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5일은 한국전쟁 76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비목” 직사가 한명희 선생(87)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악과를 나와 국립국악원장을 지낸 분입니다. 그는 어려서 한국전쟁을 겪었지만, 전쟁의 참상을 온몸으로 실감한 것은 ROTC 육군 소위로 화천 비무장 지대 백암산 계곡 초소에서 근무하면서부터 입니다. 백암산은 한국전쟁 당시 최격전지였습니다. 휴전 직전 한 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혈투, 곧 금성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전사자만 4만여명에 달했던 곳입니다. 도처에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어서 막사 주변 빈터에 채소를 심을 목적으로 삽질하면 여기저기에서 백골이 나왔습니다. 계곡마다 능선마다 탄띄와 수통, 녹슨 철모와 부러진 총대들이 나뒹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초가을 순찰 도중 그는 다 썩어가는 나무 푯대와 돌무더기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돌무더기 앞에 비석 대신 세운 비목을 보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영혼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비애를 느끼면서 국민 가곡 “비목”은 태어났습니다. 그는 6.25 전쟁 60주년 되던 날 강원도 화천 비목공원에서 열린 호국영령 진혼제 향불에서 불씨를 받아 그의 집으로 가져와 “호국의 불”이라 이름을 짓고 특별한 양초를 구해다가 16년이 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불을 꺼뜨리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매일 그 불 앞에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역사와 강토가 영원히 이어지도록” 기도를 드린다고 합니다. 그의 염원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함께 소원합니다.
공교롭게 그날은 월드컵 조별 3차전에서 가볍게 여겼던 상대 남아공화국에게 어이없이 패한 날이었고, 온 국민들이 전국 각처에서 뜨겁게 보냈던 응원도 무색해진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감정은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 합니다.
7월 한 달도 회원님들의 가정과 일터에 평안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6년 7월 5일
횃불장학회 임 동 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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