

 

그래픽=김남희

한국인은 우울하다. 수치가 보여준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38개국 중 삶의 만족도가 34위로 최하위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발표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 근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비율은 73.6%였다. 우울 수치는 증가하고 있다. 심각한 스트레스와 수일간 지속되는 우울감을 느꼈다는 비율이 2년 새 10% 증가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사회적 연결성'이 끊어진 게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정'의 나라였던 국내에서 최근 '사회적 연결성'이 소원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해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를 통해 '국민 사회적 연결성 실태조사'를 진행했더니, 사회적 연결 지수 정상 단계에 속하는 사람이 25%밖에 되지 않았다. 사회적 연결 지수는 외로움 심리지수(소원감, 고립감, 위축된 사교성 등)와 사회 관계지수(개인환경, 자의적인 행동 등)의 평균으로 계산된다. 사회적 연결이 약하고, 외로울수록 우울과 사회이탈이 높아진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 16.4%가 외출을 기피했고, 주중에는 40%·주말에는 35%가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다고 답했다. 동시에 외로움을 호소한 사람은 70%,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밝힌 사람은 90%에 달했다

◇사회 연결성 부족, 우울감으로 연결돼
우울감과 사회적 연결성 약화는 상호작용해 서로를 강화한다. 고립된 사람은 활동성이 감소하고, 긍정적 경험이 줄면서 부정적인 생각과 우울한 기분으로 자주 이어진다. 반대로 우울감은 무기력과 흥미 상실을 유발해 외부 활동을 가로막고, 사회적 고립감과 연결성 저하로 이어지게 한다. 사회적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때 실제 우울증 등 정신 건강 위험이 커졌다는 고려대 의대 연구 결과도 있다.

사회적 연결성 부족은 정신 건강뿐 아니라 경제적·신체적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 '지속된 사회적 고립'이 흡연이나 비만보다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일 수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 심장협회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사회적 연결성이 떨어졌을 때 심장마비나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29%, 뇌졸중에 걸리거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확률은 3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 모두에서 사회적 연결성 부족이 건강 저하로 이어진 이유는 '외로운' 감정 때문이었다.

◇외로울 땐… 잘 자고, 챗봇 활용하기
외롭다고 느껴질 땐, 사회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술지 '노화와 정신 건강'에서는 외로움을 줄이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새로운 모임을 찾아서 참여하고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 자신이 그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에 외로움이 덜어진다. 자신의 경험과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도우면 자존감을 높이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또한 자신이 평소에 관심 있었던 춤·서예·공예 등 취미활동 모임에 들어가서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 좋다.

사회 연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게 당장 어렵다면, 잠을 잘 자는 것부터 시도해 보자. 미국 국립수면재단 연구팀은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과 외로움 사이 상관관계를 조사했더니, 수면의 질이 높을수록 감정적·사회적 외로움이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봇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에게 4주간 주 3회 이상 AI 챗봇을 이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의 외로움이 2주 만에 감소했고, 사회불안은 4주 후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챗봇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털어놓은 참가자일수록 외로움이 더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AI 챗봇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고 공감적인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했다.

◇정부에서는 어떤 노력 할까?
정부에서도 사회적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잘 인지하고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로 사회 연대’ 사업으로 문화 활동을 활용한 사회적 연결망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9곳에 있는 지역 거점센터에서 특히 외로움,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지역 주민이 공동체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역거점센터로는 ▲총신대산학협력단(서울) ▲충남문화관광재단(충남) ▲춘천문화재단(강원) ▲연세대원주산학협력단(강원) ▲군산문화재단(전북) ▲염암문화관광재단(전남) ▲포항문화재단(경북) ▲경남문화예술진흥원(경남) ▲김해문화광광재단(경남) 등이 있다. 국민의 사회 연결 지수를 측정해, 지원이 필요한 집단을 분석하고 맞춤형 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이윤석 교수는 “외로움의 양상은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라 상이하므로, 지역 간 분석, 사회 집단 간 분석으로 보다 세분화되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개인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결을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사회와 유기적 협력·실질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신건강 자체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으나, 인지하고 있는 국민은 많지 않다. 국립정신건강복지센터 조사에서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에 대해 알고 있는 국민은 약 20%에 불과했다. 국가에서는 지역 사회별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전국 어디에서나 전화하면 상담, 정신건강 정보 제공 등을 하는 위기상담전화도 운영하고 있다. 번호는 '1577-0199'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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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v.daum.net/v/2025021521013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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