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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생활

“같이 있으면 늙는다”…노화 부르는 ‘이 사람’ 정체 [건강을 부탁해]

 

서울신문 윤태희

2026. 3. 10. 16:04

 

연구 “스트레스 인간관계, 생물학적 노화 속도 높인다”
괴롭히는 사람 1명 늘 때마다 평균 9개월 더 늙어

[서울신문 나우뉴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인간관계가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변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과의 관계가 만성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이미지=생성형 AI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인간관계가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변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과의 관계가 만성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이미지=생성형 AI

 

“너 때문에 내가 늙는다”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변 인간관계 중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월 18일 자에 게재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뉴욕대·미시간대·유타대 연구진은 18~103세 성인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인간관계와 건강 상태, 생물학적 노화 지표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뉴욕대 사회학과 이병규 교수가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삶을 어렵게 만들거나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을 ‘해슬러’(hassler), 즉 괴롭히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참가자들은 최근 6개월 동안 자신과 가까운 사람 가운데 누가 자주 문제를 일으키거나 스트레스를 주는지 답했다.

 

연구진은 동시에 참가자의 타액 표본을 수집해 DNA 메틸화 정도를 분석했다. DNA 메틸화는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세포 노화 속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인간관계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많지만, 부정적인 인간관계가 신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괴롭히는 사람’ 많을수록 노화 빨라졌다

 

분석 결과 주변에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많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괴롭히는 사람이 한 명 늘어날 때마다 노화 속도는 약 1.5% 증가했다. 이를 생물학적 나이로 환산하면 같은 시점 기준 평균 약 9개월 더 늙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가자들의 생물학적 노화 지표 분포를 나타낸 그래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인간관계가 많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PNAS

연구 참가자들의 생물학적 노화 지표 분포를 나타낸 그래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인간관계가 많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PNAS

 

 

전문가들은 이러한 만성적인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면역 기능 저하와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등 건강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주변에 괴롭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경우 노화 속도는 최대 2.6% 빨라지고 생물학적 나이는 약 15개월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참가자 가운데 약 28.8%는 최소한 한 명의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으며 약 10%는 두 명 이상의 스트레스 관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또 여성이나 흡연자, 어린 시절 학대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주변에 괴롭히는 사람이 많다고 응답했고 생물학적 노화도 더 빠른 경향이 나타났다.

 

◆ 가장 위험한 인간관계는 ‘가족’

 

연구에서 특히 주목된 것은 가족 관계의 영향이었다.

 

 

스트레스를 주는 인간관계(빨간색)와 일반 인간관계(회색)의 관계 특성을 비교한 그래프. 연구에서는 해슬러 관계가 전반적으로 관계 강도와 네트워크 중심성 등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PNAS

스트레스를 주는 인간관계(빨간색)와 일반 인간관계(회색)의 관계 특성을 비교한 그래프. 연구에서는 해슬러 관계가 전반적으로 관계 강도와 네트워크 중심성 등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PNAS

 

 

여러 유형의 인간관계 가운데 가족이 스트레스를 유발할 경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관계는 쉽게 끊기 어렵고 의무감과 상호 의존성이 강하기 때문에 갈등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족 중에서는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스트레스 사례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다만 배우자의 경우 긍정적 교류와 부정적 교류가 혼합되는 경우가 많아 생물학적 노화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가족이 아닌 관계에서는 직장 동료나 룸메이트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관계는 공동생활이나 업무 등으로 얽혀 있어 갈등이 생겨도 쉽게 관계를 정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이 교수는 “괴롭히는 사람이 실제로 노화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괴롭힘을 당하는 경험과 노화 속도 사이에 일정한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인간관계를 넓히는 것보다 건강에 해로운 관계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출처: https://v.daum.net/v/20260310160402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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