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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생활

노년기 근력운동 4종세트 ‘하루 4분’만 해도 효과 [노화설계]

 

동아일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님의 스토리

 

 

 

   최근 국제 학술지 ‘랜싯 공중보건(The Lancet Public Healt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2023년 기준 83.4세다. 하지만 건강하게 사는 기간은 71.8세까지다. 즉 11.6년은 질병이나 장애를 안고 산다는 얘기다.

 

오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스스로 움직이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근육과 근력이다. 근감소증이 심해지면 계단을 오르고, 의자에서 일어나고, 장을 보는 것 같은 일상적인 동작이 힘들어져 결국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낙상이나 수술, 질병으로 며칠만 활동량이 크게 줄어도 근육과 근력이 빠르게 감소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잃은 근육을 젊을 때처럼 완전히 되찾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년기 근육 감소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라기보다 계단을 한 칸씩 내려가는 모습에 가깝다. 평소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내다가 입원이나 수술 같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근육이 크게 줄고,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다음 단계로 내려갈 수 있다.

그래서 평소 ‘근육 저축 계좌’에 근육을 차곡차곡 쌓아둘 필요가 있다.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근력운동도 중요하다.

 

세계 주요 보건기관은 성인에게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과 함께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고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성인들은 유산소 운동에 비해 근력운동을 훨씬 덜 한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3년 성인의 52.5%가 권고 수준의 유산소 신체활동을 실천한 반면, 일주일에 2일 이상 근력운동을 한 사람은 26.6%에 그쳤다. 성인 4명 중 3명은 권고 수준의 근력운동을 하지 않는 셈이다.

 

근육운동은 걷기나 달리기보다 어렵고 힘든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헬스장에 가서 전문적인 운동 기구를 이용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아예 시작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근육과 근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거운 중량으로 여러 세트를 수행하는 것이 근력을 키우는 데 가장 효과적이지만, 가벼운 중량을 이용하거나 운동 횟수가 적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2023년 게재된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진의 대규모 분석이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192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12가지 서로 다른 근력운동 방법을 비교했다. 근력 분석에는 178개 연구 5097명, 근육 크기 분석에는 119개 연구 3364명이 포함됐다.

 

그 결과 중량과 세트 수, 운동 빈도를 다양하게 조합한 대부분의 근력운동이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근력과 근육 크기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근력운동 4종세트 ‘하루 4분’만 해도 효과 [노화설계]

노년기 근력운동 4종세트 ‘하루 4분’만 해도 효과 [노화설계]

 

물론 운동량을 늘리고 보다 적절한 중량을 사용하면 근력이나 근육 증가 효과를 더 크게 얻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근력을 키우는 데는 무거운 중량을 사용하는 운동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근육 크기를 키우는 데는 한 운동을 여러 세트 수행하는 방법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최고의 운동법’이 아니더라도 효과가 있었다는 점이다. 가벼운 중량을 이용한 근력운동도 운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근력을 증가시켰고, 일주일에 한 번만 하는 운동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연구진은 무거운 중량을 드는 것을 싫어하거나 일주일에 한 번밖에 운동할 시간이 없는 사람도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선택하면서 저항운동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현재 권고되는 근력운동량을 채우지 못한다. 운동 중량과 세트 수, 빈도 등 복잡한 조건 역시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저항운동을 시작하기 쉽게 만드는 ‘최소 용량(minimal-dose)’ 운동법도 제안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강조하는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원칙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근력과 근육 크기를 최대한 증가시키는 최적의 운동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성인에게는 ‘최적의 운동’을 하는 것보다 어떤 형태로든 저항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벼운 중량이 충분한 자극을 주는지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은 20~25회 정도 반복했을 때 피로를 느끼는지 보는 것이다.

 

25회를 넘어서도 어렵지 않게 계속 반복할 수 있다면 중량을 조금 높이는 것이 좋다. 적절한 중량은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의 근력운동은 권고량에는 못 미치지만 한 번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가벼운 중량이라도 드는 것이 아무것도 들지 않는 것보다 낫다.

 

처음부터 무거운 중량을 들고 여러 세트를 완벽하게 해내려고 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으로 시작해 익숙해지면 중량과 세트 수, 운동 횟수를 조금씩 늘려가면 된다.

 

지금 조금씩 만들어두는 ‘근육의 여유분’은 나이와 질병으로 인해 피하기 어려운 근육 손실에 대비하는 보험과 같다.

신체 기능이 이미 떨어진 고령자라면 아주 짧은 근력운동부터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올해 3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의과대학 연구가 이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걷는 데 어려움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 97명을 대상으로 12주간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하루 단 4분의 기능성 근력운동을 실시한 그룹은 의자에서 일어서기와 한발 서기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신체기능이 유의하게 향상됐다. 12주 뒤 운동군은 대조군보다 30초 의자 일어서기를 4.2회 더 많이 했고, 한발 서기 시간은 3.6초 더 늘었으며, 5회 의자 일어서기 시간은 2.3초 더 단축됐다.

 

다만 이 결과가 누구에게나 하루 4분 운동이면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걷는 데 어려움이 있는 고령자에게 짧은 근력운동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다.

 

참가자들은 연구진이 개발한 ‘FAST-2(Functional Activity Strength Training-2·일상 기능 향상을 위한 근력 운동 프로그램)’을 실천했다.

 

‘FAST-2 프로그램’은 다음 네 가지 운동으로 구성됐다.

 

‘FAST-2 프로그램’의 네 가지 운동. 챗GPT 생성 이미지.

‘FAST-2 프로그램’의 네 가지 운동. 챗GPT 생성 이미지.

 

 

첫째, 팔굽혀펴기 운동. 운동 수행이 어려운 사람은 무릎을 바닥에 대거나 벽 또는 주방 조리대를 짚고 팔굽혀펴기를 했다. 이 운동은 가슴과 팔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의자에서 일어서기 운동. 양팔을 가슴 위에 두고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작을 반복하는 스쿼트 형태의 운동이다. 이 동작이 어려운 사람은 손으로 무릎을 짚고 의자에서 일어서기를 했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셋째, 양팔 로잉 운동. 손잡이가 있는 탄성 밴드를 발에 걸고 노를 젓듯 양팔을 뒤로 당기는 근력 운동이다. 등과 어깨 근육 강화 훈련이다.

 

넷째, 계단 오르기 동작. 스테퍼(stepper) 또는 낮은 계단형 발판을 사용한 계단 오르기 운동이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력은 물론 균형 감각과 보행 능력 향상을 위한 운동이다.

 

각 운동은 30초 동안 가능한 한 많이 반복하고 운동 사이에는 30초씩 쉬었다. 네 가지 운동과 휴식을 모두 합친 시간은 하루 4분 이었다. 연구진은 주 7일 운동하도록 안내했으며 참가자들은 평균 주 5.6일, 예정된 운동 일의 81%를 수행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dx.doi.org/10.1136/bjsports-2023-106807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36748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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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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