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지금 움직이고 있나요?

장래혁 입력 2019.08.30. 13:42

 

작년 이맘때 여든을 넘긴 졸업생 한 분이 감정코칭 자격을 취득해 한 경로당에서 후배(?)들을 위해 강사로 데뷔했을 때이다. 강의를 마치고 “나이가 들면 움직이는 것부터가 감정의 충돌이다”란 나눔을 했는데, 그 후로 치매예방에 대한 강의를 할 때마다 기억이 난다. 어릴 때는 거의 정신없을 정도로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움직임은 점차 둔해져간다.

 

움직임은 감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몸 상태가 좋으면 외부의 자극에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지만, 피로하거나 지쳤을 때는 사소한 자극에도 감정이 쉽게 일어난다. 감정(e+motion)은 ‘움직임(motion)’이 내재화되지 않고 밖으로 나가는 형태이며, 그래서 움직임과 감정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감정관리에 있어 신체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움직이는 걸 다소 싫어하고, 반대인 경우는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경향도 쉽게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학교스포츠클럽이 강화되는 추세인데, ‘운동기반학습’은 전 세계 교육의 중요한 흐름이기도 하다.

 

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과학적으로 보면 반대여야 한다. 동물은 태어나자마자 걷고, 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먹이를 찾아다닐 만큼 성장하지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가능해진다. 열심히 스스로 기어야, 비로소 설 수 있고, 서야 걸을 수 있으며, 걸어야 뛰어다닐 수 있다.

 

‘스스로’ 하는 움직임의 행위를 타인에게 의존하고 그 기회를 지나치게 박탈당하게 되면, 다음 단계로의 진입에 그만큼 장애가 생긴다. 동물은 부모 뇌기능의 대부분을 갖고 태어나지만, 인간은 태어난 이후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체, 정서, 인지사고 단계의 특별한 두뇌발달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뇌가 한창 공사를 하고, 뇌유연성이 큰 어린 시절에 운동습관을 형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뇌는 기본적으로 외부 자극에 의해 발달된다. 태아로 있을 때부터 끊임없는 외부자극을 받으며 뇌는 복잡한 신경회로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세상 밖으로 나온 이후에는 외부자극은 더욱 커진다. 그 자극만큼 발달속도가 빠른 것은 당연지사.

 

태어나는 순간 400g에 불과한 태아의 뇌는 약 12세가 되면 3~4배까지 증가한다. 지구상 생명체 중에 인간이 가진 두드러진 특징이다. 방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아장아장 걷는 아기의 걸음마는 두뇌 운동영역을 발달시키고, 소리를 내어 책을 읽으며 말을 배우는 동안에는 언어영역이 개발된다.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만지작거리는 동작들은 뇌 속에 많은 영역을 차지하는 손의 다양한 감각을 발달시킨다. 그 무엇 하나 뇌와 연결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에, 몸의 어느 부분이든 단련하게 되면 해당 뇌의 영역이 동시에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 성인들이 뇌에 대해 갖는 가장 큰 오해는 첫째 뇌를 쭈글쭈글한 두개골로만 인식하는 것, 둘째 무의식적으로 뇌를 하나의 생물학적 기관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몸과 뇌 사이의 정보통로를 원활히 하는 것, 즉 신체운동을 하는 것은 몸을 좋게 하는 것이라기보다 뇌에 변화를 준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하다.

 

뇌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바깥에서 오는 정보를 알아차리는 것인데, 그 바깥의 대표적인 것이 ‘몸’이다. 몸에 변화를 주면 뇌가 깨어나는 것이다. 뇌교육의 기본 프로그램인 ‘뇌체조’는 뇌와 몸의 관계를 이해하고, 신체조절능력을 습관화하는 면에서 인간 두뇌발달의 기제와 맞닿아 있다.

 

‘움직임(motion)’은 동물(動物, 움직이는 것)과 식물(植物, 심겨 있는 것)을 구분 짓는 대표적인 차이이며, 생물종의 진화적 측면에서 볼 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움직임의 다양성과 복잡성, 감정과 행동의 예측 그리고 언어와 고등기능을 가진 동물이다. 동물의 생명은 움직임으로 인하여 시작되고, 나이가 들면 점차 움직임이 둔해져간다. 그러다 움직임이 멈추면 생을 마감하게 된다. 뇌를 깨우는 시작은 다름 아닌 움직이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호기심 보다는 두려움이 커지며, 익숙함을 찾고, 변화를 싫어하며, 안전함을 선택한다. 지혜와 통찰이 높아질 수 있으나, 때론 고집스러움과 편견, 인식의 틀이 강해진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의 근본 기제는 ‘움직임’이다. 인간 역시 움직이는 개체, 동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얼마나 움직이고 있나요?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과 교수, 브레인 편집장]

 
 
ⓒ 매일경제 & mk.co.kr,

 

출처: https://news.v.daum.net/v/20190830134202375

조회 수 :
131
등록일 :
2019.09.01
15:16:44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17656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날짜
1183 꼭 알고 있어야 할 '걷기' 운동 Tip_몸에 좋은 잔소리 불씨 168 2021-09-13
꼭 알고 있어야 할 '걷기' 운동 Tip_몸에 좋은 잔소리 양윤경 입력 2021. 09. 10. 10:30 수정 2021. 09. 10. 11:22     걷기 딱 좋은 가을, 전국에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Getty Images/iStockphoto 코시국에 '확찐자'들을 위한 솔루션이자, '걷기 백신'이...  
1182 나이 들어 시작한 운동, 세포를 회춘시킨다 불씨 168 2022-02-01
나이 들어 시작한 운동, 세포를 회춘시킨다 곽노필 입력 2022. 01. 31. 09:16 수정 2022. 01. 31. 09:26     2개월 운동한 생쥐, 기대수명 10% 젊어져 노화 징표인 DNA 메틸화 감소 현상 뚜렷 건강 효과 넘어 후성유전학적 변화 유발 아무리 늦은 나이에 시작...  
1181 “이 나이에 몸짱 돼서 뭐하겠어”...골병 막으려면 이 운동만큼은 불씨 168 2023-06-12
“이 나이에 몸짱 돼서 뭐하겠어”...골병 막으려면 이 운동만큼은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입력 2023. 6. 11. 18:18수정 2023. 6. 11. 18:30       건강메신저 메디TALK-박경우 원장 “이 나이에 몸짱 돼서 뭐 하겠어?” 어르신들에게 근육운동의 중요성을...  
1180 나들이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4가지 방법' 불씨 169 2017-04-29
나들이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4가지 방법'| Daum라이프 나들이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4가지 방법' 서울아산병원 응급센터 교수 추천헬스조선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4.28 17:37 | 수정 2017.04.29 08:48     연일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고, 5월 ...  
1179 손 씻으면 의심도 분노도 사라진다 불씨 169 2017-05-12
손 씻으면 의심도 분노도 사라진다| Daum라이프 손 씻으면 의심도 분노도 사라진다 코메디닷컴 | 권순일 | 입력 2017.05.11 15:06       손을 씻으면 죄를 용서하는 마음이 생기며 매일 놓여있는 선택의 상황에서 의심을 없앨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  
1178 머릿속 생각, 시각화한다 불씨 169 2018-02-25
머릿속 생각, 시각화한다 머릿속 생각, 시각화한다   입력 F 2018.02.23 14:44 수정 2018.02.23 14:44     기계로 마음을 읽어 영상화하는 기술이 더욱 정교해졌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연구진은 피험자에게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게 한 뒤 그의 뇌파를 측정...  
1177 불면증 환자, 4년 새 34% 급증… 햇볕이 보약이다? 불씨 169 2018-04-08
불면증 환자, 4년 새 34% 급증… 햇볕이 보약이다?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불면증 환자, 4년 새 34% 급증… 햇볕이 보약이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4.02 08:00 | 수정 : 2018.04.02 13:11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불면증을 예방하려면 ...  
1176 남들은 모르는 장수하는 사람의 특징 7 불씨 169 2018-09-29
남들은 모르는 장수하는 사람의 특징 7   입력 F 2018.09.24 09:03 수정 2018.09.24 09:04                                     장수의 비결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유전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 방식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스턴 대학교 의...  
1175 [소소한 건강 상식] 일교차 커지면 면역력 떨어지는 까닭 불씨 169 2018-10-25
[소소한 건강 상식] 일교차 커지면 면역력 떨어지는 까닭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10.16 06:33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건강 공식'처럼 알려져 있다. 왜 그럴까? 첫째, 체온 유지 때문이다.   인간은 항온 ...  
1174 3층 계단 거뜬히 오르면 조기 사망 감소 (연구) 불씨 169 2018-12-10
3층 계단 거뜬히 오르면 조기 사망 감소(연구) 권순일   입력:2018. 08. 04   [사진=imtmphoto/shutterstock]   3~4층 계단을 쉬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체력이 조기 사망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비결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갈리시아의 코루냐 대학 병원 연...  
1173 숨 쉬기에도 요령 있다 불씨 169 2019-02-28
숨 쉬기에도 요령 있다. 이용재    입력: 2019년 2월 25일 17:34    [사진=Antonio Guillem/shutterstock]     숨은 그저 들이마시고 내뱉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숨 쉬는 데에도 요령이 있다. 스트레스를 덜고 평안을 찾으려면 어떤 식으로 호흡하...  
1172 기온별 옷차림, 추위 많이 타는 목에 스카프 불씨 169 2019-11-06
기온별 옷차림, 추위 많이 타는 목에 스카프 이주연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0.28. 14:51     추위 느끼면 피로를 쉽게 느낀다. 목 주변이 추위를 가장 많이 느끼니 잘 감싼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쌀쌀해진 날씨에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  
1171 [Health Journal] 두통의 원인 수백가지..그중 제1 주범은 '생각 과다' 불씨 169 2019-12-17
[Health Journal] 두통의 원인 수백가지..그중 제1 주범은 '생각 과다' 이병문 입력 2019.12.11. 04:03     생각 많으면 뒷목근육 긴장돼 유발 편두통·긴장형이 전체 두통의 95% 숲길 산책·가벼운 운동하면 도움 스트레스성 만성두통 완치약 없어 진통제 남용...  
1170 노폐물 배출만? '땀'이 주는 의외의 효과와 부작용 불씨 169 2020-07-09
노폐물 배출만? '땀'이 주는 의외의 효과와 부작용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7.08. 09:01 수정 2020.07.08. 10:48 댓글 1개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땀은 피부 수분을 보충하고 피부 ...  
1169 20대라도..앉아서 한 발로 못 일어나면 '병' 불씨 169 2021-02-05
20대라도..앉아서 한 발로 못 일어나면 '병'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02. 04. 05:00 댓글 254개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운동기능저하증후군 한발로 40㎝ 높이의 의자에서 일어나는...  
1168 아침에 딱 1분 만해도..효과 좋은 운동 4 불씨 169 2021-10-08
아침에 딱 1분 만해도..효과 좋은 운동 4 권순일 입력 2021. 10. 07. 08:24     [사진=게티이미지뱅크]운동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엔도르핀 같은 물질을 분비시키고, 뇌가 잘 돌아가도록 자극한다. 에너지를 북돋우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아침...  
1167 당신의 미래, 70대의 건강 체크 포인트12 불씨 169 2022-06-01
당신의 미래, 70대의 건강 체크 포인트12 김영섭 입력 2022. 05. 27. 19:11 댓글 2개     나이 70도 금방이다. 중년의 가까운 미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늙어가는 방식과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생활방식이 늙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166 내 몸의 근육 지키는 음식과 운동은? 불씨 169 2022-08-23
내 몸의 근육 지키는 음식과 운동은? 김용 입력 2022. 08. 21. 15:01 댓글 7개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 빠져 나간다 근육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단백질 식품 섭취와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우리 몸에서 근육의 중요성을 모...  
1165 고기, 적당히 잘 먹는 법 불씨 169 2022-09-12
고기, 적당히 잘 먹는 법 권순일입력 2022.09.08. 08:32수정 2022.09.08. 09:10     근육 유지, 체중 관리에 도움 고기도 삶은 등의 조리 방식으로 적당히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고기를 완전히 끊고 채식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1164 기상 직후 기지개, 건강 이점이 무려… 불씨 169 2023-03-06
기상 직후 기지개, 건강 이점이 무려… 오상훈 기자입력 2023. 3. 5. 06:00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침에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면 근육·관절이 풀어지고 혈액순환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아침잠을 빨리 떨쳐버릴 수도 있다. 잠을 잘 때는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