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리면 멸균 효과"
칫솔모 사이사이 꼼꼼히 세척
통풍 잘되는 창가쪽에 말려야
두 개 번갈아 쓰는 것도 도움
유례없이 긴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세균은 습하고 더운 날씨를 좋아한다. 장마철 각종 수인성 감염병이 늘어나는 이유다. 음식을 통한 세균 감염을 막는 것만큼 매일 사용하는 칫솔 관리도 중요하다. 이경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사진)는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려면 정기적인 검진과 양치질 못지않게 입안에 들어가는 칫솔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칫솔을 잘못 관리하면 세균이 증식하는 통로가 되기 쉽다. 올바른 칫솔 관리는 양치질이 끝난 직후부터 시작된다. 양치질한 뒤 칫솔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한 칫솔을 물에 대충 헹구면 칫솔모 사이에 낀 치약 잔여물과 음식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고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음식물 찌꺼기가 남은 칫솔을 사용하면 충치, 입 냄새, 치주염 등이 생기기 쉽다.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칫솔질한 뒤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깨끗한 손가락으로 칫솔모 사이를 살짝 벌려 흐르는 물에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정수기 온수와 끓인 물로 칫솔을 가볍게 헹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칫솔은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대부분 칫솔은 욕실에 보관하는데 욕실 환경이 습하기 때문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칫솔을 사용한 뒤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캡을 씌워 욕실에 보관하는 것은 세균을 증식시키는 행동이다.
사용한 칫솔은 충분히 말려야 한다. 가능한 한 햇빛이 잘 비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창가 쪽에서 건조해야 한다. 칫솔 소독기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세균이 증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밀폐된 곳에 물기 있는 칫솔을 그대로 넣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독기를 사용한다면 칫솔은 물론 소독기 안도 잘 관리해야 한다.
매번 양치질한 뒤 칫솔을 말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칫솔 두 개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것도 좋다. 이 교수는 “하루 정도 건조시킨 칫솔을 1주일에 한 번 정도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려주는 것도 추천한다”며 “여름 휴가철 칫솔을 휴대해야 한다면 칫솔 보관함과 비닐 등에 넣기 전에 선풍기와 드라이기를 사용해 건조한 뒤 넣어 보관해야 한다”고 했다.
일반적인 집에서는 가족이 쓰는 칫솔을 한 컵에 모아 둔다. 하지만 여러 사람의 칫솔을 한곳에 모아두면 칫솔끼리 부딪쳐 위생상 좋지 않다. 여러 칫솔을 한곳에 보관할 때는 칫솔모끼리 맞닿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칫솔 머리가 하늘을 향하도록 한 뒤 칫솔을 하나씩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칫솔뿐 아니라 칫솔을 보관하는 통도 매주 소금물과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10~20분 정도 담갔다가 헹군 뒤 햇볕에 말려 사용해야 한다.
칫솔을 보관하는 욕실에서 세균 감염 위험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은 변기다. 화장실 문을 닫고 변기 뚜껑을 연 채로 물을 내리면 물방울이 반경 6m까지 튀어 나갈 수 있다. 변기 속에 남은 오염물질이 칫솔에 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용변을 본 뒤에는 반드시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려야 한다.
칫솔을 자주 교체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래 써 마모된 칫솔은 탄력이 떨어지기 쉽다. 상한 칫솔모로 양치질하면 구석구석 닦기 힘든 데다 플라크 등이 잘 제거되지 않는다. 양치질을 열심히 해도 치주질환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 쉽다. 망가진 칫솔 때문에 잇몸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칫솔은 2~3개월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며 “감기에 걸렸다거나 스케일링을 받고 난 뒤에는 기존에 쓰던 칫솔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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