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일어설때 핑~이러다 말겠지 하다간..
이병문 입력 2021. 03. 02. 04:06
기립성 저혈압 지속적 증가
자율신경계 제기능 못해
혈압 저하·어지럼증 유발
증상 심하면 낙상·실신까지
![]()
기립성 저혈압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5년 1만3803명에서 2019년 2만1501명으로 최근 5년 사이 50% 넘게 증가했다. 기립성 저혈압 발병률은 50세 미만에서 약 5%이지만 70세 이상에서 30%까지 보고돼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빈번하게 발생한다.
변정익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이 느는 이유는 고령화에 따른 당뇨병 등 만성질환 증가 때문"이라며 "먼저 어지럼증 원인을 평가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은 일어설 때 보통 500~1000㏄ 혈류가 복부나 하지정맥으로 이동하면서 일시적으로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량이 줄고 심박출량과 혈압이 감소하게 된다. 변 교수는 "이때 정상적인 사람이면 자율신경계나 심혈관계, 내분비계에서 보상 기전이 나타나 심박 수와 말초혈관 저항성을 늘려 혈류량을 증가시킨다"며 "반대로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혈류량을 조절하지 못하면 일어설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립성 저혈압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빠르게 일어설 때 눈앞이 흐려지고 핑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다. 다시 누우면 곧 가라앉는 특징이 있다. 어지럼증 외에도 혈압 저하로 오는 두통, 뒷목의 통증과 뻣뻣함, 소화불량이 동반될 수 있다. 몸이 쇠약하거나 증상이 심하면 실신해 의식을 잃을 수도 있고, 낙상으로 심각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증상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심혈관질환 위험과 사망률을 높일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일어날 때 혈압이 내려간다고 해서 모두 기립성 저혈압은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도 일어설 때 일시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0~15㎜Hg, 이완기 혈압은 5~10㎜Hg 정도 저하될 수 있으며 맥박은 분당 10~25회 증가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 있다가 일어섰을 때 또는 60도 이상 경사대 검사에서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로 정의한다. 누운 상태와 일어설 때 각각 측정한 혈압 변화를 확인하는 기립성 혈압검사 또는 기립 경사테이블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기립성 저혈압 치료는 환자 특성과 증상의 심각도·빈도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우선 운동, 압박스타킹 등 비약물성 치료를 하고 그래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하면 약물성 치료를 병행한다. 흔히 사용하는 약물은 미도드린, 피리도스티그민, 플루드로코티손 등이 있다. 비약물성 치료로 우선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하루 1.5~2ℓ 물을 마시고 염분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침대에서 일어날 때 바로 일어나지 않고 침대에 수분간 앉았다가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한다. 높은 강도의 실내 자전거처럼 하지근육 수축을 증가시키는 운동이 정맥 환류량을 늘려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리를 꼬고 일어나기, 다리 근육 수축하기, 스?트 등 운동도 추천한다. 일부 환자는 압박스타킹으로 기립성 저혈압과 동반 증상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