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KISTI 과학향기]노화시계를 되돌리는 '회춘 묘약' 셋 | Daum 뉴스

[KISTI 과학향기]노화시계를 되돌리는 '회춘 묘약' 셋 입력 2017.05.21. 17:00 수정 2017.05.22. 09:38 SNS 공유

한 해의 반이 지나가는 시점이 되면 눈 깜짝할 새 벌써 6개월이나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고작 반년이 지났을 뿐이다. 한국 사람은 세계 최고 '장수(長壽) 민족'으로 꼽힌다. 생물분야 국제학술지 '랜싯(Lancet)' 2월 22일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2030년 태어날 한국 여성 기대수명은 90.8세, 남성은 84세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제 긴 인생에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는 '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과학자들도 이에 맞춰 기상천외한 '회춘 묘약'을 내놓기 시작했다.

 

20170521170017529erme.jpg

 

◇회춘 묘약 하나, 노화세포 없애 노인성 질환 완화해

 

퇴행성관절염에 걸린 쥐(왼쪽)와 신약 후보물질을 투여받은 쥐(오른쪽). 약물 치료 후(아래 사진) 관절의 상태가 치료 전(위 사진)에 비해 건강하다. (출처: UNIST)

 

퇴행성관절염에 걸린 쥐(왼쪽)와 신약 후보물질을 투여받은 쥐(오른쪽). 약물 치료 후(아래 사진) 관절의 상태가 치료 전(위 사진)에 비해 건강하다. (출처: UNIST)

 

젊고 건강할 땐 세포가 분열을 완전히 멈춘 상태의 노화세포가 돼도 면역과정에서 자연스레 제거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떨어지면 노화세포는 몸속에 축적되고 주변 조직까지 손상시키고 재생능력이 떨어진다. 이는 암, 당뇨, 치매 등 각종 노인성 질환 발생의 원인이 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김채규 교수 연구팀이 제시한 회춘 묘약은 이 노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이다. 연구진은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노화세포에 각종 약물을 투여하며 실험을 거듭한 결과, 노화세포 제거 효과가 있는 후보물질 'UBX0101'을 발견했다. 실제로 이 물질을 퇴행성관절염에 걸린 실험용 쥐에게 투여하자 노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라지며 관절염 증상이 완화됐다. 2살의 노령 쥐에 약물을 투여하면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생쥐보다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노화세포를 제거하면 수명이 최대 35%까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노인성 질환을 완화하고 기대수명도 길어지기 때문에 인류의 꿈인 무병장수에 한층 가까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4월 24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후보물질은 미국 스타트업인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Unity Biotechnology)'에 기술이전 됐다.

 

◇회춘 묘약 둘, 젊은 피 받아 근육을 젊게

 

UC버클리 연구진의 실험 과정. 젊은 쥐와 나이든 쥐의 혈액을 서로 교환해 일어나는 변화를 살폈다. (출처: UC Berkeley)

 

UC버클리 연구진의 실험 과정. 젊은 쥐와 나이든 쥐의 혈액을 서로 교환해 일어나는 변화를 살폈다. (출처: UC Berkeley)

 

젊은이 피를 받는 것도 회춘 묘약이란다. 젊은 피가 노화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시됐다. 심지어 과거엔 나이 든 쥐와 젊은 쥐의 몸을 '샴쌍둥이'처럼 서로 병합해 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수혈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쥐 피부를 살짝 벗긴 뒤 맞대어 놓으면 피부 재생 과정에서 모세혈관이 연결돼 서로의 피를 공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마이클 콘보이, 이리나 콘보이 부부교수가 개체 병합이 아닌 혈액 교환만으로도 근육이 회춘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린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3개월 된 어린 쥐와 23개월 된 늙은 쥐 4쌍을 준비해 서로 혈액을 절반씩 교환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람으로 치면 12세 소년과 95세 할아버지 혈액을 교환한 셈이다.

 

회춘 효과는 24시간 만에 빠르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5일이 지났을 때 늙은 쥐의 손상된 전경골근(정강이뼈 앞에 있는 근육)이 실제로 회복됐다. 이리나 콘보이 교수는 “회춘 열쇠는 혈액에 들어 있는 단백질 구성이 어린 쥐와 비슷해진다는 데 있음을 확인했다”며 “노화해 단백질의 불균형이 온 늙은 쥐가 정상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춘 묘약 셋, 젊은 대변으로 수명 늘려?!

 

2014년 학술지 '셀'에 실린 연구 내용. 뚱뚱한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정상 쥐에게 이식하자 뚱뚱해졌고(위), 마른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식한 경우엔 쥐가 날씬해졌다(아래). (출처: The Cell)

 

2014년 학술지 '셀'에 실린 연구 내용. 뚱뚱한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정상 쥐에게 이식하자 뚱뚱해졌고(위), 마른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식한 경우엔 쥐가 날씬해졌다(아래). (출처: The Cell)

 

더 엽기적인 묘약도 있다. 젊은 사람 대변을 이식하면 노인도 젊은이 활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생물학 분야 권위를 가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바이오아카이브(Biorixv)' 3월 27일 자에 공개한 연구는 중년 물고기에겐 다소 가혹하다. 청년 물고기 대변을 중년 물고기에게 먹인 것. 하지만 가혹한 실험과 달리 결과는 꽤나 달콤했다. 중년 물고기 수명이 무려 41%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모두 제거한 중년 킬리피시(killifish)를 젊은 킬리피시의 장내 구성물이 떠다니는 물속에 키우며 자연스레 젊은 대변을 섭취하게 했다. 물론 사람을 대상으로 이 실험을 진행했다면 대변을 먹이는 것이 아니라 내시경 등으로 장에 직접 주입하는 '대변이식' 시술을 이용할 것이다.

 

어쨌든 젊은 대변을 먹은 중년 물고기는 장수를 한 데다 다른 동년배 물고기에 비해 팔팔한 활력도 갖췄다. 회춘 비밀은 대변 속 장내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에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산균도 이 마이크로바이옴 일종이다. 막스플랑크연구소 패트릭 스미스 연구원은 “동물은 노화하며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을 상실하고, 유해균이 장내 생태계를 압도하게 된다”며 “젊은 대변을 이식해 장 환경을 재구성하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조회 수 :
195
등록일 :
2017.05.22
13:44:02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17102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sort
2305 흔한 소화기계 질환 대처법 4 불씨 174 2018-03-06
흔한 소화기계 질환 대처법 4 흔한 소화기계 질환 대처법 4   입력 F 2018.02.26 17:01 수정 2018.02.26 17:01       위나 장 등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큰 병에 걸린 게 아닌지 걱정이 앞설 수 있다. 하지만 배탈을 비롯한 대부분의 소화기계 문제는 건강...  
2304 환절기, 감기 예방하는 생활수칙 4 불씨 113 2018-03-07
환절기, 감기 예방하는 생활수칙 4 환절기, 감기 예방하는 생활수칙 4   입력 F 2018.02.27 16:16 수정 2018.02.27 16:16     겨울에서 봄으로 철이 바뀌는 환절기다. 이런 때가 되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전문가들은 “간단하지만 필요한 생활수칙을 잘 지켜야...  
2303 신장 결석 알리는 증상 6 불씨 668 2018-03-07
신장 결석 알리는 증상 6 신장 결석 알리는 증상 6   입력 F 2018.02.27 09:23 수정 2018.02.27 09:23   신장 결석(콩팥 돌증)은 소변 안에 들어있는 물질들이 결정을 이루고 침착이 되어 마치 돌과 같은 형태를 이루어 신장 안에 생김으로써 여러 가지 증상과...  
2302 쇠퇴하는 기억력, 다시 살리는 방법 4 불씨 165 2018-03-07
쇠퇴하는 기억력, 다시 살리는 방법 4 쇠퇴하는 기억력, 다시 살리는 방법 4   입력 F 2018.03.01 10:58 수정 2018.03.01 10:58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차츰 기억력이 나빠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기억력이 위축되는 과정을 많이 알아내는 만큼 그 ...  
2301 일찍 포착하기 어려운 질병 4 불씨 96 2018-03-08
일찍 포착하기 어려운 질병 4 일찍 포착하기 어려운 질병 4   입력 F 2018.03.02 07:53 수정 2018.03.02 07:53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때까지 징후가 잘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 있다. 증상이 겉으로 표출되지 않거나 매우 약하게 나타나 질병이 진척되고 있다...  
2300 소변 검사로 진짜 나이 알 수 있다 (연구) 불씨 173 2018-03-08
소변 검사로 진짜 나이 알 수 있다 (연구) 소변 검사로 진짜 나이 알 수 있다 (연구)   입력 F 2018.03.02 13:40 수정 2018.03.02 13:40     간단한 소변 검사로 신체 나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의 국립 노인학 센터와 쓰촨 대학교 연...  
2299 "전봇대보다 가는 건 코에 넣지 마라" 불씨 170 2018-03-08
"전봇대보다 가는 건 코에 넣지 마라" "전봇대보다 가는 건 코에 넣지 마라"   입력 F 2018.03.02 15:20 수정 2018.03.02 15:20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남몰래 탐닉하는 '짓'이 있다. 심지어 자동차를 몰다가도 한다...  
2298 근육에 좋은 식물성 먹을거리 7 불씨 173 2018-03-09
근육에 좋은 식물성 먹을거리 7 근육에 좋은 식물성 먹을거리 7   입력 F 2018.03.03 10:32 수정 2018.03.03 10:32     운동 좀 하는 사람의 식단에 꼭 들어가는 것은 닭 가슴살 등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면서도 가장 ...  
2297 염증성 장 질환, 시대별로 다르다 불씨 116 2018-03-09
염증성 장 질환, 시대별로 다르다 염증성 장 질환, 시대별로 다르다   입력 F 2018.03.05 16:28 수정 2018.03.05 16:33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 질환은 아직까지 특별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서구적 식습관, 특히 인스턴트식품...  
2296 하품의 비밀 4 불씨 242 2018-03-09
하품의 비밀 4 하품의 비밀 4   입력 F 2018.03.07 09:11 수정 2018.03.07 09:11     나른한 봄기운에 하품이 자꾸 나오는 때다. 하품은 졸리거나 따분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과 무관할 때에도 하품이 나온다. 중...  
2295 통증별 의심 질환 4가지 불씨 253 2018-03-10
통증별 의심 질환 4가지 통증별 의심 질환 4가지   입력 F 2018.03.07 16:35 수정 2018.03.07 16:35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운동 부족과 불안정한 자세, 스트레스 등이 겹쳐 등, 목, 어깨 등 관절 부위는 물론 두통 등 다양한 통증을 겪는 경...  
2294 세계 콩팥의 날…신장 이상 신호 10 불씨 209 2018-03-10
세계 콩팥의 날…신장 이상 신호 10 세계 콩팥의 날…신장 이상 신호 10   입력 F 2018.03.08 07:49 수정 2018.03.08 07:49   오늘은 '세계 콩팥의 날'이다. 세계신장학회는 2006년부터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정하고 콩팥(신장) 질환 예...  
2293 찢어진 목 디스크, 저절로 아문다 불씨 1714 2018-03-10
찢어진 목 디스크, 저절로 아문다 찢어진 목 디스크, 저절로 아문다 [명의와의 수다] ‘백년 목’ 펴낸 정선근 서울대병원 교수 입력 F 2018.03.05 13:52 수정 2018.03.05 16:54   "허리와 목·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분들 가운데 상당...  
2292 봄철 본격 운동 전 먼저 해야 할 일 4 불씨 114 2018-03-11
봄철 본격 운동 전 먼저 해야 할 일 4 봄철 본격 운동 전 먼저 해야 할 일 4   입력 F 2018.03.09 15:43 수정 2018.03.09 15:43     을 맞아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게 있다. 겨울에 추위와 운동 부족으로 굳어있던 근육과 인대가 미처 풀리...  
2291 웃기만 해도 면역 물질 200배 증가… 웃으면 건강이 와요 불씨 181 2018-03-12
웃기만 해도 면역 물질 200배 증가… 웃으면 건강이 와요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웃기만 해도 면역 물질 200배 증가… 웃으면 건강이 와요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3.06 06:46 심장병 위험 낮아지고 수명 연장 우울증 감소·다이어트에도 도...  
2290 성별·나이대별 필요한 운동과 영양소 따로 있다 불씨 233 2018-03-12
성별·나이대별 필요한 운동과 영양소 따로 있다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성별·나이대별 필요한 운동과 영양소 따로 있다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3.07 12:30     나이대와 성별로 각기 필요한 영양 성분이 다르다. 성인 여성과 남성, 그...  
2289 봄철 운동, 근육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으로 몸 풀어야 불씨 140 2018-03-12
봄철 운동, 근육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으로 몸 풀어야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봄철 운동, 근육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으로 몸 풀어야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 2018.03.07 09:00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갑자기 운동으로 움직일 경우, 부상으로 ...  
2288 젊고 건강한 몸 유지하려면 '백근' 중요…백근이 무엇이길래 불씨 145 2018-03-13
젊고 건강한 몸 유지하려면 '백근' 중요…백근이 무엇이길래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젊고 건강한 몸 유지하려면 '백근' 중요…백근이 무엇이길래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3.07 16:58     건강한 몸 유지를 위해서는 순발력과 관련이 깊은 '...  
2287 건강하던 사람 쓰러뜨리는 '심장마비', 왜 생길까? 불씨 198 2018-03-13
건강하던 사람 쓰러뜨리는 '심장마비', 왜 생길까?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건강하던 사람 쓰러뜨리는 '심장마비', 왜 생길까?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3.08 11:03     젊고 건강한 사람을 한순간에 쓰러뜨리는 심장마비. 심장마비는 왜 ...  
2286 13세 이후엔 공부해도 소용없다?…뇌 세포 생성 안돼 불씨 128 2018-03-13
13세 이후엔 공부해도 소용없다?…뇌 세포 생성 안돼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13세 이후엔 공부해도 소용없다?…뇌 세포 생성 안돼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이모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 2018.03.08 15:49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신경세포(...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