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이네” 나이 들수록 시간 빠르게 가는 이유
헬스조선 최소라 기자
- 입력 2026/09/08 17:00
흘러가는 시간을 늦출 수는 없지만, 체감하는 시간 감각에 변화를 줄 수는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느덧 올해의 3분의 2가 지났다. 나이가 들수록 한 달, 한 해가 유독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단순 기분 탓이 아니다. 최근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과 신디 러스티그 교수가 외신 매체 ‘허프포스트’를 통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시간 감각에 대해 알아본다.
◇‘반복되는 일상’ 하나로 묶어 기억
반복되는 일상과 정보 처리 방식의 변화가 시간 감각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러스티그 교수는 “시간을 어떻게 느끼는지는 지금 그 순간을 보내고 있는지,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특히 시간 감각에 있어 기억에 남아 있는 사건과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한 시기에는 기억에 여러 사건이 남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면 뇌가 유사한 경험을 하나로 묶어 기억한다. 서로 다른 날을 구분할 단서가 줄어들어 시간이 비교적 짧게 느껴질 확률이 높다.
노화에 따른 정보 처리 방식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학술지 ‘유러피안 리뷰(European Review)’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시각 처리 과정은 체감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뇌는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자극을 일련의 이미지로 처리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신경 신호가 이동하는 경로가 길어지고 안구 운동이 느려지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시간 동안 뇌가 인식하는 새로운 이미지의 수가 줄어들면서 시간이 실제보다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경험하는 태도, 일상 풍요롭게 해
흘러가는 시간을 늦출 수는 없지만, 체감하는 시간 감각에 변화를 줄 수는 있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러스티그 교수는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거창할 필요도 없다. 출퇴근길을 바꿔보거나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평소 접하지 않던 분야의 책을 읽는 등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새로운 경험과 배우는 습관은 뇌 건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뇌의 신경세포 간 연결이 형성되거나 변화하는 능력인 ‘신경 가소성’을 촉진할 수 있다. 외국어 공부나 악기 연주, 새로운 운동처럼 익숙하지 않은 활동을 배우면 기억력과 주의력 등 여러 인지 기능을 사용하면서 뇌에 자극이 간다.
꾸준히 학습 활동을 한 사람일수록 치매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런던대 연구팀이 1184명의 참가자를 어린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독서나 교육, 여가 활동 등을 꾸준히 한 사람일수록 기억력 저하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창한 학습 활동이 아니라 정원 가꾸기, 운동 배우기, 독서 모임 등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활동도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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