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과생활

[더오래]어금니 다 닳으면 일생 끝..코끼리도 사람도 씹어야 산다

유원희 입력 2020.05.26. 15:00

 


[더,오래] 유원희의 힘 빼세요(25)


사람의 치아는 ‘이’라고 하지만 동물은 ‘이빨’이라고 한다. 사전에 보면 이빨은 이를 낮잡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빨이라는 단어는 사자나 개 등 동물에 주로 쓰이는데, 간혹 사람에게도 이빨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 소설에 보면 사람의 이를 강하게 표현할 때 주로 이빨이라는 말이 등장하곤 한다.

-그녀가 희미하게 웃을 때, 입술 사이로 희끔한 이빨이 보였다. (문순태, 피아골)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수은이 입혀진 눈부신 색안경을 썼는데 연신 싱글거리는 이빨 가운데 금이빨이 번쩍였다. (황석영, 무기의 그늘)

또는 인터넷이나 일상에서 이빨을 속된 말로 사용하기도 한다. “쟤, 이빨 세”라고 하면 말투가 거칠다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말한다거나, 말을 강하게 한다는 뜻이다.

 

육식동물의 경우 단단하고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먹잇감을 사냥한 뒤 피부를 뚫고 고기를 잘라 삼켜야 하기 때문에 주로 송곳니가 크고 뾰족하게 발달되어 있다. [사진 Pixabay]


이처럼 이빨이라는 표현은 다소 강한 어감을 주는데, 그 원인은 동물의 강한 치아를 ‘이빨’이라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육식동물의 이빨은 초식동물보다 형태가 비교적 단순하다. 육식동물의 경우 단단하고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먹잇감을 사냥한 뒤 피부를 뚫고 고기를 잘라 삼켜야 하므로 주로 송곳니가 크고 뾰족하게 발달하여 있다. 영화 ‘쥬라기 월드’에 등장하는 공룡인 티렉스는 다른 공룡을 잡아먹는 최상위 포식자로 날카로운 이빨이 특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늑대 또한 만만치 않다. 늑대를 만능 포식자라고 하는 이유는 긴 턱으로 사냥감을 빠르게 잡아채고 날카롭고 단단한 송곳니로 사냥감의 옆구리를 물어서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늑대는 집단으로 사냥한다. 날카로운 이빨 여러 개가 단합해 공격을 퍼부으면 자신보다 덩치 큰 동물을 단시간에 제압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초식동물의 이빨 형태는 이보다 복잡하다. 초식동물은 식물을 앞니로 뜯고 어금니로 으깬 뒤 삼켜야 하기 때문에 앞니가 작고 납작하고 어금니는 납작하면서도 요철과 굴곡이 많은 게 특징이다. 기린이나 얼룩말, 염소 등 초식동물의 이빨을 보면 대부분 풀을 잘 뜯고 갈아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발달돼 있다.

그러나 초식동물이라고 해서 모두 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2년 전 7월에 아프리카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여행 중에 만났던 아주 온순한 초식동물인 코끼리는 흔히 상아라고 불리는 길고 뾰족한 앞니가 특징이다. 터스크(Tusk)라고 불리는 코끼리의 앞니는 매년 17cm씩 자라서 나중에는 걸어 다니는 것을 방해할 정도로 길어지기도 한다.

코끼리는 대부분 60세가 되면 어금니가 다 닳아서 더 이상 씹지 못하게 되어 굶어 죽는다고 한다. 코끼리도 그렇지만 우리 인간에게도 씹는다는 행위는 생사와 직결되는 중요한 활동임에 틀림이 없다. [사진 Pixabay]


코끼리는 살아가는 동안 어금니를 여러 번 가는 다환치성(多換齒性) 동물이다. 2~3세 때 처음으로, 4~6세, 9~15세, 18~28세까지 네 번 어금니를 간다. 그리고 다섯 번째 치아로 보통 40세까지 지내고 이때부터 죽을 때까지 마지막 6번째 어금니로 연명하게 된다. 대부분 60세가 되면 어금니가 다 닳아서 더는 씹지 못하게 되어 굶어 죽는다고 한다. 거의 생을 마감할 때쯤이면 늪지로 움직여 그곳에서 일생을 마감한다고 하는데, 모든 이가 다 빠져 없어지는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아니라 어금니가 다 닳아 없어져 더는 씹지 못해 굶어 죽게 된다는 코끼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코끼리에게도 임플란트를 식립해주면 생명을 연장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치과의사로서 조금은 엉뚱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코끼리에게도 그렇지만 우리 인간에게도 씹는다는 행위는 생사와 직결되는 중요한 활동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우리 속담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라는 말도 있지만 정기적인 치아 관리를 통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면 임플란트를 통해 건강한 저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저작 활동이야말로 장수의 또 다른 비결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

WY 치과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출처:   https://news.v.daum.net/v/20200526150040511

조회 수 :
257
등록일 :
2020.05.27
08:12:10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www.hfire.or.kr/17880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3079 머리숱 줄어들까 걱정… 풍성한 모발에 좋은 영양소와 식품 5 new 불씨 13 2024-03-29
머리숱 줄어들까 걱정… 풍성한 모발에 좋은 영양소와 식품 5 김수현입력 2024. 3. 28. 06:30         모발 성장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들로 식단을 바꾸면,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 들수록 두피와 모근이 약해지면서...  
3078 두꺼운 겨울옷, 잘못 보관하면 건강 해친다…옷장 정리는 ‘이렇게’ 불씨 22 2024-03-28
두꺼운 겨울옷, 잘못 보관하면 건강 해친다…옷장 정리는 ‘이렇게’ 안세진입력 2024. 3. 26. 17:01         봄이 되면서 두꺼운 패딩과 니트 등의 겨울옷을 두고, 한결 가벼운 옷차림으로 길을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한겨울에 입었던 옷을 적절히 보관하...  
3077 그만 늙고 싶어요? 미토콘드리아 팔팔하게 하세요 불씨 33 2024-03-27
그만 늙고 싶어요? 미토콘드리아 팔팔하게 하세요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입력 2024. 3. 19. 16:24         "Don't Die(죽지 않아)." 이는 미국 벤처사업가 브라이언 존슨(1977년생)이 자신이 소유한 핀테크 기업을 8억달러(약 1조원)에 팔고 ...  
3076 전문가가 말한, '치명률 30%' 日 감염병 'STSS' 예방법 불씨 44 2024-03-26
전문가가 말한, '치명률 30%' 日 감염병 'STSS' 예방법 안가을입력 2024. 3. 25. 15:32       STSS, 상용화된 백신 없어.. 기본적 예방 수칙이 가장 중요   사진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감염병 전문가가 최근 일본에서 확산세를 보이는 연쇄상구균 ...  
3075 식전? 식후?..영양제·비타민 20종 복용법 총정리② 불씨 57 2024-03-25
식전? 식후?..영양제·비타민 20종 복용법 총정리② 엄채화입력 2021. 10. 22. 10:31       지난 편(식전? 식후?...영양제·비타민 20종 복용법 총정리①)에서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복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편에서는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제조한 건강...  
3074 식전? 식후?...영양제·비타민 20종 복용법 총정리① 불씨 64 2024-03-24
식전? 식후?...영양제·비타민 20종 복용법 총정리① 입력 2021.10.21 10:30 엄채화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안 먹는 것 보다는 먹는 것이 좋은 영양제와 비타민. 그렇지만 종류에 따라 섭취량과 복용 시간이 달라져 신경 써 챙겨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3073 ‘음식 씹기’ 어려우면, ‘노쇠’ 위험 2.68배로 쑥↑…“잘 씹어야 건강한 노년” 불씨 74 2024-03-23
‘음식 씹기’ 어려우면, ‘노쇠’ 위험 2.68배로 쑥↑…“잘 씹어야 건강한 노년” 입력 2024. 3. 20. 20:46       게티이미지뱅크[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평소 음식을 씹는데 어려움을 겪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노쇠 위험이 2.68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3072 알지만 실천은 어려운 ‘암 예방’…국민 10명 중 3명만 노력 불씨 84 2024-03-22
알지만 실천은 어려운 ‘암 예방’…국민 10명 중 3명만 노력 임태균 기자입력 2024. 3. 21. 19:01       21일 ‘암 예방의 날’ 맞아 국립암센터 조사결과 암 예방 위해 노력하는 사람 33.7%에 불과 운동하기, 올바른 식습관, 소량 음주 피하기 ‘실천율’ 낮아   술...  
3071 "삶에 만족하려면?" 돈보다 중요한 '3가지', 뭐길래? 불씨 98 2024-03-21
"삶에 만족하려면?" 돈보다 중요한 '3가지', 뭐길래? 지해미입력 2024. 3. 11. 11:16수정 2024. 3. 11. 13:36       스스로 평가하는 외모, 사회적 위치, 건강이 삶의 만족도 크게 높여   삶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무엇일까? 흔히 '돈'이라고 ...  
3070 명퇴 후 거울 보니 '폭삭'… 안 움직이면 금방 노인 된다 불씨 171 2024-03-20
명퇴 후 거울 보니 '폭삭'… 안 움직이면 금방 노인 된다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입력 2024. 3. 19. 16:27       심신 쇠약해지는 노쇠증후군 정년·은퇴 후 무력감이 원인 40·50대에서도 자주 나타나 노화 예방의 핵심은 근육량 근력 운동으로 ...  
3069 "왜 고기를 먹어야 하냐고?"...안먹으면 뇌가 '이렇게' 된다 불씨 110 2024-03-19
"왜 고기를 먹어야 하냐고?"...안먹으면 뇌가 '이렇게' 된다 정은지입력 2024. 3. 18. 15:20수정 2024. 3. 18. 15:24       하버드대 조지아 에데 박사 "뇌에 고기가 꼭 필요하다"...육류 섭취는 단백질 그 이상의 영양 공급원   비건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연...  
3068 건강한 100세 시대, 기대수명 늘리는 방법 5 불씨 104 2024-03-18
건강한 100세 시대, 기대수명 늘리는 방법 5 이지원입력 2023. 3. 23. 06:31         100세 시대에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게 오래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00세 시대에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고 ...  
3067 코 파고, 코털 뽑고…손으로 하면 왜 위험하죠? [Q&A] 불씨 103 2024-03-17
코 파고, 코털 뽑고…손으로 하면 왜 위험하죠? [Q&A] 신대현입력 2024. 2. 25. 15:02         게티이미지뱅크 습관적으로 코를 파거나 코털을 뽑는 사람이 있다. 손에 병균이 많아서 코에 손가락을 넣지 않는 게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어떤 위험이 있는...  
3066 햇볕 쬐고, 운동 30분, 비타민C… ‘면역력’ 올리는 습관과 식품 8 불씨 104 2024-03-16
햇볕 쬐고, 운동 30분, 비타민C… ‘면역력’ 올리는 습관과 식품 8 김수현입력 2024. 3. 11. 06:31       봄철 면역력을 강화하면 각종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환절기에 쉽게 걸리는 감기는 사람마다 증상의 차이가 크다. 건강한 사람은...  
3065 "전자레인지 쓰면 몸에 해로워"… 과연 사실일까? 불씨 104 2024-03-15
"전자레인지 쓰면 몸에 해로워"… 과연 사실일까? 이슬비 기자입력 2024. 3. 14. 08:30       전자레인지의 전자파는 음식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자레인지는 간편하고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가정에 없어서...  
3064 영양제 '이렇게' 같이 먹으면...돈만 낭비, 먹으나마나 한 것들 불씨 105 2024-03-14
영양제 '이렇게' 같이 먹으면...돈만 낭비, 먹으나마나 한 것들 박주현입력 2024. 2. 19. 13:24       비타민 D와 비타민 C, 칼슘과 철분, 아연과 구리 등   함께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비타민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타민과 보충제는 식...  
3063 숨 ‘이렇게’ 쉬고 있다면… 당신의 호흡은 잘못됐다 불씨 103 2024-03-13
숨 ‘이렇게’ 쉬고 있다면… 당신의 호흡은 잘못됐다 이해림 기자입력 2023. 5. 7. 10:00         복부를 팽창시켰다가 수축시키며 복식호흡을 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긴장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늘 숨을 쉰다. 의식하지 않아도 숨...  
3062 내가 마시는 물에 ‘엄청난’ 미세 플라스틱, 손쉬운 제거법 있다는데 불씨 106 2024-03-12
내가 마시는 물에 ‘엄청난’ 미세 플라스틱, 손쉬운 제거법 있다는데 이윤재 기자(yjlee@mk.co.kr)입력 2024. 2. 29. 09:00       중국 광저우 지난大 연구팀 “물 끓이기만 해도 90%제거 탄산칼슘, 플라스틱 응집시켜”   중국 지난대 에디쩡 교수님은 물을 끓이...  
3061 미국노년의학회 권장… 99세까지 팔팔하게 2~3일 아프고 눈 감으려면? 불씨 108 2024-03-11
미국노년의학회 권장… 99세까지 팔팔하게 2~3일 아프고 눈 감으려면? 이금숙 기자입력 2024. 3. 9. 06:00       미국노년의학회가 권장하는 노후 건강에 꼭 필요한 5M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9988234’ 99세까지 88하게 2~3일 아프다 죽는다(4). 요즘 노인들이...  
3060 2026년엔 난청 환자 300만 명 시대…보청기는 안경 착용하듯 불씨 103 2024-03-10
2026년엔 난청 환자 300만 명 시대…보청기는 안경 착용하듯 권대익입력 2024. 3. 4. 20:13         건강이 최고] 난청 조기 치료해야 인지장애·치매 등 합병증 예방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3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난청 예방과 청각 건강에 대한 관심을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