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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안녕하세요 햇불 장학회에 장학생으로 선정된 김원희입니다. 

감사의 인사와 더불어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하고 싶어 홈페이지를 열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당신은 지금까지 왜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거냐고 묻는다면, 다름을 차별이 아닌 다른 태도로 대하기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런 삶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빠르게 늘어가고 있는 다문화 가정과 빠르게 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다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우리세대에 큰 숙제입니다. 저는 한국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과는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위협이되기고 하고, 상처가 되기도 했던, 누군가는 평생 그곳을 그리워 할지도 모르는 그곳, 북한입니다. 

 

한국에 와서 어머니는 회사를,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외에 삶을 사는 방법을 몰랐기에 더욱더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사회적으로 다른 체제를 살아온 사회의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달라지는 사람들의 태도와 적대감으로 인해 움추려 들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럼 에도 저를 버티게 해준 신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나의 다름을 편견과 차별로 대했지만, 나는 다름을 차별이 아닌 다른 태도로 대하리라는 믿음이었습니다.

어느 날 tv를 보다 아프리카에 관련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때 “나는 아프리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라는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걸 손가락으로 세어보니 5개 안 밖이었습니다. 지금 아프리카 사람을 만난다면 차별이 아닌 다른 태도로 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대답과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다름을 보고 느끼기로 했습니다.  캄보디아에 4개월 동안 해외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사진 찍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저에게는 북한에서의 시간 들을 떠올리거나 추억할 수 있는 매개체가 없습니다. 사진을 가지고 탈북하다 잡힐 경우, 계획된 탈북이 드러나게 되면 위험해 질 수 있어 사진을 태우고 왔습니다. 기억에는 한계가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저의 어린 시절 모습들이 흐릿해져 갔습니다. 가끔은 아버지 모습마저 기억나지 않았고 이런 상황이 가슴 한켠에 구멍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에 가보니 사진을 찍어 남길 수 있는 친구들이 몇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친구들이 커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때 꿈꾸었던 것을 사진을 보면서 잠시나마 떠올리길 바랐고, 어릴 때 꿈꿨던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들도 있었습니다.

사진을 2개월에 걸쳐 찍고, 편집하면서 느낀 점은 “어떻게 보면 가난은 불행한 것이 아닌 불편한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가난은 죄가 되기도 하며 불행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을 보면서 가난하지만 행복 할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나를 행복하지 않게 하는 단점이나 환경을 “불행”이 아닌 “불편”하게만 받아들이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달라도 같이 살 수 있다는 생각과, 저의 다름 역시 불행이 아닌 불편하게 받아들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북한 관련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던 시간을 얘기했으나 사람들은 그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아이가 환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곳을 행복하게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는 자유도 없고 가난한 나라 그래서 행복보다는 불행할 거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과거를 얘기할 때마다 받아 들여짐 보다는 거부를 경험 하면서 제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북한에 대해 확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시각으로 북한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살면서 저의 과거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저의 어린시절과 친구들에 대한 확신을 가지면서 저의 삶이 시작 되었습니다.  또한 가난이라는 단어와 표현은 어떤 나라의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닌 퍼센트의 차이였습니다. 아무리 잘 사는 나라도 가난한 사람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인생관

“관계”

제가 인생이 살만 하다고 느끼기 시작해진 것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난 후 부터였습니다. “관계의 최고의 형태는 동일한 입장에 서는 것이다”라고 신영복 선생님이 책에서 얘기하셨습니다. 동일한 입장이 서려면 2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것” 과 “같은 경험의 축적”. 다른 나라에 대해 사회, 역사, 정치를 안다고 해서 그 사람들과 내밀한 관계를 맺기는 어렵습니다. 함께 하면서 그러한 사건들이 감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느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시각에 따라 진실도 다르게 인식합니다. 사건이 객관적인 것을 의미한다면,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시각이 다 다릅니다. 다른 시각에는 각자의 사연과 이유가 있었습니다.

관계를 맺으면서 나와는 다른 아픔을 지닌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다른 아픔을 지녔지만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인생을 영위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저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었고 나도 나만의 아픔이 있지만, 나의 삶을 끝까지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장래포부

중학교 때 사진을 배우면서 정말 좋아한 꽃 사진이 있었습니다. 너무 좋아해 매일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활짝 핀 예쁜 부분이 보였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줄기와 잎사귀가 보이기 시작했고 제일 나중에는 꽃의 이면에 있는 어두움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꽃의 예쁜 부분만 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꽃의 이면까지 보고 난 후, 활짝 핀 부분부터 이면에 있는 어두움까지 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한 사람에게도 꽃처럼 다양한 모습이 있고 그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과를 갔습니다. 학자마다 사람을 바라본 시각이 달랐고 그 시각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사회적인 시각은 돈이 있거나 학력, 권력이 있을 때 가치 있는 사람으로 바라봤습니다.  그 시각으로 보면 저는 참 보잘 것 없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북한 사람이라는 틀로 저를 바라보았고  부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을 범주화가 아닌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했습니다. 사람에 대해 알려고 하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그런 자세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평생 사람을 바라보고 편견과 차별을 줄 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한국 사회 다문화 가정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고, 탈북 청소년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름에 대한 이해는 한국친구들에게도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편견과 차별이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강해서 쉽게 꺼내기도 어렵고 풀어가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놀이를 통해 다름을 알아가고 편견을 줄이고 싶어 놀이치료학과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아프고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계시는 어머님을 돌보면서 일하고 공부도 하는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때 햇불회장님께서 등록금을 도와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번학기 등록금 전체를 감당할 수 없어 대출받아서 대학원을 등록했습니다. 매달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데 시중에 돈이 없었습니다. 등록을 취소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햇불장학회에서 장학금을 주셨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꿨지만 상황은 저를 고립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손을 건네주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힘을 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힘차게 나아가서 자립하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의 자립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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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등록일 :
2022.03.03
18: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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