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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생활

그럼에도 불구하고 … 크게, 10초 이상 웃어라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입력 2024. 1. 23. 16:18
 

 

 

 

 

웃음 사라진 대한민국 … 최고의 공짜 보약은 '박장대소'
15초 웃음, 100m 전력질주 효과
한꺼번에 근육 231개 움직이고
1000억개 달하는 뇌세포 자극
암·혈관질환·심장병 등 예방도
늘 유머 잃지 말고 자주 웃어야
분열된 사회·극단의 정치도 해소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에 웃음이 사라졌다.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분열과 극단적인 이념 대립이 낳은 '정치테러'가 연초부터 발생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국민 분열과 정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정치인은 천박한 용어와 말꼬리를 잡으며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 것이다.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지만 희망보다 우울한 뉴스가 더 많다. 국내외 경제 여건도 갈수록 나빠져 국민 개개인의 살림살이도 더욱 팍팍해졌다.

이 때문인지 우리 주변에서 웃음과 유머가 사라졌다. 방송에서도 '시트콤(sitcom)'을 찾아보기 힘들다.

웃으면 마음의 문이 열려 오해와 갈등이 풀리게 된다. 친구와 가족, 회사 동료, 나아가 여야 정치권도 웬만한 의견 충돌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

1·2차 세계대전의 산역사였고 보수당에서 자유당으로 당적을 바꾸기도 했던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뛰어난 유머와 위트로 국민에게 웃음을 안기고 정치의 품격을 지켰다. 노벨문학상도 수상했다. 처칠 총리가 처음 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했을 때 상대 후보가 "처칠은 늦잠꾸러기이며 저런 게으른 사람을 의회에 보내서야 되겠느냐"고 인신공격을 하자 "여러분도 나와 같은 예쁜 마누라를 데리고 산다면 결코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총리가 되고 나서도 의회 연설에 지각하자 "앞으로 의회 연설이 있는 전날 밤은 부부가 각방을 쓸 생각"이라고 다시 한번 써 먹었다. 처칠은 연단에 오르다 넘었졌던 아찔한 상황을 다시 한번 연출하며 "제가 넘어져 모두가 즐겁게 웃을 수 있다면 다시 한번 넘어지겠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우리는 잊고 살지만 웃음은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권리다. 유아들은 태어난 후 몇 주 만에 웃기 시작하고 몇 달 만에 크게 웃는다.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면 영혼까지 맑아지지 않는가.

웃음은 '해피바이러스(happy virus)'이다.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박장대소(拍掌大笑)나 얼굴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웃는 파안대소(破顔大笑)는 주변을 즐겁고 행복하게 한다. 이 때문에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웃는 집안에 복이 많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웃는 사람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이나 국가에도 해당된다.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웃음은 최고의 약이다(Laughter is the Best Medicine)'라는 말이 있다. 웃으면 주름이 생겨 신경이 쓰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웃음은 표정근육을 자극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표정근육이 약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박장대소나 파안대소는 최대 45분 동안 근육을 이완시킨다. 특히 부작용 없이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해준다. 이는 연구 논문과 각종 조사로 확인되고 있다

사람이 크게 한번 웃으면 몸속의 근육 650개 중 231개가 움직인다. 인체 근육의 약 3분의 1이 움직이는 웃음은 1분 동안 실컷 웃으면 10분 동안 에어로빅이나 조깅,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웃음은 또 1000억개에 달하는 뇌세포를 자극한다. 살짝 웃는 미소 역시 얼굴의 근육 15개가 움직여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훨씬 더 많은 근육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쿠시마현립의과대 역학강좌 오히라 데쓰야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웃음은 복과 함께 건강도 가져온다"며 "약 20년 전부터 웃음의 건강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웃음이 통증 완화, 감염병 등에 대한 면역력 향상, 우울증 개선, 인지기능 유지 등과 함께 생활습관병 예방·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잘 웃는 사람은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다. 오히라 교수가 웃음과 호흡법으로 이뤄진 '웃음 요가' 교실에 3개월간 참여한 환자를 조사해 보니 헤모글로빈 A1c(약 2개월간 평균 혈당을 나타냄) 수치가 개선됐다.

오히라 교수는 웃음이 건강에 좋은 이유로 크게 3가지를 든다. 우선 맥박이나 혈압, 혈당 등을 올리는 코르티솔(cortisol) 분비가 줄어든다. 이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다음은 자율신경에 영향을 준다. 웃을 때는 활동할 경우 높아지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지만 웃은 후에는 휴식할 때 우위가 되는 부교감신경으로 전환된다.

이와 함께 웃음으로 '사회적 연결고리'도 늘어난다. 사회적 고립은 질병이나 사망 위험을 높이지만, 주변 사람들과 담소는 그 반대 효과를 낸다. 오히라 교수는 "매일 '체조'한다는 마음으로 '하하하' 크게 소리만 내면 된다"고 조언한다.

최근 들어 웃음의 의학적 효과를 살려 암, 심장, 당뇨병 등과 같은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일본 웃음연구가 이타미 진로 씨는 암 환자와 심장병 환자가 코미디 공연을 관람하기 직전과 직후에 채혈한 혈액을 조사해보면, 실컷 웃고 난 뒤에 19명 중 14명이 NK세포(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암에 저항하는 면역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매일 생기는 3000~5000개의 암세포를 약 50억개의 NK세포가 공격해 파괴한다.

미국 리 버크 로마린다의과대 교수는 웃음이 면역 시스템에 도움이 되는 NK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증명했다. 버크 교수는 "진실에서 우러난 웃음은 혈액과 타액의 면역글로불린 항체의 생성을 활성화하고 종양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감마인터페론을 증가시킨다. 웃음치료야말로 대체의학이 아니라 참의학"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암병원은 매주 1회씩 어릿광대를 불러 환자들을 웃기고 있다. 뉴욕 장로교병원은 코미디 치료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영국은 의사가 웃음요법(Humor therapy)을 처방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 서울아산 암병원, 경희대병원 등도 웃음 효과를 입증하고 치료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고 몸 상태를 편안하게 만들어 심장병을 예방해 준다. 평소 놀람, 불안, 초조, 짜증이 섞힌 감정은 교감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심장을 상하게 한다. 또한 웃음은 혈압을 떨어뜨리며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킨다.

노성훈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특임교수는 '위암 완치설명서'라는 책에서 "웃음은 심장박동수를 높여 혈액 순환을 돕고 몸의 근육에 영향을 미친다. 3~4분 동안 웃으면 맥박을 배로 증가시키고 혈액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며 복식호흡이 되기 때문에 '소화기 마사지 효과'를 볼 수 있고 변비 예방에도 좋다"고 말한다.

웃음은 칼로리 소비율도 높아 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 3분30초 웃는 데 11㎉를 소모한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시간 수영을 했을 때 약 18㎉, 걸을 때 약 17㎉가 소모된다. 15초 동안 박장대소를 하면 100m를 전력질주한 효과와 맞먹는다. 또 크게 한번 웃으면 윗몸일으키기를 25번 하는 효과와 3분 동안 노를 힘차게 젓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윌리엄 플라이 교수가 웃음과 심장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얻은 결론이다.

웃음은 웃을 때마다 폐의 구석구석까지 혈액과 산소가 공급돼 폐 기능이 좋아진다. 팔을 활짝 펴고 호탕하게 웃으면 온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통증을 억제해주고 염증을 낫게 한다. 이는 긴장이 풀리면서 뇌하수체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통증을 없애주는 호르몬이 왕성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웃고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 사람은 치매 위험도 낮다. 준텐도대(도쿄 분쿄) 대학원 공중위생학 의료진이 3만8660명을 약 11년간 관찰한 결과, 생활을 즐기는 의식이 높은 사람은 치매 발병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트레스를 많이 자각하고 있으면 발병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돼 면역력이 급감하고, 기억력의 저장창고라는 머릿속 해마조직을 파괴해 기억력을 급격히 떨어뜨려 결국 치매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소리를 내서 크게 웃으면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해 노화를 막고 뇌졸중까지 예방한다. 마지못해 웃는 '억지웃음'도 효과가 있다. 우리 뇌는 가짜와 진짜 웃음을 구별하지 못한다. 억지로 웃든, 진짜로 웃든 뇌가 구별을 못하기 때문에 억지로 웃어도 90%의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웃어야 건강에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은 웃음의 3원칙으로 △크게 웃어라 △내쉬는 호흡, 즉 날숨으로 10초 이상 웃어라 △웃음이 '내장 마사지' 역할을 할 수있도록 크게, 그리고 숨이 끊어질 정도로 박장대소하라고 제시한다. 크게 웃으면 광대뼈 주위의 혈(血)과 신경이 뇌하수체를 자극해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든다. 또 날숨은 몸 안의 독소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10~15초 웃어야 한다. 10초 이상은 엔도르핀이 가장 많이 분비되어 웃음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특히 숨이 끊어질 정도로 끝까지 웃게 되면 진짜 웃음으로 전환된다. 박수를 치면서 웃으면 효과가 훨씬 더 크다. 아이들이 정말로 신나게 웃을 때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방방 뛰며 웃는 것처럼 어른들도 박장대소하고 웃어야 내장이 마사지되고 전신운동이 된다.

혼자보다 여럿이 모여 함께 웃어야 33배나 더 잘 웃게 된다고 한다. 웃음도 전염력이 있기 때문이다. 잘 웃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웃음이 전염되어 덩달아 곧잘 웃게 된다. 평소 잘 웃지 않는 사람은 웃는 연습이 필요하다. 대통령, 여야 대표, 기업 CEO들이 유머와 위트,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자주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Copyright© 매일경제 & mk.co.kr

 

 

출처: https://v.daum.net/v/202401231618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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