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원인은 술 때문일까? "성관계도 조심해야"
김용 기자 수정 2018년 11월 23일 17:27
[사진=magicmine/gettyimagesbank]
송년 모임이 본격화하면서 술자리도 크게 늘고 있다. ‘술’하면 떠오르는 것이 ‘간 건강’이고, 여기서 더 나아가 간암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간암의 원인은 술 때문일까? 술만 마시지 않으면 간 건강은 보장되는 것일까?
술은 간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술의 종류와 관계없이 음주의 총량과 빈도에 따라 간과 연관된 병이 생긴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져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간이 손상될 수 있다. 음주와 관련된 간질환은 많이 진행된 단계가 아니라면 술만 끊어도 크게 회복될 수 있다.
– 성관계가 왜 간암의 위험 요인일까?
성관계와 간암의 관련성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다. 간암의 주요 원인인 B형 간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파가 가능하다.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는 침, 정액, 혈액 등 체액 내에 존재한다. 성 상대자가 간염 환자인줄 모르고 관계를 가지면 체액이 손상된 점막 등을 통해 몸에 들어와 감염될 수도 있다. 간염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문제는 성관계 전 상대에게 간염 환자 여부를 물어보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상대도 본인이 간염 환자인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대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는 등 안전에 신경 써야 한다.
최근 당국의 단속으로 주택가 등 음지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는 전혀 알 수 없다. 간염은 물론 에이즈 감염자도 있을 수 있다. 성 상대자의 수를 최소화하는 등 안전한 성생활을 해야 하는 이유다.
– 간암 원인의 85%가 간염바이러스, 술은 9%
안상훈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소화기내과)는 “아직도 간암의 원인을 음주로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염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하거나 치료부터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간암 환자 중 75%는 B형 간염바이러스, 10%는 C형 간염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전체 간암의 85% 가량이 간염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 간암 원인 중 알코올은 9%에 불과하다. 해마다 간경변증 환자의 최대 5%에서 간암이 발생한다(국가암정보센터).
– 간암은 왜 생존율이 낮을까?
간암은 우리나라 여성의 암 중 6번째이다. 자궁암보다 많다.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에 이어 바로 간암이다 (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술 한 방울도 안 마시는 여성이 간암에 걸리는 이유는 B형, C형 간염의 영향이 크다.
암환자의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33.6%에 불과하다. 반면에 암 발생 1위인 위암은 70.7%이다. 간암의 생존율이 낮은 것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침묵의 장기’인 간은 암이 스며들어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환자가 증상을 느끼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다. 식욕부진, 피로, 체중감소,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상복부 통증, 변비, 설사, 황달, 빈혈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염이나 간경변증과 같은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의사와 소통하며 간암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건강 상태를 모르는 상대와 성관계를 할 때는 콘돔 사용 등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흡연은 폐암뿐 아니라 간암의 원인 중 하나이다. 금연은 필수이고 간접흡연도 조심해야 한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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